테마여행


 

만선 돛단배 들어오니 평사낙안에 기러기 날고 섬들은 꽃 봉우리를 활짝 피다

 

 

신선의 섬

전북 군산시 서남쪽 50km에는 풍경이 아름다워 신선이 놀았다는 선유도가 있다. 파도에 밀려온 모래로 세 개의 섬이 해안사구로 연결돼 섬은 끊어질 듯 몽환적이다.
화강암으로 이뤄진 망주봉(152m) 절벽 아래는 은빛 모래가 바다에 반원을 그리며 나즈막이 물길을 잡아두니 선유도 명사십리다. 수심이 낮아 백사장의 폭만 200m에 달하는 해수욕장이다. 해수욕장을 내려 보며 작은 솔섬까지 길이 700m 로프를 타고 하강하는 선유 썬스카이라인 체험 레저시설을 갖추고 있다.
선유도 뒷산에 오르면 반짝이는 바다 가운데 커다란 나무 한그루 서 있는 모양의 모래섬을 볼 수 있다. 나무의 기둥이 보이질 않을 때면 그 모습은 바다에 커다란 기러기가 날아가는 형상을 하고 있어 ‘평사낙안’이라는 이름을 얻는다.
조선시대 김진한이 진천의 평산리 백사장의 정경을 “그림과 같이 아름다운 평사십리 平沙十里畵中開 조용한 물가 벽태 찾아 날아드는 기러기 떼 飛下空洲印碧苔”라는 ‘평사낙안’이라는 한시의 제목에서 얻어진 이름이 아닐까 한다. 그 풍경은 선유낙조, 명사십리와 함께 선유 팔경으로 꼽힌다. 선유도는 선유팔경이 있는 섬답게 그 자체만으로 아름답지만 올망졸망 붙어있는 주변 섬들을 마치 꽃잎처럼 달고 있어 신비하다.
1986년 선유도를 중심으로 연육교로 연결시킨 장자도, 대장도, 무녀도는 선유봉에서 내려 보면 푸른 화선지에 조화로운 한 폭의 그림처럼, 바다에 활짝 핀 꽃처럼 펼쳐진다. 짙푸른 바다와 시원한 바람의 산책로가 있는 장자도. 할매바위가 있는 작은 바위섬 대장도의 풍경들과 더불어 선유도의 아름다운 절경을 더한다.
선유봉 오르는 길에 보이는 무녀도 앞바다의 세 개의 섬은 마치 만선의 돛단배가 들어오는 풍경으로 ‘삼도귀범’으로 불린다. 선녀가 누워있는 형상의 선유봉 기암에는 흑염소 가족들이 가파른 절벽에 바다를 풍경삼아 유유자적 나뭇잎을 뜯고 있다. 밤바다를 수놓는 조기잡이 어선들의 불빛. ‘장자어화’도 밤에 볼 수 있는 선유팔경 중 하나다.

 


바다의 허니 가이드

꽃은 수분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전략으로 곤충이 잘 보이도록 꽃의 일부분 색깔을 변화시켜 점이나 선으로 꿀샘이 있는 곳까지 곤충들을 유도한다. 그리고 꿀을 얻기 위해 들어온 곤충의 다리나 날개에 꽃가루를 묻힌다. 꽃에 라인을 만들어 곤충을 유도하는 유도선을 허니 가이드(honey guide)라 한다.
뱃길의 고립무원 같던 고군산군도의 섬들. 1991년부터 추진됐던 군산과 부안 변산의 33.9km 바다를 잇는 새만금사업을 통해 바닷길이 생겼다. 새만금방파제가 지나는 신시도는 자연스럽게 육지와 연결됐다. 그리고 다시 선유도 개발사업에 의해 신시도와 무녀도 사이의 고군산대교를 건너 차량으로 손쉽게 갈 수 있으니 마치 바다에 펼쳐진 꽃의 허니 가이드를 연상시킨다. 바다에 둥실 떠있는 꽃 봉우리 같은 선유도의 비경을 찾는 길이 그 만큼 쉬워진 셈이다.
2009년부터 시작된 신시도와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를 잇는 다리가 건설 중이다. 2017년 12월이면 선유도까지 연결된다. 2016년 7월 현재 고군산대교 완공으로 임시 개통한 무녀도 구간은 차량이 다니는 도로 외에 양쪽으로 자전거와 인도길이 잘 조성돼 있다.

 

무녀도는 주차장 시설이 협소해 마을 사람들의 차량 외에는 통과할 수 없지만, 신시도 주차장에 차량을 정차하고 4.5km 떨어진 무녀도까지 마을공영버스를 이용하거나 자전거로 9km정도 떨어진 선유도로 들어갈 수 있다.
무녀도-선유도-장자도를 따라 섬의 구석구석 왕복22km 자전거 구간은 바다와 섬. 바람의 여행지로 이색적인 체험이 될 것이다. 고군산대교의 시작점인 신시도 몽돌해수욕장은 자그락거리는 맑은 파도소리와 고군산군도를 조망하는 신시도 월영봉 트레킹의 시작점으로 맑은 물을 자랑한다.
비응항의 횟집들. 해상유람선과 캠핑장이 있는 야미도는 선유도 여행의 중간 경로지로 이제 기지개를 켜고 있다. 고군산군도는 투구를 쓴 병사들이 마치 도열하는 풍경의 ‘무사십이봉’으로 12개 섬의 산봉우리가 설악산의 기암들을 바다에 내려놓은 듯 망망대해에 우뚝우뚝 솟아 이 세상 아닌 또 다른 풍경을 더 해준다.

■군산여객터미널 : 1시간 20분 소요 / 요금-2만6,800원(왕복)
■자전거 대여 : 신시도 주차장(3시간 3,000원 / 1일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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