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정선 민둥산 억새축제

 

 

진은주 여행객원기자
홍냐홍의 비행(jineunjoo502.blog.me)

 

오랜만의 산행, 가을 억새로 유명한 정선의 민둥산에 다녀왔다. 구름 한 점 없던 날, 부드러운 억새가 정상을 뒤덮고 있던 민둥산은 명성 그대로 너무나 멋있었다.
 강원도 정선군 남면 무릉리에 위치한 부드러운 능선의 민둥산에서는 가을마다 억새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2015년 9월 18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렸는데 10월 중순~말이 억새보기에 가장 예쁜 시기다.
민둥산 정상으로 향하는 코스는 4가지로 1코스로 가려다가 길을 잘못 들어 2코스에서 출발하게 됐다. 총 소요 시간은 안내표지판에 적혀있는 대로 올라가는 데만 1시간 30분~2시간 정도 소요된다. 높지 않은 산이지만 오랜만의 산행이라 힘들지 않을까 걱정하며 등산로를 따라 올라갔다.

 

2코스 초반에는 미끄럽고 경사진 산을 타야 하기 때문에 준비운동도 없이 산행을 시작해서 덜컥 겁이 났다. 운동을 너무 안 했나 싶을 만큼 힘들었는데 그것도 잠시, 얼마 지나지 않아 비교적 완만한 길이 나온다. 숲을 지나니 평평한 흙길이 나오고 탁 트인 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산과 구름 한 점 없는 깨끗한 하늘! 평평한 길이 나오면 중간에 음식을 파는 곳도 나온다. 파는 음식은 단출하지만 등산 후에 먹으면 김밥 한 줄도 꿀맛일 것 같다. 평평했던 길이 음식을 파는 곳을 지나면서 다시 경사로 바뀌고, 그렇게 계속 올라가니 어느새 정상인가 싶은 곳이 나타난다. 거대한 나무 한 그루 뒤로 억새들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면서 억새군락을 볼 마음에 더 설렌다. 마치 드라마 촬영을 해야 할 것처럼 아름다웠던 풍경! 길 중간 중간 커다란 나무가 한 그루씩 서 있는데 그 뒤로 보이는 파란 하늘과 양옆의 억새, 가을색으로 변해가는 식물들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마지막 코스는 계단으로 돼있는 급경사! 경사가 급해서 저 위로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아 마치 태양을 향해 걸어가는 느낌이 든다. 마지막 난코스라면 난코스인 이 계단을 다 오르면 드디어 정상이다. 정산 주변으로 단풍이 물들어가는 산자락이 빙 둘려있어서 풍경이 정말 멋지다. 어느 각도에서 봐도 가을이 느껴지는 풍경이다.

정상 중앙에는 정상석이 세워져있다. 해발 1,119m의 높지 않은 산이기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오를 수 있고,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산이다. 그래서인지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온 가족단위의 등산객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다. 2코스를 따라 올라 온 길의 맞은편에는 반대쪽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는데, 그 길을 따라 아래로 억새 군락지가 있다. 위에서 억새 군락을 내려다보니 부드러운 양탄자 같다. 초록빛과 은빛 억새가 뒤섞여 아주 부드러운 색감을 만들어낸다. 시원하게 부는 가을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춤을 추는 것 같다. 뒤를 돌아보니 새파란 가을 하늘이 보이는데 파란 하늘과 은빛 억새가 너무나 아름답다.
요즘은 가을이 짧아져서 단풍이 금방 져버리는데 아쉬움이 크다. 가는 가을이 아쉽다면 11월 초~중순까지도 볼 수 있는 억새로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좋다. 화려했던 가을의 절정을 지나 은은한 색깔로 흔들리는 억새를 만나면 생기 있던 가을과는 또 다른 모습의 가을을 만나게 된다.
가을 들꽃들이 피어있고 짧은 억새들이 흩날리는 언덕길을 다시 내려간다. 워낙 억새 군락지로 유명한 산이라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처음 가봤던 민둥산! 체력만 좀 더 키운다면 정말 쉽게 올라갈 수 있을 만큼 높지 않아서 더 좋았다. 은빛 억새가 일렁이는 막바지 가을 풍경을 즐기기에 좋은 민둥산 억새축제! 마지막 가을 여행으로 손색없는 여행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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