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북구 삼선1SH빌아파트

 

600년 역사의 한양도성! 그리고 한양도성의 형국을 구성하는 내사산(남산, 인왕산, 북악산, 낙산)의 주산(主山)인 북악산의 좌청룡에 해당하는 낙산! 그 낙산 성곽 길 끝자락에 위치한 조용하고 아름다운 삼선1SH빌아파트를 방문했다. 북악산 숙정문에서 시작해 혜화문을 지나 낙산 성곽 길을 걷는 한양 도성길 코스는 이 가을 부담 없이 걷기 편한 코스 중에 으뜸이어서인지 그 자락에 위치한 삼선1SH빌은 서울의 중심지에 위치하면서도 도심 속에서 벗어난 여유와 운치가 느껴지는 아파트다.

삼선1SH빌은 서울시에서 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건설한 재개발임대아파트단지 중 한 곳. 가구 수 285가구로 2008년에 입주를 시작한 후 공가가구가 없을 정도로 선호도가 높은 인기아파트다. 임대아파트는 특성상 사용자 위주로 주거가 형성돼 있어 분양아파트보다는 관리에 대한 입주민의 자발적 참여가 대체로 저조한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삼선1SH빌아파트는 입주민과 관리주체가 한가족이 돼 조용하고 쾌적한 주거복지 터전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주민봉사단과 함께하는 봄맞이 환경정비

이 아파트는 2009년부터 매년 봄맞이 환경정비를 실시한다. 그런데 관리주체가 주축이 돼 실시하던 것을 2013년 임차인대표회의가 구성된 후부터는 입주민과 함께 환경정비를 한다.
임차인대표회의 유호 회장은 평소 ‘어떻게 하면 아름다운 아파트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던 끝에 2013년 ‘삼선1SH빌 주민봉사단’을 결성하고 봄에는 꽃나무심기 등 환경정비, 여름철에는 방역기를 임대해 단지 내 소독작업, 가을철에는 잡초제거 및 화단정리, 겨울철에는 단지 내 눈 치우기 등을 실시하며 아파트 공익을 최우선으로 3년째 봉사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서울시 꽃나무심기 주민제안사업 공모에 선정돼 지원받은 꽃나무 500주를 심기도 했다.

▲ 우측부터 시계방향으로 마윤희 소장, 김난순 미화원, 구등웅 경비반장, 황욱 경비원, 한경래 전기주임, 임차인대표회의 유호 회장. 임만성 기계주임


이웃과 함께 쓰는 주차장 공유사업

또한 주차 대수가 넉넉하지는 않지만 2014년부터 총 주차 대수의 10%를 이웃과 함께 나눠 사용하는 ‘착한주차장’으로 활용해 고질적인 지역 주차문제 해결과 더불어 이웃 간 관계망 형성, 지역공동체 회복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주차장 공유사업으로 인한 수입은 성북구청에서 전액 아파트에 지급해 주기 때문에 관리주체는 이를 활용해 여름철 가구당 월 1만원씩 관리비를 차감해 주고, 겨울철에는 공동전기료를 보전해 주며 입주민의 가계부담을 덜어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이 사업으로 인해 성북구는 창의적인 정책실현으로 2014년 서울시 자치구 행정우수사례로 선정된 바 있다. 또 이 아파트는 지역의 주차난 해소 및 공유경제·문화 정착에 기여한 성과로 성북구청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음식물쓰레기 40% 절감 노력

서울시가 음식물쓰레기 감량 방법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삼선1SH빌아파트는 2013년부터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사용자 부담의 원칙을 근거로 성북구 최초로 음식물감량기계장치 2대를 설치해 각 가구에서 버린 양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종량제를 실시하고 있다. 이 덕분에 음식물쓰레기 배출량이 실시 전에는 월 평균 5,000㎏이었던 것이 현재는 월평균 2,700㎏으로 약 46%로 대폭 줄어들었다.
또한 감량기계에 들어가는 전기요금은 전액 구청에서 지원하고 있어 입주민의 경제적 부담이 없다. 기계 외관이 깔끔하고 담당직원이 매일 방문 관리하고 있어 입주민의 호응도가 높다. 이런 분위기가 SH공사에서 매년 실시하고 있는 ‘입주자 고객만족도 조사’에서도 우수한 점수를 받게 돼 다년 재계약의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속적인 공동체 활성화 통한 ‘취약가구 케어’에 노력

2008년 11월 입주를 시작해 현재까지 7년 동안 근무하고 있는 마윤희 관리사무소장(이오티앤디)은 “2009년 여름 폭우로 주차장 직수관이 터지고, 2010년 태풍 곤파스가 몰아쳤을 땐 자전거 보관대 파고라를 8미터 담장 밖으로 날려 버리기도 했으며, 우면산 산사태가 났던 2011년 여름은 지하주차장이 물에 잠기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그는 또 “임대아파트도 이제는 이웃에 대한 배려와 공동체로서의 연대의식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공동체 활성화 노력에 앞장설 것”이라며 “더 나아가 지역사회에서 삶의 질을 선도해 나가는 아파트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사례로 2013년부터 적십자협회, 시각장애인협회, 구세군복지협의처 등 지역사회와 연계, 취약가구인 홀몸노인을 대상으로 행복한1촌 가족맺기, 빵 간식 나눔, 구호물품 지원, 생필품 지원, 수의 나눔 등을 실시해 자칫 무관심에 소외받는 입주민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에 세심한 정성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발맞춰 김종민 노인회장은 “경로당을 공동체 활성화 공간으로 만들어 치매 예방교실, 어르신 요가, 텃밭가꾸기 등 유익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매일 따뜻한 점심을 함께하며 파라다이스 같은 경로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활짝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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