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서 경 석  자유기고가


아파트 복도와 계단에는 보통 센서가 부착된 직부등(이하 센서등이라 함)이 설치돼 있다. 보통 40W용량의 백열전구를 사용한다.
센서등은 전등기구 내부에 또 하나의 스위치가 들어 있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동작만 인식해서 켜지게 할 수도 있고, 낮에 햇빛이 잘 드는 장소의 경우에는 태양광의 밝기를 인식해서 켜지지 않도록 하고 해가 져서 어두워지면 통행하는 사람을 인식해서 켜지게 할 수도 있다.
그만큼 편리하고 전기도 아낄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구이면서, 보통 약 20초 정도 점등되도록 설계돼 있다.
여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센서등 내부의 백열전구를 LED램프로 교체하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에너지 절약사업의 일환으로 입주민과 정부지원기관이 반반씩 부담해 전력소모가 훨씬 덜하고 내구력과 수명이 몇 배 더 뛰어난 LED램프를 설치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전구교체 공사를 진행하다보니 몇 가지 문제점을 발견하게 됐다.
첫째는 입주민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생각보다 크지 않다는 점이다. 밤낮없이 불이 켜져 있는 지하주차장이나 24시간 내내 어두운 특별한 곳이 아니면 낮엔 작동하지 않으며, 점등시간 역시 20여초에 불과해 백열전구라 해도 센서등으로 인한 전기요금 부담은 그리 크지 않은 편이다. 그러므로 이를 LED램프로 교체한다고 해도 그 차액이 미미할 수밖에 없다.
둘째는 LED램프의 구입비용 중 약 50%가 지원된다고 해도 수량이 많을 경우에는 입주민 부담이 늘어나 그 비용이 가볍다고만 할 수 없다.
셋째는 기존 백열전구용 센서등 기구에 LED램프를 갈아 끼우게 되면 백열전구용 센서모듈에 자주 고장이 발생한다. 이로 인해 LED램프용 센서모듈을 구매해야 하므로 입주민 손실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잦은 고장으로 인한 민원이 발생하고 그때마다 관리직원들이 달려가 수시로 교체공사를 진행해야 하니 그만큼 인력의 낭비요인이 된다. 특히 LED램프로 교체하고 빼낸 백열전구는 재사용할 곳이 없어졌으므로 폐기할 수밖에 없어 안타까운 마음까지 든다.
400가구 규모의 신규 아파트 단지에서 3년 정도 센서등을 지켜봤으나 센서나 백열전구가 고장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교체공사가 입주민을 위해 더 나은 지 단언하기 어렵다.
넷째는 기존 센서등 안에 전구형태의 LED램프를 사용하게 되면 발광되는 부분은 밝고 소켓쪽(알루미늄 방열기 부분)은 어두운 음영이 발생한다. 이를 높은 계단 천장에 설치 사용하면 음영부분의 아래쪽이 어두워 보행자가 사고를 당할 수도 있는 위험성이 있다. LED램프의 규격은 보통 약 10W 정도이며 백열전구처럼 전체가 발광되지 않고 반구만 발광되기 때문이다.
위와 같은 내용들을 갖고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LED램프를 센서등에 적용하는 것이 과연 얼마나 큰 에너지 절약을 이끌어내고 입주민에게 도움이 되는지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차라리 기왕 교체를 할 바엔 전구만 갈아 끼우지 말고 백열전구용 센서등기구 전체를 신형 LED센서 직부등으로 교체하는 것이 훨씬 낫다. 다만 이때에도 적지 않은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을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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