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가 있는 여행 떠나GO!


 
이 채 영  여행객원기자
채이월드(myknight86.blog.me)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

마산의 자랑, 문신의 작품이 전시된 <문신미술관> 근처에 위치한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은 최근 가장 인기 있는 마산 여행 코스다.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은 상대적으로 낙후된 창원시 마산 합포구 성호동과 추산동 일대의 산동네를 벽화마을로 꾸민 것인데 약 30가구의 집이 모여 있는 작은 마을에 만들어진 이 벽화마을은 규모가 작아 벽화의 개수는 많지 않지만 아기자기한 맛이 있다. 게다가 벽화마을 앞으로 마산의 바다 전망이 시원하게 펼쳐지기 때문에 해안 도시의 정취까지도 느껴진다.
벽화마을은 양쪽으로 난 골목길 어디에서 시작해도 마을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올 수 있다. 높은 지대에 있지만 벽화마을 자체가 그리 크지 않아 오르내리기 부담스럽지 않다. 연육교, 문신미술관, 어시장, 무학산, 마창대교 등 옛 마산을 대표하는 이미지를 담은 벽화는 물론이고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의 캐릭터, 낙타와 호랑이 등 그려진 벽화의 주제도 다양하다.
특히 인기 있는 것은 화려한 팝아트 스타일의 벽화다. 색깔이 선명해서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에 참 좋다. 벽화마을에 갈 때는 이왕이면 문신미술관까지 차량을 이용하자. 벽화마을은 꽤나 높은 언덕에 있기 때문에 걸어 올라가다가는 도착하기 전에 지쳐버릴 수도 있다. 문신미술관에서 벽화마을까지는 도보로 5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창동예술촌

과거 마산은 ‘예향’이라 불릴 만큼 문화예술이 화려하게 꽃피었던 도시였다. 천상병 시인이 마산에서 태어났고 세계적인 조각가 문신 또한 이곳 출신이었다. <꽃>으로 유명한 시인 김춘수 또한 이곳에 머물렀다. 마산에서도 창동은 문화예술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한일합섬과 한국철강 등이 사라지며 창동은 쇠락의 길로 들어서고 만다. 동네는 잊혔고 잿빛으로 남아버린 과거의 영광과 깊어가는 한숨만이 남았다.
그러기를 10여 년, 창동에 다시 불이 밝혀졌다. 통합 창원시의 출범과 함께 마산원도심권(오동동·창동·어시장권역)의 도시재생사업이 이뤄진 것이다. ‘창동예술촌’이라는 이름 아래 창동 학문당 뒤편 골목과 길 건너편 구 시민극장 주변 골목의 비어있는 빈 점포는 실력 있는 문화예술인들에게 무상으로 돌아갔다. 골목은 예술촌의 분위기를 한껏 살리기 위해 마산르네상스 시절을 재조명하고 50~80년대 골목 모습을 복원한 ‘마산 예술 흔적’, 테마예술상업 골목인 ‘에꼴 드 창동 ’, 조각가 문신의 예술 활동을 재조명하는 ‘문신 예술 골목’으로 구획을 나눠 각각의 주제로 꾸며졌고, 공공 미술 작품의 설치와 더불어 야외 전시 공간, 쉼터, 조명시설을 갖췄다.
그 중 창동예술촌의 중심이 되는 곳은 창동아트센터와 아고라광장이 있는 ‘문신 예술 골목’이다. 이곳에는 예술촌 종합안내소가 있다. 창동은 옛 마산의 중심가를 아우르는 까닭에 그 범위가 넓다. 게다가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골목은 길을 잃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할 정도로 복잡하다. 복잡한 골목에 숨어있는 크고 작은 공방과 갤러리, 예술 작품을 찾아보는 것은 오롯이 여행자의 몫이다. 예술촌 종합안내소가 반가운 이유다. 종합안내소에서는 이곳에 상주하는 세 명의 골목해설사와 함께 하는 골목투어에도 참여할 수 있다. 예술촌 곳곳의 변천사와 흥미진진한 사연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빠듯한 일정이 아니라면 매시간 정각 무료로 진행되는 골목투어에 꼭 참여해보자.
 


오동동 아귀찜 골목

창동예술촌에서 멀지 않은 위치에 ‘오동동 아귀찜 골목’이 있다. 심해어인 아귀는 원래 그 생김새가 흉측한데다가 찾는 사람도 없어 쓸모가 없다 여겨져 버려지는 신세였다. 생선이 많이 잡힐 때는 어망에 걸린 아귀를 다시 물에 ‘텀벙’ 빠뜨렸다고 해서 ‘물텀벙’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버려지는 아귀에게 새 생명을 불어넣은 것은 마산 오동동에서 장어국을 팔던 혹부리 할머니였다. 햇볕에 비쩍 마른 아귀에 된장, 고추장, 마늘, 파 등을 섞어 북어찜처럼 쪄내니 맛이 썩 괜찮았단다. 장어국을 먹으러 온 단골손님들에게 조금씩 내어 대접한 아귀찜은 이내 큰 인기를 끌었고 아귀는 항구에 버려지는 신세에서 귀한 생선으로 신분이 상승했다.
요즘 우리가 먹는 아귀찜처럼 콩나물과 미나리, 고춧가루가 들어간 아귀찜은 오동동 아귀찜 골목의 한 해장국집에서 시작됐다. 1970년대 말까지만 해도 요정이 즐비한 골목이었던 이곳. 기생들의 흥겨운 노랫가락을 안주삼아 밤새도록 술잔을 기울인 주당들은 아침이면 숙취를 풀기 위해 해장국을 찾았다. 자연스레 골목에는 해장국집이 자리를 잡았는데 한 해장국집에서 내놓은 아귀찜과 아귀탕의 인기가 그만이었다. 1980년대 들어 요정이 하나둘 문을 닫고, 그 자리를 아귀찜 가게가 채운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골목에 아귀찜 가게가 빼곡히 들어서면서 골목 이름도 <오동동 아귀찜 골목>으로 바뀌었다.
 현재 마산 오동동에는 현재 200여 개가 넘는 아귀찜 가게가 있다.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부산식 아귀찜이 생아귀를 사용한 것에 반해 원조인 마산 아귀찜은 한겨울 찬바람 속에서 20~30일 동안 삐들하게 마른 아귀로 만든다. 또한 아귀찜의 걸쭉한 맛을 내는 전분을 사용하지 않고 고춧가루와 된장으로 화끈한 맛을 내기 때문에 기존의 아귀찜 맛에 익숙한 사람이라면 조금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전통 방식의 마산 아귀찜을 맛볼 수 있는 곳 중 가장 유명한 곳은 만화가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 나온 것으로 유명한 ‘오동동 원조 진짜 초가집’이다. 괴상하리만큼 ‘원조’와 ‘진짜’를 강조한 이곳은 알고 보면 아귀찜의 시초이자 원조집 지정까지 돼 있는 ‘진짜 원조집’이다. 가게 안에 들어서면 여느 유명 맛집이 그렇듯 방송신문 보도사례 사진들이 벽면을 빼곡히 채우고 있다. 벽면 한편에는 이곳에서 판매하는 메뉴가 걸려있다. 메뉴는 아귀찜·미더덕찜·아귀수육·아귀탕 4종류로 비교적 단출하다. 가장 인기 있는 것은 단연 아귀찜. 한겨울 해풍에 말린 아귀는 쫀득쫀득 씹히는 맛이 살아난다.
이곳에서는 1960년대 처음 아귀찜을 선보였던 전통 방식 그대로 마른 아귀찜에 동치미만을 곁들여 판매하고 있다. 콩나물에 비해 마른 아귀의 비율이 낮은 편이니 마른 아귀의 쫀득함을 충분히 느끼고 싶다면 조금 넉넉한 크기로 주문하자.

여행정보
가고파 꼬부랑길 벽화마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성호 서7길 15-8 일대(문신미술관 인접)
문의: 055-222-3651(창원시청 문화관광과)
창동예술촌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동서북10길 62(창동)
www.changdongart.com  (체험프로그램 안내/예약)
체험프로그램 운영시간: 10:00-18:00 (공방에 따라 다름)
주차: 창동 젊음의 거리 맞은편 창동공영주차장 이용
오동동 원조 진짜 초가집
주소: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151-5
전화: 055-24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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