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난방비 논란 어떻게 볼 것인가

특별대담 김창의l승인2014.10.15 16:23:00l수정2014.10.15 16:23l90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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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대담
 
A아파트 관리사무소장
대주관 윤주일 서울시회장
대주관 최응균 고충처리위원
서울시회 박재호 고충처리위원장
김태규 도봉지부장
본지 김창의 기자
 
 

여배우 김씨로부터 기인한 난방비 시비가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대중적 인지도를 등에 업은 김씨의 의혹 제기에 언론은 앞다퉈 논점에서 벗어난 선정적 기사를 쏟아냈고 이 와중에 김씨에게 난방비 비리의 공범으로 지목받고 욕설과 폭력에 시달리던 옥수동 B아파트 관리소장은 지난달 부로 소장직을 내려놓았다. 최근 한 달, 관리사무소를 비리의 온상으로 여기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만연했다.
이에 편승한 KBS의 끼워 넣기식 보도로 고초를 겪고 해임 위기까지 몰렸던 서울 도봉구 창동의 A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을 지난 7일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서울시회 윤주일 회장, 최응균 고충처리위원, 박재호 서울시회 고충처리위원장, 김태규 도봉지부장과 함께 만났다.

 
 
김 기자 : KBS보도를 봤습니다. 옥수동 B아파트와 함께 427가구 중 33가구가 난방비 0원이 나온 아파트로 보도됐는데요.
 
A 소장 : 지난달 22일 오후 4시쯤이었을 겁니다. 갑자기 관리사무소 문이 열리더니 정체를 알 수 없는 세 사람이 카메라를 들고 들어와서 다짜고짜 취조하듯 질문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누구시냐고 했더니 자기들은 KBS기자랍니다. 그러더니 “이 아파트도 난방비 0원인 가구가 많다”는 제보가 있다면서 검사가 범인 몰아붙이듯 질문을 하는 겁니다.

윤 회장 : 취재 요청이나 방문 요청도 없이요?
전화 한통화도 없이 그냥 찾아와서 카메라 켜놓고 관리사무소와 저를 찍는 겁니다. 특종이라도 잡은 것처럼요. 아예 처음부터 이 아파트는 비리 아파트다 확신을 갖고 온 거죠. 그래도 일단 저희 아파트에 대해 설명을 했어요. 우리 아파트는 옥수동 B아파트와 달리 유량계를 쓴다. 유량계는 물이 지나가면 돌아가는 아날로그식이라 열량계처럼 조작을 할 수도 없다. 혹시 중앙난방 지역난방 차이는 아느냐. 모른데요. 그래서 그것도 설명해 줬죠. 그래도 의심이 가면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서 결과가 나오면 그때 확실히 보도해라 그렇게도 권유했어요. 그런데도 저렇게 보도된 겁니다.

 
윤 회장 : 그런데 33가구가 난방비 0원이 나왔다고요?

A 소장 :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개별난방비 0원이 나온 가구가 33가구입니다.

윤 회장 : 관리소장은 개별난방비 0원 가구에 가서 입주민에게 왜 수치가 0으로 나왔는지 묻고 그 이유를 기록하고 서명을 받았나요?

A 소장 : 가구를 방문해 집안으로 들어가 분배기가 잠긴 것을 확인하고 또 체감으로 난방여부를 파악하고 사용하지 않은 이유 등을 물었습니다. 실제로 난방을 하지 않고 전기담요로 겨울을 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입주민 서명을 기록으로 남기지는 않았습니다.

박 위원장 : 관리사무소에서 확인을 하더라도 난방을 하지 않는 이유를 기록해 서명을 받아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구두로 조치를 취하는 경우가 많은데 제3자 입장에서는 오해의 소지가 충분해요.

A 소장 : 열량계는 배터리를 빼거나 하면 돌아가지 않지만 유량계는 아시다시피 아날로그입니다. 바퀴가 돌아가죠. 유량계는 구조적으로 조작이 불가능하지 않습니까. 물론 있죠. 계량기를 거꾸로 달면 되죠. 하지만 저희 아파트는 그것도 불가능한 이유가 난방배관을 잠그는 밸브가 아래층 욕실에 있어요. <사진 참조>
KBS에 최초로 제보한 입주민에게 이런 상황을 수차례 설명해 봤지만 들으려고 하지를 않습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것이 맞고 아파트의 상황은 중요하지 않다는 겁니다.

윤 회장 : 그래도 소장은 입주민과 대화를 하려고 노력해야지. 저게 그 입주민이 붙인 벽보인가요? <사진 참조>

A 소장 : 방송 나온 다음날 이걸 전 가구에 붙이고 다닌 겁니다.

윤 회장 : 게시판이 아니고 전 가구에?

A 소장 :

윤 회장 : 입주민 반응은 어땠나요?

A 소장 : 난리가 났었죠. 엄청나게 전화오고 찾아오고 항의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호소문을 작성해 입주민에게 보냈습니다. 청와대 신문고에 글도 올리고요. 그래도 입주민 분들이 관리사무소를 믿어주셔서 그런지 이후 정황을 확인하시고는 항의가 격려로 변했습니다.  <1면 참조>

A 소장 : 주택관리사가 모든 비리의 온상인양 취급되는 사회분위기에 걱정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다 같이 대응해 사회적 인식을 바꿔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관리현장도 마찬가지겠지만 저희 단지는 비리 1원 한 장 없습니다. 제가 그렇게 관리해왔습니다.

윤 회장 : 그 입주민(제보자)은 난방비가 얼마 나왔나요?

A 소장 : 23만원이 나왔다고 합니다.

김 기자 : 이분 거주 면적이 어떻게 됩니까?

A 소장 : 약 65㎡ 됩니다. 그런데 이분이 항상 난방비가 많다고 해 유량계를 떼서 SH공사에 보내 검사까지 받았습니다.

김 기자 :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A 소장 : 정상으로 나왔습니다. 아무 이상이 없다는 시험성적서도 받았습니다. 그런데도 끊임없이 이상하다고 불만을 제기해 관리규약이 바뀌기 전임에도 교체까지 해드렸습니다. 댁에 방문해보면 항상 난방을 틀어놓으십니다. 그런데 23만원이 안 나오겠습니까. 이번에 옥수동 B아파트 사건이 터지니까 우리 아파트도 그런 비리가 있구나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최 위원 : 지역난방 자체가 55~60도로 온수를 보내지만 열손실로 인해 가구공급 온도는 50도 내외입니다. 이분 같은 경우는 늘 집에 있기 때문에 항상 난방을 틀어놓고 있다면 23만원이라는 금액은 크게 이상해 보이지 않습니다.
개별난방은 보일러를 틀면 온도가 70~80도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 지역난방은 기계실에서 제어할 때 한겨울 영하 11도에서 55도를 권장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구로 가면 52도 내외, 가구를 돌고 나올 때 47~48도를 기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점이 지역난방에 처음 거주하는 입주민들의 공통적인 불만사항입니다.

박 위원장 : 기계실에서 난방을 공급할 때 여러 동별로 묶어 공급을 하면 가까운 동은 열전달이 빠르기 때문에 비교적 뜨겁게 지낼 수 있는 반면에 멀리 있는 동은 열 손실이 발생할 여지가 있습니다. 그래서 열손실을 고려해 차등 공급을 하는 대안도 생각해봐야 합니다. 특히 열량계의 경우 온도로 사용량을 측정하기 때문에 설령 낮은 온도로 난방이 공급됐어도 빠져나갈 때 온도차이가 크지 않다면 사용량이 적게 나타나지만 유량계는 물이 흐르는 부피로(㎥) 사용량을 측정하기 때문에 입주민 입장에서 따뜻하지도 않은데 비용은 많이 나온다는 불만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이건 유량계의 본질적인 단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렵죠. 또 배관이 20년이 넘다 보니까 스케일(이물질)이 끼면서 열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박 위원장 : 그리고 층수에 따라 또 가구의 위치가 동 중앙이냐 가장자리이냐에 따라 상황이 다르죠.
고층의 경우 2단계 3단계로 나눠서 난방을 공급하기도 합니다. 15층에서 내려오면서 각 층으로 공급하고 7층에서 내려오면서 공급하는 식으로요. 열손실을 감안한 거죠.

김 기자 : 난방비 불만을 가진 입주민에게 임시방편이나마 도움을 주는 방법은 없습니까?

 A 소장 : 저희 아파트는 정유량 밸브가 없어 유속이 빠른 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볼 밸브를 45도로 잠궈 유량을 줄이는 방법을 알려드리고 있습니다.

윤 회장 : 정유량 밸브가 없는 것도 또 하나의 문제라고 볼 수 있겠네요.

김 지부장 : 90년대 후반에 정유량 밸브가 활성화되기 시작했습니다. 26년 전에 준공된 아파트니 아마 설치가 안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윤 회장 : 계량기는 관리사무소에서 관리하나요?

A 소장 : 2013년 5월에 관리규약을 변경하면서 계량기가 공용부분으로 들어갔습니다. 그전에는 전용부분이라 교체하라고 해도 하지를 않았습니다. 관리규약의 변경에 따라 계량기가 공용부분으로 들어오면서 장기수선계획을 잡아서 교체·관리해야 하는데 장기수선계획은 3년마다 잡지 않습니까. 지난해에 바뀌면서 공용부분으로 넘어온 계량기를 바꾸지 않았다고 갑작스럽게 관리사무소에 책임을 떠넘기거나 비리를 의심하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그런데도 아무 검증과정 없이 뉴스에 내보내고 사회 이슈화만 시키려 드는 언론이 개탄스러울 뿐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난방비 비리에 연루된 것처럼 보도된 33인의 계량기 납·봉인 상태 등 준비를 거쳐 법적 절차를 진행할 겁니다.

김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에서 열량계를 공용 관리하는 제도를 마련 중에 있다고 합니다만 어느 정도 강제성을 부여해 실효성을 갖출지는 확정된 바 없습니다.

박 위원장 : 난방비 관련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량기 수치가 0으로 나오는 가구는 계속 있겠죠. 고의인지 아닌지는 검찰에서 조사해 나오겠지만 저는 협회 차원의 대안을 마련해 관리현장에 지침 같은 것을 제공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최 위원 : 서두에 언급했듯이 관리현장의 세심한 관심도 선행돼야 합니다. 0원이 나온 가구는 해당 달부터 방문해 난방여부를 확인하고 계량기를 점검하고 미사용 이유 등 특이사항을 기록해 두는 겁니다. 입주민의 서명을 받고요. 그리고 입대의에 보고해야 합니다. 먼저 관리자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윤 회장 : 먼저 관리현장에서 주택관리사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는 소장들이 이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에 대해 대단히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협회는 최선을 다해 여러분들을 도울 생각입니다.

 
이날 참석자들은 정확한 사실의 전달보다 관리사무소를 비리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보도행태에 대해 개탄하며 이번 난방비 논란과 같이 주택관리사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근로의욕을 꺾는 행위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끝으로 소장은 “난방비가 0인 가구는 대부분 홀몸노인으로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전기장판으로 겨울을 나고 있는 사실을 확인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며 “우리사회의 최고 약자인 이분들이 마치 난방비를 조작한 범죄자로 만드는 사회가 참으로 무섭다”고 전했다.
 
 
▲입주민(제보자)이 단지에 붙인 벽보    

 
 
 
▲난방 분배기    

 
 
▲밸브를 찾기 위해 아래층 화장실 천장을 열고 있다.    

 
 
▲아래층 화장실 천장에 위치한 난방공급배관 밸브    

 
 
 김창의  kimc@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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