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관리 및 IT인프라 개선방향 <68>



(주)지에스피 씨스템즈 이수원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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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통합전자보안시스템 구축 공사, 인터폰 교체 공사, 주차 차단기 설치 공사와 CCTV 구축 공사와 관련해 진행이 부결됐거나 혼선에 빠진 단지 사례와 추후 다시 진행할 때 유의점에 대해 언급을 하고자 한다.
먼저 수도권 소재 모 단지에서 추진하고 있는 CCTV 구축 공사에 대한 부분이다. 필자가 약 1년 정도 컨설팅을 지원했으나 새로운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다시 방향을 설정하고 또 변경을 하면서 결국 필자는 부득이하게 더는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라 이제는 손을 놓은 상태다. CCTV 구축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전체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필요한 카메라 위치와 수량, 카메라 화질, 공용부 포설 방식과 녹화방식, 통합관제 또는 초소 관제 등의 총체적인 부분을 먼저 결정하고, 단계별 추진 예산과 적용 위치 등이 단계적으로 논의돼 최종 표준 설계가 정해져야 하는데 상당수 아파트에서는 아직도 무조건 싼 것과 당장 1~2년에 필요한 설비만을 추진하려고 하는 경향이 아주 높다. 이 단지 역시 입대의가 바뀌면서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 케이스다.
두 번째로 역시 수도권에 소재한 단지인데 약 20년차 아파트에서 인터폰 불량률이 너무 높아 인터폰 교체를 추진하려고 컨설팅을 의뢰했다. 약 일주일에 걸친 실사를 기반으로 보고서를 작성했고 보고서는 자동문과 인터폰 시스템을 연계하고 경비 운영 방식을 부분 변경하는 사업 계획서를 기반으로 입주민 안내문 작성 및 동의 절차를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이런 컨설팅 제안 대신, 일반적인 동의서 양식과 더불어 자동문은 제외한 상태의 단순 인터폰 교체 공사 추진으로 인해 입주민들의 공감대 형성을 못해 결국 낮은 동의율로 사업 추진이 좌초됐다. 과거에 사업 추진이 실패한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와 거의 유사한 방식으로 주민 동의를 구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세 번째로 수도권 소재 재건축 아파트에서 추진하려고 하는 주차통제 시스템 구축 사업에 대한 사례를 설명하고자 한다. 현재 입주 10여 년차가 된 단지에서 초기에 설치된 RF 방식의 주차 차단기는 작동이 멈춘 상태고 외부 차량 관리와 함께 내부 차량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필자는 최첨단 번호인식 주차 차단기의 사양과 설치 위치 그리고 시스템 운영 방법과 경비원 휴게시간 조절을 통한 가장 효율적인 관제의 내용까지 설명하고 보고서를 작성했지만 입대의에서는 모든 내용이 다 공감이 가는데 예산은 추정안보다 30~50% 정도 줄여라, 아니면 3년 가까이 동작이 멈춘 시스템의 내부 기기를 교체해 제안서의 성능을 구현해 보라 등의 사실상 기술적·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구를 하는 상황을 보면서 공동주택 유지 관리의 어려움을 다시 한번 더 절감할 수 밖에 없었다. 당연히 수용할 수 없는 제안에 대해 거절하고 다음에 컨설팅이 필요하면 다시 요청하라고 할 수 밖에 없었다. 최상의 제품을 덤핑으로 구축해 달라는 요청은 말 그대로 사업 추진을 하지 말자고 하는 것과 동일한 것이고 아파트에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자들도 시스템 하자, 운영상의 하자 및 민원 등이 야기될 수 있는 제안에 대해 정중하게 거절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공동주택은 아무리 좋은 사업 계획이라도 주민 공감대 형성에 실패하면 사업 추진을 할 수 없고 이는 과반 이상이 잠정적으로 사업에 찬성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반대 의견을 표출하는 주민들로 인해 다수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 관리사무소와 입대의에서 좀더 노력하고 관심을 기울여서 더 나은 아파트를 위해 함께 뛰는 동반자 관계가 중요할 것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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