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채 영  여행객원기자
채이월드(myknight86.blog.me)
 
 
고대 잉카의 비밀도시를 연상케 하는 ‘부산의 마추픽추’, 네모난 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모습이 레고 블록을 닮은 ‘레고마을’, 4,000여 명의 태극도 신도들이 만든 ‘태극도 마을’. 모두가 부산 감천동 문화마을을 일컫는 별칭이다.
부산 사하구 감천2동 ‘감천문화마을’에 도착하면 푸른 바다를 앞에 두고 산비탈을 따라 성냥갑처럼 모여 있는 독특한 풍경이 펼쳐진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수백 채가 넘는 집들이 열을 맞춰 질서 정연하게 들어선 모습을 보고 있자니 묘한 긴장감이 느껴지면서 이곳에 그 수많은 별칭이 붙은 이유를 알 것 같다.
감천동의 유래는 195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 전쟁 당시 피난 온 태극교도들이 반달 고개 주변에 자리를 잡기 시작했고, 이후 ‘태극도 마을’이라 불리며 태극도 신앙촌을 중심으로 지금의 감천2동의 골격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지금의 ‘감천문화마을’은 그 유려한 모습과 독특한 조형물로 부산여행의 필수코스가 되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삶의 고단함만이 묻어나는 평범하고 작은 마을이었다.
감천동에 변화의 바람이 분 것은 2009 마을미술 프로젝트 공모에서 ‘꿈을 꾸는 부산의 마추픽추’라는 주제가 당선되어 부산의 예술가와 주민들, 구청이 나서 재단장에 나선 것이 계기이다.
마을을 휘감은 구불구불한 계단부터 사람이 떠나 비어있는 집에 이르기까지 마을 구석구석에는 이곳의 주민과 학생들이 참여해 제작한 갖가지 모양의 조형물과 벽화가 들어섰다. 이곳에 뿌리를 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서 일까? 주민들이 직접 소망을 적은 작은 철판 등 마을 곳곳에서 마주하는 작품들이 어쩐지 더욱 정겨운 느낌이다.
감천문화마을의 주 골목은 태극 1~11길이지만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만한 좁은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있는 탓에 골목을 차례로 돌아보는 것은 쉽지 않다. 감천문화마을에는 ‘집 프로젝트 투어’라고 하는 스탬프 투어가 마련되어 있다.
감천문화마을 입구의 아트숍에서 지도를 구입한 뒤 커뮤니티 센터 감내어울터, 북카페 흔적(Trace), 빛의 집, 평화의 집 등 감천문화마을 곳곳에 마련된 8곳의 포인트에서 스탬프를 모두 찍어오면 하늘마루에서 감천문화마을 엽서 1장 또는 카메라의 메모리카드에 저장된 감천문화마을 사진 1장을 인화해준다. 또 커뮤니티 센터 감내어울터에서는 무료로 감천문화마을의 풍경이 담긴 엽서를 1장씩 받을 수 있다.

약 3시간에 걸쳐 감천문화마을을 걸으며 스탬프를 모으다 보니‘집 프로젝트 투어(스탬프 투어)’가 단순히 이곳에 방문한 여행자들에게 재미만을 느끼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내리며 마주하는 다채로운 지붕과 벽, 생활의 흔적이 묻어나는 골목과 그곳에 비치는 햇빛, 옥녀봉길에서 내려다보이는 푸른 바다를 느끼다 보면 나도 모르는 새 감천 마을을 느끼고 이해하게 되는 것. 그것이 이 프로젝트 투어의 목적이 아닐까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감천문화마을은 ‘슈퍼스타 감사용’, ‘히어로’, ‘그녀에게’를 비롯해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 속 배경이 된 곳이므로 감천문화마을을 방문하기 전 이곳을 배경으로 촬영한 작품을 한 편 감상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감천문화마을 찾아가는 길
지하철 : 토성동역 6번 출구→마을버스 1, 202, 1-1번
택시 : 부산대학교병원 앞 승차→감정초등학교 하차
문의 : 마을정보센터<하늘마루>   070-4219-5556 
http://cafe.naver.com/gamcheon2
*주변 먹거리
원조 부산족발(냉채족발)
부산시 중구 부평동 1가 35-1
051-245-5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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