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성북구 안암래미안아파트


 
 
따뜻한 봄을 시샘하는 듯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 3월의 어느 날, 서울 성북구의 바위산 자락에 자리잡고 있는 안암래미안아파트를 찾았다. 12개 동에 총 528가구가 거주하고 있는 이 아파트는 위탁관리업체인 (주)동우개발과 관리사무소, 그리고 입주자대표회의 간 상호 신뢰 속에 에너지 절감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친환경아파트로 거듭나고 있다. 입주민 단 한 명의 오해도 용납하지 않는 관리주체,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관리주체의 제안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입대의, 오늘의 안암래미안아파트를 있게 한 원동력이다. “내가 아닌 어느 누가 이 자리에 오더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투명하고 효율적인 관리에 힘쓸 것”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는 이들이 있기에 안암래미안아파트 입주민들은 비록 춥지만 따뜻한 봄을 만끽하고 있다.

 
친환경아파트로 거듭난 안암래미안
 
▲도시농업체험장 
안암래미안아파트는 지난해 (사)대한주부클럽연합회가 주최한 ‘친환경아파트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2010년 우수상, 2011년 에코상에 이은 3년 연속 수상이다. 아파트 관리주체는 단지 내 지하주차장 조명과 유도램프등, 지상 가로등, 현관 로비층 등 전등기구 550여 개를 LED로 교체해 공동전기사용량을 전년 동월 대비 월 20만kwh 이상 절감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에너지 가계부’를 제작해 각 가구에서 사용하는 전기량과 전자기기의 소비전력을 작성케 하는 등 에너지 절약을 생활화할 수 있도록 했고, ‘에코마일리지’ 가입을 홍보 및 지원함으로써 성북구에서 선정하는 ‘에코아파트상’ 수상으로 1,000만원의 인센티브, 지난해에는 서울시에서 추진한 ‘에코 ABC 공모사업’에 ‘친환경 에코아파트 CO₂마이너스 운동’을 주제로 응모해 아파트로서는 처음으로 타당성과 사업성을 인정받아 2,500만원의 사업 지원금을 받은 바 있다. 이를 통해 사업에 참여한 가구에 대해서는 에너지 절감형 멀티탭을 지급하는 등 입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끊임없이 공부하는 관리주체
 
▲뒷줄 왼쪽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인두용 관리과장, 엄차용 시설반장, 석은주 경리주임, 입대의 김효근 회장, 이상임 관리사무소장, 유승열 시설주임  
이 아파트가 친환경아파트로 거듭날 수 있었던 데에는 이상임 관리사무소장의 공이 어느 누구보다 크다고 할 수 있다. 지난 2010년 2월 이 아파트에 부임한 이 소장은 주택관리사는 물론 공인중개사, 전기기사, 소방기사, 공사기사 등의 전문 자격증을 취득한 데 이어 올해에는 고려대학교 공학대학원에서 전기공학 석사과정을 수료하기에 이르렀다. 아파트 관리현장에서의 경험과 발품을 팔아 완성한 논문 ‘공동주택의 저탄소 정책 및 CO₂저감을 위한 에너지 사용 패턴에 관한 연구’는 에너지 절감과 환경 보호에 대한 이 소장의 관심 및 향학열을 알 수 있게 하는 산물이다.
이 소장은 또 다양한 에너지 절약사업 실천으로 공용부분 전기료가 절감됨에 따라 한국전력공사와 전기요금 계약방식을 종전 종합계약방식에서 단일계약방식으로 전환할 것을 제안, 양 계약방식의 상호 비교 및 시뮬레이션 실시를 통해 시범적으로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단일계약방식으로 전환하는 입대의의 의결을 이끌어낸 바 있다. 아울러 이로 인해 발생되는 수익은 단지 내 소나무, 대형 낙엽수의 전지작업 등 조경관리 비용으로 집행토록 해 관리비 절감에 기여했다.
 
상호 신뢰 속에 지원 아끼지 않는 입대의
 
▲청소년 봉사활동  
이 소장은 “아무리 좋은 관리방안을 제안해도 입대의에서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입대의가 관리주체를 믿고, 이를 적극 수용할 수 있을 때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입대의 김효근 회장은 관리주체와의 상호 보완적인 관계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과거 대기업 영선실과 건설회사에서 건축기사로 근무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전문가적인 안목과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관리주체는 제품을 구매하거나 공사 등의 계약을 추진할 때 작은 부분부터 큰 부분까지 한 눈에 꿰뚫어 볼 수 있는 김 회장이 있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다. 김 회장 역시 관리주체의 애로사항과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관리주체가 효율적인 관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해주고 있다.
 
지속적인 투명 관리 역점
 
▲떡 만들기 재능기부  
2010년 제3기 입대의에 이어 지난해 제4기 입대의 회장으로 추대된 김 회장은 아파트 관리에 있어 지속성과 투명성을 강조한다. 향후 다른 사람이 입대의 회장 자리에 앉게 되더라도 그 동안의 사업 내용과 현안, 그리고 앞으로 처리해야 할 사안 등에 대해 한 눈에 알아볼수 있도록 틀을 마련해놓겠다는 것이 김 회장의 계획이다. 이 소장 역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를 것이 없다. 방대한 분량의 입대의 회의자료와 회계감사 자료, 세세한 부분까지 설명돼 있는 관리비 부과내역서 등을 빠짐없이 보관해 놓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입주민들이 언론의 왜곡된 보도나 뜬소문에 혹해 관리주체와 입대의를 곱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더러 있지만 이 소장과 김 회장은 입주민들에게 자신 있게 권한다. 막연한 의심에 그칠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옮겨 입주민 스스로 확인해 보라고 말이다.
 
“추운 겨울에도 따뜻한 아파트 만들 것”
 
▲안암 한마당축제 
안암래미안아파트는 높은 고도로 인해 다소 쌀쌀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넘쳐나는 인정에 따뜻함이 배여 있다. 입대의에서는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연간 2회에 걸쳐 야외활동을 위한 명목으로 체력단련비 등을 지원해주고 있다. 또 지리적 특성을 고려해 활동성이 좋으면서도 보온성이 탁월한 피복을 제공해 업무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 같은 입대의의 전폭적인 지원은 관리사무소 직원들로 하여금 보다 능동적인 업무수행을 가능케 하고 있다. 실제로 이 아파트에서는 아직까지 큰 공사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평소에도 시설개선 업무에 공을 들인 탓이다. 입대의와 관리주체 간 상호 신뢰가 입주민의 관리비 절감은 물론 편의 제공에 얼마나 힘을 실어줄 수 있는지 안암래미안아파트가 타 단지의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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