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강서구 공동주택 커뮤니티 전문가 장 만 종 플래너


 
거주자의 사생활 보호, 자산적 가치 등으로 선호돼 폐쇄적인 단지 환경과 개인주의 생활, 이웃 간의 단절이라는 부정적 인식만을 가져왔던 아파트 등 공동주택이 변모하고 있다. 공동체적 삶의 이점과 가치를 잃어버리는 결과를 낳았다는 쓴 소리 아래 지난해 2월 서울시에서는 잃어버린 공동체적 삶의 가치를 위해 커뮤니티 활성화를 천명하고 각 구에 커뮤니티 전문가를 배치했다. 아파트 관리의 투명성과 함께 이웃관계를 회복하고 공동체 생활에 참여함으로써 나눔의 즐거움과 더불어 공동체 의식 함양이라는 이점을 낳은 공동주택 커뮤니티 활성화 사업은 시행된 지 1년 9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입주민들의 의식 변화를 가져왔다.
이런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입주민, 입주자대표회의, 관리주체,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과의 연계에 있어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낸 커뮤니티 전문가의 노고가 존재한다. 이에 따라 현재 커뮤니티 전문가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러한 이웃 간의 문제를 이해와 소통으로 이어주는 매개체로 아파트 주거문화를 바꾸는 중요한 계기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작은 불씨 하나로도 난로를 뗄 수 있듯이 작은 실천이 따스함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커뮤니티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강서구 커뮤니티 전문가 장만종 플래너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 공무원 경험 바탕, 소명의식 가져
강서구에서 정년퇴직한 공무원인 그는 지난해 서울시가 정이 넘치고 살맛 나는 아파트 문화를 만들기 위해 소정의 자격이나 경력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공동주택 커뮤니티 전문가 양성교육을 실시, 각 구(주택과)에 1명씩 배치토록 한 인연으로 제2의 소명의식과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커뮤니티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올해에는 등촌대림, 우장산힐스테이트, 마곡금호어울림, 가양4단지아파트가 강서구 커뮤니티 활성화 시범단지로 선정돼 주로 위 4개 아파트를 중심으로 활동했으나 2012년 8월 화곡푸르지오아파트가 서울시 집중지원 단지로 선정됨에 따라 위 5개 단지 위주로 노현송 강서구청장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토대로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프로그램 기획과 상담, 입주민 간 교류와 소통을 통한 이해를 증진하는 데 미력한 힘을 보태고 있다.
 
 
 
◈ 함께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감 도우미’
아파트라는 주거 형태의 경우 성냥갑처럼 다닥다닥 이웃과 붙어 있으면서도 정신적인 교감이나 함께 나누는 정은 이미 도심에서 사라진 지 오래라고 말하는 그는 가장 가까운 물리적 거리에 있으면서도 이로 인한 사소한 갈등, 소음, 반려동물 문제 등으로 갈등과 불만으로 인한 분쟁이 빈번한 것이 사실이라고 운을 뗐다.
서로에 대한 이해부족이 더 큰 오해와 갈등을 유발함으로써 문제가 발생되는 것을 사전에 방지하고 이웃 공동체를 활성화해 배려와 이해를 바탕으로 살맛 나는 아파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
아울러 그는 “잃어버린 이웃관계를 회복하고 서로 정을 나누는 아파트를 만듦으로써 불신과 오해를 줄이고 이웃에 대한 배려와 커뮤니티의 이점을 발견하고 나누는 데 의의를 갖는 커뮤니티 활성화 사업을 통해 앞으로 아파트는 입주자 간 교류를 활성화하고 입주자들이 가진 자원을 나누며 공동체 의식을 형성함으로써 공동주택에서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공간으로의 재탄생을 위한 지름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안에서 아파트 입주민들이 기존의 삭막했던 주거환경에서 벗어나 이웃과 함께하는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웃과 소통의 장을 마련해 주는 가교 역할 및 입주민 스스로가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 주는 역할이 커뮤니티 전문가다.
이웃공동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입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입주자 간 소통의 장이 마련될 수 있도록 도와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하고 있는 ‘교감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 다양한 특색의 단지별 맞춤 커뮤니티 활동
등촌대림아파트의 경우 매주 화·금 탁구교실, 매주 토요일에는 꽃꽂이교실을 진행하고 매월 첫째주 수요일에는 봉제산가꾸기 등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장산힐스테이트아파트는 매주 금요일 사진교실, 요가교실을 운영하고 어르신 건강체조, 어르신 노래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마곡금호어울림아파트는 매주 헬스피트니스교실과 국악(장고)교실, 고전무용교실, 라인댄스교실의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가양4단지아파트의 경우에는 소리길 정비 및 오는 27일에 열릴 허준마을축제 대비에 여념이 없다.
집중지원단지로 선정된 화곡푸르지오아파트는 약 2,600가구가 거주하는 대단지인 만큼 각 동 주민자치위원 및 구와 동 공무원의 단지 탐방이 잦은 곳이기도 하다. 특히 라인댄스, 푸르미합창단, 등산모임, 우크렐라 교실, 일어, 중국어 교실, 어린이 연극교실 등이 있고, 대학생 멘토링 사업과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이 재능기부 및 자원봉사로 이뤄져 공동체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강서구뿐만 아니라 서울시에는 무수히 많은 아파트 단지가 있지만 각 아파트마다 고유의 색깔이 있다”며 “그러한 색깔을 찾아주는 것이 커뮤니티 활성화 전문가의 역할”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 이웃 더하기 정 곱하기는 ‘공동체’
서울시에서는 커뮤니티 활성화 전문가 배치 사업을 시작할 때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자치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였다.
1년 9개월이 지난 지금 신중한 접근과 지속적인 지원으로 입주민의 인식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예전에 아파트는 주거환경 보다는 시세, 부동산 손익의 수단이었다면 지금은 아파트 환경이나 복지에 대한 시선과 인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보다 탄탄히 하기 위해서는 시나 구청의 협조뿐만 아니라 관리주체와 입주자대표회의는 법규와 규정, 원칙에 따라 투명하게 운영하고, 입주민 등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입주민 등은 단지 내 커뮤니티 활동 등 교류와 소통을 통해서 이웃을 더하고(+), 정을 곱(×)하는 일들이 많아지길 희망한다는 그는 이웃 간 미소 짓고 인사하는 ‘미인운동’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는 “우리나라를 내 나라, 내 고국이라 표현하지 않고 우리라는 단어를 선택해 사용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민족이 ‘우리’라는 울타리, 즉 공동체 안에서 함께 해왔다는 걸 보여주는 한 가지 예”라며 “언제나 함께 해왔으나 잠시 등한시돼왔던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가는 일에 커뮤니티 전문가로서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을 이었다.
 
 
 
◈ 관리주체, 입대의, 입주민 관심 있게 바라봐야
자기 자신을 주체라고 인식, 프로그램 참여 시 입주민은 관심을 갖고 열심히 참여해야 하고 시설 위주의 관리보다는 질적 관리가 중요해져 가는 가운데 관리사무소의 역할이 커짐에 따라 귀찮더라도 커뮤니티 활성화 부분에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임했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또한 입대의 역시 부정적인 면을 찾기 보다는 이점을 찾아 커뮤니티 활성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봐 주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 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좀 더 시간을 갖고 차근차근 변화를 향한 발걸음을 내딛는다면 언젠가 180도 달라진 아파트 문화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는 그는 입주민, 관리주체, 입대의 모두 주인의식과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꾸준히 서로를 배려하는 자세를 이어 간다면 보다 나은 아파트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왼쪽 위부터 ▲등촌대림아파트 로즈화장수만들기 행사
▲가양4단지아파트 EM 및 제습제 만들기 특강
▲우장산힐스테이트아파트 옥상 텃밭 요소 비료주기
▲화곡푸르지오아파트 푸르미합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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