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소방기술인협회 이 상 용 회장



ㆍ학력사항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졸업
ㆍ경력사항
-2009. 2. 20~ (주)간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CM감리부문 부장
-2007. 12. 28~2008. 6. 28. 초고층복합빌딩시스템 사업단 기획연구(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
-2008. 6. 1~2008. 8. 31. 안전관련 법령정비 자문단  실무위원(행정안전부)
-2008. 8. 1~2009. 6. 30. 2008년 기본사업 및 연구성 일반사업 중간평가위원(한국건설기술연구원)
-2011. 3. 1~ 법제처 국민법제관(소방분야)
 
 

국가적 랜드마크 조성을 위한 초고층화 경쟁은 전 세계적인 추세다. 국내에도 초고층 건축물이 지속적으로 들어서고 있지만 정작 핵심인 설계기술은 확보하지 못해 외국에서 기본설계를 하고 국내 설계업체는 실시설계를 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이를 진압하고 인명을 구조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초고층 건축물은 그 높이만큼 화재진압의 어려움도 커질 수밖에 없다. 화재발생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건축물을 설계하고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이처럼 소방은 단순히 불을 끄는 데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건축물의 설계, 시공, 감리, 점검에 이르는 부분까지 아우를 수 있어야 한다. 소방기술인들의 진가는 거기에서 드러난다. 화재현장을 누비는 소방관처럼 소방기술인들도 화재로부터 소중한 인명과 재산을 지키는 수호자인 셈이다.
 
 
 
#소방기술인협회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는 소방기술사에 대한 소개와 더불어 협회의 설립목적 및 주요업무를 설명한다면?
소방기술사는 화재역학 및 소방시설 등에 대한 전문지식과 실무경력을 겸비한 소방전문가를 말합니다. 대학에서 관련학과를 졸업한 후 기사자격을 취득하고 설계, 시공, 감리, 점검 등 소방관련 분야의 실무경력을 일정기간 쌓으면 최고의 권위자로 인정받는 기술사 자격시험에 응시할 자격이 주어지는데 이 시험에 합격한 유능한 기술자들입니다. 기술사들은 화재위험성 평가와 소방시설 설계·감리업무를 수행하면서 초고층 건축물의 화재 및 피난시뮬레이션과 성능 위주의 설계를 통해 보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건축물의 설계로 국민의 안전에 이바지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이러한 소방기술인들의 권익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된 소방기술인협회는 국회 및 정부입법 등을 검토해 적정하고 타당성 있는 법령의 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의견을 개진하는 한편 매년 실시되는 공개강좌를 통해 전문기술과 신기술을 보급하는 등 소방기술자의 능력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소방정책의 근본적인 문제점은 무엇인가?
소방은 화재진압, 구조, 구급, 그리고 소방시설에 관한 건축허가 동의 등의 업무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접하는 화재진압, 구조, 구급업무를 담당하는 소방공무원은 책임감을 갖고 봉사하는 공무원으로 인식되기도 합니다. 다만 소방공무원들은 일반적인 공무원시험을 통해 임용되기 때문에 화재예방에 기본이 되는 화재역학 등의 학문과 아파트 등 건축물에 설치되는 소방설비에 관한 전문지식을 습득하지 않고 있어 문제의 소지가 다분합니다.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재난관리, 화재위험성 평가 및 성능위주 설계 등 소방시설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음에도 이러한 정책을 담당하는 소방공무원은 전문성뿐만 아니라 잦은 순환보직으로 인해 경험도 일천할 수밖에 없어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지난 3월 소방방재청이 내놓은 초고층 특별법을 통해 자격이 제한되고 권한 및 책임이 강화된 총괄재난관리자로서 주택관리사의 역할은?
인간에 의한 지구의 기후변화는 어떠한 재난이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인간은 지진, 해일 등 자연재해뿐만 아니라 인위적 재해에 대해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강력한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구의 기후변화와 인위적 위험성에 대해 체계적인 대응이 요구됨에 따라 재난에 대한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자를 재난관리자로 선임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고귀한 인명의 보호를 위해 재난관리자의 자격을 제한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라 판단됩니다.
특히 초고층 특별법 적용 시 공동주택을 예외로 둔 것은 주택관리사의 재난관리자로서의 역할을 어느 정도 인정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공동주택의 총괄재난관리자로서 주택관리사는 다양한 재난에 대비한 계획을 수립하고 피난과 방호훈련 등의 철저한 관리를 통해 아파트 입주민를 보호하는 데 가장 큰 존재의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방화관리자 및 전기안전관리자 등이 어떠한 재난에도 소화설비나 피난설비 등을 운용할 수 있도록 지도 및 관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소방안전 현실은 어떠한가?
아파트는 가족이 휴식하는 주거생활 공간으로 가구 간 구획된 공간에 의해 아래층에서 발생한 사건이나 통로에서 울리는 소리조차 잘 들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화재가 발생해도 이를 인지하는데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며, 고층아파트의 경우에는 피난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위험한 것은 아파트의 발코니 확장입니다. 이는 화재가 발생한 층에서 최상층까지 화재를 확대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의 발코니 확장은 화재발생 시 상층부로 출화되는 화염에 의한 화재확대를 막아 주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철거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오래된 아파트와 과거 16층 이하 아파트는 스프링클러설비가 설치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 감지기 역시 수명이 다해 교체시기를 점검해야 하지만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정기적인 작동점검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화재경보 지연으로 인해 피난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위험한 순간을 맞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정기적인 소방시설 점검을 통해 수명이 다한 화재감지기를 교체하는 등 최상의 상태를 유지토록 해야 합니다.
 
 
 
#소방안전 구현을 위한 협회의 역할 및 향후 계획은 무엇인가?
협회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국민의 안녕과 소방발전에 공헌하고 소방기술인의 권익과 사회적 지위 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됐습니다. 소방기술자들은 자신들의 염원을 담아 자주적으로 결성한 단체인 만큼 어떠한 시련이 닥쳐도 설립목적을 강건하게 지켜갈 인적자원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 협회가 성장한 만큼 소방기술 발전을 위한 교육 강화와 국민이 보다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소방시설진단 평가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 장기적으로는 소방설비 분야를 구조, 구급, 화재진압과 분리함으로써 전문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기술 분야로 독립시키는데 밑거름이 되고자 합니다.
아울러 소방기술관리법 도입으로 신기술 연구개발 및 관리를 통해 소방안전기술의 선진화 및 기술자들의 권익보호에 앞장설 것입니다.
 
 
 
#소방안전과 관련해 아파트 등 공동주택 관리주체에 전할 당부의 말씀이 있다면?
무엇보다 화재를 초기에 경보하고 제어할 수 있는 소화설비의 설치와 점검이 매우 중요한 실정입니다.
화재감지기의 경우 최근 고성능 아날로그 감지기의 가격이 많이 내리고 있어 신규건축물에 적용을 권장하고 있으며, 기존 아파트는 연기식 감지기를 설치해 화재 초기 발생하는 연기에 의해 경보를 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각 가구에서 인테리어공사 시 스프링클러설비가 누락되지 않도록 하고, 발코니를 확장할 경우에도 충분한 수량을 설치해 화재의 확산을 방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울러 소화설비는 기계실의 소화펌프에 의해 소화수가 공급되므로 주기적인 작동점검을 실시해 상시 가동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이렇듯 소방시설은 설치와 관리가 중요한 만큼 전문가에 의한 시공과 함께 정기적인 점검을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각 가구에 설치된 화재감지기 점검을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거절하는 것은 고장난 시설을 방치케 함으로써 자칫 화재에 경보를 발하지 못해 본인 가족은 물론 위층 가족까지 위험에 빠트릴 수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소방시설점검 입찰 시 무조건 최저가로 하는 것은 부실점검을 초래하게 돼 소방시설의 완벽한 유지관리에 하자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소방점검내역과 이를 확인하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화재는 잠시 방심하는 순간 소리 없이 다가와 여러분을 위험에 빠트립니다.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원인적 요소인 전기, 가스, 담뱃불을 비롯해 소방시설의 철저한 관리로 행복한 가정을 지켜 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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