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국대학교 건축대학 주거환경학 전공 강 순 주 교수


 

지난여름 주택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으로 인해 공동주택 관리는 새로운 전환을 맞는 분위기다. 개정된 주택법령뿐만 아니라 각 지자체의 공동주택 표준관리규약 준칙에서도 입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공동체 문화 형성을 주된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커뮤니티의 중요성은 날로 부각되고 있으며 이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따라 개별 단지의 공동체 문화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사회·문화적으로 공동체 문화 형성에 관심이 쏠려 있는 지금, 발전적이고 올바른 커뮤니티의 활용은 앞으로 공동주택 관리의 가장 중요한 문제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동체 문화 형성과 이에 필요한 커뮤니티 활성화에 대해 건국대학교 건축대학 주거환경학 전공 강순주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올해 개정된 주택법령과 지역별 공동주택 표준관리규약 준칙을 보면 입주민의 참여가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입주민이 적극적으로 공동주택 관리 및 공동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했으면 하는 사항이 있다면?

관리사무소장, 입주자대표회의가 이번에 개정된 법령과 준칙에 의거해 아파트마다 새롭게 규약을 개정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번의 제반 법령 시행을 계기로 아파트 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조직들의 새로운 마음가짐과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아파트 관리에 관련한 관리주체, 입대의, 위탁회사, 지자체, 정부 등은 공동체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활성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런 노력이 있어야만 효율적이고 적절한 공동주택 관리가 이뤄질 수 있음을 인식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개발하는데 박차를 가했으면 합니다.
프로그램을 기획하는데 있어 단지의 물리적 특성과 거주자 특성 등을 새로 점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필요시에는 간단한 설문조사를 통해 아파트 단지 입주민의 관리의식과 공동체활동 요구를 파악해 프로그램 기획에 반영해야 개별 단지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기획방법에 대해 잘 모를 경우 최근 서울시가 개소한 공동주택상담실에서 매주 금요일 전문가가 상담에 응하고 있으므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서울 송파구에서 공동주택 관리포럼을 구성해 지난 9월 말경 1차 포럼을 연 것으로 알고 있다. 포럼에서 나왔던 입주민의 의견은?

1차 포럼은 입주민들이 많이 참석했다기보다는 전문위원 7명과 일반위원 9명이 패널로 참석해 전문위원 주제발표와 토론을 들은 후 일반패널에서 의견 및 질의의 형식을 갖췄습니다.
패널의 의견으로는 각 단지에서 규약을 개정할 때 문의할 사항 등에 대해 전문위원들의 자문을 많이 받고 싶어했으며 현재 입대의 운영이 아주 잘 되고 있는 사례를 예시하는 등 제 느낌으로 비교적 송파구의 경우 공동주택 관리가 잘 운영되고 있다고 생각됐습니다.
전문위원의 공통된 의견으로는 주택법에서 관리주체를 주택관리업자로 규정하고 있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즉 관리주체는 의결주체인 입대의와 집행주체인 주택관리업자로 규정해야 입주민이 적극적으로 관리의 주인임을 인식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서울시에서 공동주택과 관련해 추진하고 있는 많은 과제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면? 그리고 그 과제들을 완성하기 위해 서울시와 공동주택 관리 관계자들이 갖춰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우선 서울시의 이번 공동주택 관리 관련 과제들은 매우 의욕적이고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범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 공동주택상담실의 운영에 대한 홍보를 확대하고 운영상황과 그 결과를 모니터링해 상담문제 유형별 사례집을 만들고 연구용역 등을 통해 매뉴얼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서울시에서 추진하는 의욕적인 활동을 풍요로운 결실로 만들려면 보다 유효한 정책방안들을 모색해 시스템이 잘 갖춰질 수 있게 하는 사후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리고 현재는 상담실의 전문위원들이 실비로 자원봉사의 성격으로 상담에 응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촉탁공무원의 형태로 서울시가 채용해 관리 작업에 중점적으로 작업하고 결과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 인구의 과반수가 공동주택에서 거주하고 있는 지금 공동주택에 주거하고 있는 입주민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앞으로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한다면?

우선 입주민의 주거에 대한 가치관,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동주택을 사유자산이 아니라 공적자산이라고 생각하는 의식 전환이 주거환경 개선과 공동체 문화 형성에 밑바탕이 될 것입니다.
우리 단지만 잘 관리해 가치상승을 이루면 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우리 단지가 잘 관리돼야 우리 지역환경이 좋아지고 그럼으로써 지역가치가 상승하고 더 나아가 우리나라 주거환경의 질이 높아진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삶을 개인과 가족에 한정하지 말고 이웃과 지역이라는 넓은 범주로 확산시켜 나 이외의 타인과 함께 협력하고 양보하고 배려해 나누는 삶으로 전환한다면 따뜻하고 풍요로운 공동주택 문화가 이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사)한국주거학회 차기 회장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주거학회를 이끌어 나갈 계획은?

주거학회는 올해로 21주년을 맞이하고 있으며 회원은 주거, 건축, 도시, 디자인 관련 전문가 1,500여명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주거환경 학문의 성격이 복합적이듯 학회의 인적 인프라도 다양한 분야로 구성돼 있습니다.
저는 그동안 역대 회장님들이 기반을 잘 마련해주셨기에 우선 회원들과의 소통과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것입니다. 정보 및 학술교류를 증진시키기 위한 위원회 활동을 활성화시켜 학술적 결과뿐만 아니라 실제 일반인들의 주거환경증진 교육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매뉴얼 개발을 시도하려고 합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주민이 스스로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학회가 마련하고 주거복지를 실현하는 토대를 하나하나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일본 및 외국의 관련 학회와의 학술문화 교류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미래 사회의 주거문화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정부 및 지자체의 주거관련 정책입안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실질적으로 주거환경을 만들어 가는 주거 및 건축업계와도 협력관계를 유지해 우리나라의 바람직한 미래 주거환경 만들기에 학회가 일익을 담당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주거학회는 앞으로 학술적, 정책적으로 우리나라 주거환경을 선도해나가는 역할을 맡을 것입니다. 그리고 교육과 상담을 통한 사회봉사적 활동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 입주민에게 도움이 되는 학회가 될 것입니다.
 
 
 
▲끝으로 전반적인 주거문화와 공동체 문화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제언은?

공동체 문화 발전을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주거문화 만들기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속가능한 주거환경의 기본 요소는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휴먼웨어가 필요합니다.
하드웨어는 주택, 지역이라는 물리적 환경을 말하며 이를 만드는 사업주체, 건설업체는 공동주택 설계 및 기획 단계에서 관리에 대한 배려와 장수명화를 목적으로 친환경적인 물리적 조건 정비가 우선시 돼야 한다는 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소프트웨어는 하드웨어를 활성화시키고 잘 유지하기 위해 공동체규범, 커뮤니케이션 능력 강화, 커뮤니티 활성화 프로그램 개발과 이것들에 대한 효율적인 운영관리 방법들을 잘 모색해 단지와 지역 특성에 맞게 적용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휴먼웨어는 하드웨어에 사는 주민, 이를 관리하는 관리조직, 또는 이를 지원하는 행정기관을 말하는 것으로 주민은 주거와 지역에 대한 관심과 거주 의식, 친환경 의식을 높여야 합니다. 관리자는 자질과 능력을 향상시키고 리더십을 발휘해 입주민, 관리회사, 지자체와의 상호 협력체제를 이뤄내는 휴먼네트워크를 이뤄나가야 합니다. 또 행정기관은 미래사회를 내다보고 현재의 주거문제를 잘 파악해 주거문화 발전을 위해 지원할 수 있는 정책 개발 등을 끊임없이 연구해야 할 것입니다.
이제 저출산 고령사회를 맞이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주거환경은 선진국의 예처럼 개인, 가족 중심에서 이웃과의 네트워크를 중시하는 사회로 이양될 것입니다. 여기에 중요시되는 것은 커뮤니티와 커뮤니케이션이 아닐까 합니다. 이들의 중요성을 배려하는 주거환경 만들기가 요구되는 시점입니다.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