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수소방서 음 두 호 서장

 
 
 잘못된 주차가 내 이웃의 생명과 재산 위협할 수 있어


 


 마라톤대회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광경, 그것은 연두색 옷에 119 깃발을 들고 달리는 중년의 음두호 서장의 모습이다. 하프 또는 풀코스를 후미 쪽에서 달리며 힘들어하는 마라토너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면서 끝까지 완주하도록 유도하는 마라톤 마니아로서의 임무를 다하는 그 모습에서 우리는 훈훈한 정을 느낀다.
 스포츠 마니아로 마라톤은 물론 테니스, 배구 등 운동을 좋아해 직원들과 항상 함께 하는 서장님으로 정평이 나 있는 여수소방서 음두호 서장을 만났다.
 
 
 
 
 
 

 ◈소방전문가로서 여수지역의 특성은?
 
 여수는 시가지와 국가산업단지 더불어 도서지역이 산재한 복합도시로서 어느 한쪽에도 치우칠 수 없는 지역적 특성이 강한 도시다.
 국가산업단지 관리를 위해 여수소방서에는 산업안전계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설치돼 있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를 앞두고 소방서와 시청, 노동청 등 행정기관에서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업무를 철저히 하고 있으며,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각 회사에서는 환경안전팀을 둬 소방기능점검과 작동점검은 물론 매월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등 화재 및 재난사고 예방업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도서지역은 남면과 삼산면에 지역대 1개대를 배치하고 소방인력이 적은 곳에는 의용소방대가 소방업무를 전담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하게 된 배경은?
 
 인력과 장비가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화재 건수가 증가함에 따라 인명과 재산피해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소방방재청에서 5개년 계획을 세워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했으며 올해 2010년이 화재와의 전쟁 원년의 해다.
 올해 화재로 인한 사망률 10% 저감과 함께 자율 방화관리능력 향상으로 자기책임성을 강화하고 소방작전과 전술 재정립을 통한 인명 피해 최소화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소방 3요소의 현대화 및 전문화를 추진하고 현장 구명률 제고를 위한 구조·구급대원 정예화에 힘써 현장대응 역량강화에 노력할 것이다.
 
 
 
 ◈주택의 화재가 30%를 상회하는 이유와 대책은?
 
 단독주택의 화재발생이 가장 심각한 사항이며 독거노인 주택과 면단위 시골부락의 주택, 거동불편자가 거주하는 주택에서 화재가 빈번히 일어나고 있다. 주택화재의 최다원인은 음식물조리 중 화기취급자의 부주의로 인한 것이다.
 공동주택을 포함한 주거시설의 화재안전 대책은 매월 동사무소 통·반장 회의 시 주택 화재예방에 관한 홍보를 실시하고 단독경보형 감지기 설치 권장 및 대피요령 팸플릿 6,000매를 배부할 예정이다.
 또 의용소방대(기술지원대)가 주택에 무료 점검을 추진해 안전기 교체를 실시했고, 취약계층 돌보미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파트 경비원들의 초기화재 진압 훈련을 연중 실시하고 있다.
 
 
 
 ◈각 아파트별로 초기 진화를 위한 소화기 사용법 및 공기안전매트 설치 등에 대해 소방파출소에서 훈련을 하고 있는데 공기안전매트를 권장하는지?


 제품의 안정성에 의문이 있을 뿐만 아니라 현재 아파트 화단과 보도블럭, 주차된 차량 등을 감안할 때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아파트에서는 화재발생 시 소화기와 옥내소화전 등을 활용해 초기진화에 힘써주는 한편 소방차 진입이 원활하도록 소방차로 확보에 힘써주길 바란다.
 여수소방서에서는 아파트에서 화재발생 시 인명구조를 위한 획기적인 방안을 연구하고자 인명구조방안 연구팀을 신설해 운영 중에 있는데 곧 좋은 방안들이 나오리라 믿는다.
 
 
 
 ◈주택관리사들에게 당부 말씀이 있다면?
 
 도시가스 검침이나 주차 위반, 관리비 체납 등에 대해서만 정기적으로 방송하지 말고 화재예방을 위해서도 정기적으로 방송을 통해 홍보를 해줬으면 좋겠다.
 관리사무소 측에서 하는 것도 좋지만 가급적 여수소방서 직원들이 본인이 사는 아파트는 분기에 한번씩이라도 직접 입주민에게 방송을 통해 화재예방과 화재발생 시 대처요령 등을 안내한다면 효과가 극대화되지 않을까 싶다.
 아울러 초기진화는 상당히 중요하다. 그러기에 주택관리사 등 아파트 책임자들은 직원들과 입주민들에게 초기진화 요령 등을 항상 숙지의무가 있음을 명심하고 실행에 옮겨 줬으면 고맙겠다.
 
 
 
 ◈화재방어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최우수상 수상을 축하하며 사례 발표 내용을 소개한다면?
 
▲화재방어 우수사례 발표회에서 최우수상 수상
 지난해 12월에 발생한 향일암 화재사고를 다뤘다.
 전국의 해돋이 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는 향일암의 대웅전과 종각, 종무소 등 3개동이 소실됐지만 삼성각 등 다른 곳으로 연소가 확대되는 것은 잘 막았다.
 선착대는 중형펌프차의 진입이 곤란하자 주민의 1톤 트럭을 빌려 동력펌프를 싣고 올라가 저수조를 점령해 인접 삼성각의 연소 확대를 방지했고 소형펌프차는 적정한 위치를 잡아 중계급수로 진화용수를 확보했다.
 또 호스전개 장소가 험난하고 거리가 멀었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총 38본을 연결해 혼신을 다한 급수 중계로 진화했다.
 대웅전 앞마당 아래가 절벽임에도 위험을 무릅쓰고 통과해 종각의 완전연소를 막아 종의 원형이 유지되도록 했다. 또 연소저지선 구축으로 산림으로 화재가 확대되는 것을 방지했다.
 
 
 
 ◈아파트 시공사에 바라는 사항이 있다면?
 
 아파트 시공 시 설치하는 차광막에서 여러 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을 목격한 바 있다.
 건설 현장에서 안전준칙을 잘 지켜줬으면 좋겠다. 또한 쾌적한 삶을 추구한다는 이유를 들어 발코니를 없애고 거실을 확장하는 행위는 자살을 유도하는 행위로 간주하고 싶다. 최소한의 발코니 공간을 확보해 줄 것을 주문하고 싶다.
또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보이면 누구나 이성을 잃고 우왕좌왕하게 된다.
 그러나 침실문의 손잡이를 열면 밖으로 열리는 것이 아니라 안쪽으로 열리게 돼 있는데 위급한 순간에는 당황하게 되므로 현관문처럼 손잡이를 열 경우 밖으로 열리게 해 줬으면 좋겠다.
 
 
 
 ◈공동주택 입주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날로 고층화, 대형화, 세련화돼 가는 공동주택을 보면서 흐뭇함도 있지만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낮보다는 밤에 화재 발생률이 높은데 8시 이후가 되면 아파트 주차장은 만원을 이뤄 지정된 주차공간이 아닌 모서리 등에 주차를 한 차량들로 붐비고 소방차 전용구역이라고 주차공간이 마련돼 있지만 운전자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주차를 하고 자리를 뜬다.
 나의 잘못된 주차로 인해 소중한 내 이웃의 생명과 재산이 피해볼 수 있다는 생각을 어찌 못하는지 매우 안타까울 뿐이다.
 화재는 나에게도 생길 수 있는 사고라는 점을 명심하고 항상 화재에 대비하는 마음으로 소화기를 눈에 잘 띄는 곳에 비치하고 소방차 진입에 방해가 되도록 주차하는 일을 삼가주면 좋겠다.
 또 문을 열어 달라던가 조금 아픈데 병원에 데려다 달라고 전화하는 등 위급한 상황이 아닐 때는 119 사용을 자제해 주기 바란다.
 참고로 여수소방서 차량에는 블랙박스를 설치해 소방차량 출동 시 통행에 불편을 주거나 의도적으로 통행의 흐름을 방해하는 차량에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방화관리자 업무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업무이니 만큼 주택관리사들의 소신 있는 소방활동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