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YMCA 서 정 근 이사



 오늘날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주거형태가 오래전부터 아파트로 변모돼 왔음에 이의를 제기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아파트 주거문화가 본격적으로 확산돼 보급되면서 사회적으로 아파트 문화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시기라고 할 수 있는 1995년경부터 수원YMCA는 아파트 건설의 하자와 부실에 대한 문제 제기 및 개선방안을 찾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또 아파트 관리비에 관심을 갖고 1998년부터 2006년까지 수원지역 아파트 관리비 실태를 매년 조사한 후 비교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 발표함으로써 투명한 아파트 관리비 사용문화 정착에 기여해왔다. 뿐만 아니라 1997년부터 경기도 주최로 진행하는 ‘공동주택 관리 우수단지 선정 사업’에 2001년부터 2009년까지 평가위원으로 참여해 활동해왔다.
 이렇듯 수원YMCA가 아파트와 관련된 문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활동해온 족적에는 서정근 이사의 발자취도 함께하고 있다. 수원YMCA에서 시민사업위원장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서 이사를 만나 최근 ‘수원시 에너지절약실천 녹색아파트 우수 사례집’ 발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에너지절약실천 녹색아파트 우수 사례집의 발간 취지는?

 이번 에너지절약 녹색아파트 선정 사업은 수원에서 2009년 10월 20일부터 23일까지 개최된 제3회 녹색구매 세계대회가 계기가 됐다.
 수원시는 2004년 제1회 일본 센다이, 2006년 제2회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이어 세 번째로 개최한 녹색구매 세계대회, 즉 지속가능한 생산소비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전 세계 공공기관, 기업, 소비자(NGO), 전문가가 한자리에 모여 진행되는 ‘기후변화를 극복하기 위한 녹색구매 세계대회’를 개최했다.
 이후 에너지절약을 위한 방안을 모색하던 중 수원지역 주민의 70% 이상이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 부문에서의 에너지절약 사례를 모으고 이를 통한 구체적인 방안을 찾기 위해 공모사업 및 에너지절약실천 녹색아파트 우수 사례집을 발간하게 된 것이다.
 
 
 
 #우수 사례집에 소개된 아파트들은 어떤 절차를 거쳐 선정됐는가?

 지난 2월 초에 기획을 시작하고 관련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응모한 아파트들을 대상으로 서류심사를 실시했다. 서류심사는 공정함을 밑바탕으로 녹색아파트로 선정되지 못한 아파트의 정보 보호 차원에서 아파트 단지명 등을 비공개로 진행했다.
 심사위원은 각 단지별로 제출된 서류를 검토해 배점 기준 범위에서 점수를 부여하고 이를 종합해 순위를 정하는 방법으로 1차적으로 5개 단지를 선정했다.
 2차로 아파트 단지를 방문해 서류로 제출된 제반 내용에 대한 진위여부와 실천 내용 등을 확인하고 통일된 기준에 의한 점수를 부여해 최종 5개 단지를 녹색아파트로 선정했다.
 
 

 #우수아파트 선정을 위한 공모 과정에서 애로점은 없었는가?

 먼저 공모에 응모할 기간이 촉박해 보다 많은 아파트에서 참여하지 못했다. 수원지역 200여개 아파트 가운데 에너지 절감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거나 에너지 절감 결과가 우수한 단지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이들 아파트가 참여하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평가항목을 정하는 문제와 평가방법, 배점기준 등을 정하는 부분에서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 가운데 ‘에너지사용량 현황 및 절감 현황’이라는 항목에서는 전기, 수도, 난방비를 절감한 양에 따라 점수를 부여할 것인지, 사용량 절감에 따라 점수를 부여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진통이 있었다. 이러한 방안을 두고 평가위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협의한 결과 공모에 응모한 단지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량을 줄인 단지에 최고점인 40점을 부여하고 가장 적게 줄인 단지에 기본점수 20점을 부여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이로 인해 에너지 절감을 위한 노력이나 활동 등의 방면에서는 좋은 점수를 획득했지만 실제 에너지 사용량을 줄이지 못한 아파트는 선정에서 제외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에너지절약을 위한 기기 및 시설도입 시행’이라는 항목은 에너지절약을 위한 기기의 설치 유무 등의 확인이 필요한 사항으로 설치여부에 따라 최고점수 20점을 부여하기로 결정했으며, ‘에너지절약을 위한 활동 참여도’에서는 실제 활동의 실천여부를 확인해 최고점수 배점을 20점으로 했다. 이밖에도 ‘기타 에너지 절감을 위한 활동’이라는 항목은 20점을 배점한 서술형 항목으로 응모한 단지별로 서술한 내용을 평가위원들이 각기 판단해 배점 범위 내에서 점수를 부여하고 이를 평균해 순위를 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선정된 우수아파트들의 특징적인 면을 꼽는다면?

 공모에 응모한 대부분의 아파트 단지가 에너지절약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지에서 공동전기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지하주차장이나 계단, 복도, 가로등 등의 시설을 에너지 절감을 위한 고효율기기로 교체하는 노력 등으로 전기요금을 절약하고 있었다. 일부 아파트는 정부의 에너지절약을 위한 지원제도에 참여해 정부의 지원으로 조명기기를 고효율 기기로 교체하는 등의 노력으로 입주민들의 비용부담을 경감시키고 있었던 사례도 특이할만한 사항이었다.
 실례로 경기 수원시 평동 소재 동남아파트는 지난해부터 수원시에서 실시하고 있는 탄소포인트제에 가입해 2009년 7월부터 12월까지 에너지절감 실적에 따라 약 590만원의 탄소포인트 장려금을 받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경기 수원시 권선동 소재 현대아파트는 지역난방으로 세대 난방배관을 청소하는 작업을 관리사무소가 자체적으로 실시해 입주민들의 비용절감과 에너지사용량 절감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례집 발간이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미칠 영향을 예상한다면?

 수원시 에너지절약실천 녹색아파트 우수 사례집 발간을 통해 직접적으로 에너지 절감에 기여하고 있는 아파트의 관리주체나 입주자대표들이 관심을 갖고 해당 아파트의 에너지 절감 노력이나 활동 등을 전반적으로 재점검을 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함께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입주민 모두가 에너지 절감운동에 동참할 수 있도록 각종 제반정보를 입주민들에게 제공하는 등의 노력을 밑바탕으로 입주민 스스로가 에너지 절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의식을 개선하는 등 생활 습관을 바꾸는 운동으로 전개되길 바란다..
 
 
 
 #향후에도 아파트 등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한 활동 계획이 있는가?

 수원YMCA는 저탄소 지속가능한 녹색도시를 만들기 위해 아파트 입주민들과 여러 가지 실천 활동을 해오고 있다. 자전거 타기운동, 자전거 수리교육, 자전거 안전교실 등 에너지 저감을 실천할 수 있는 자전거 관련 운동, 어린이와 청소년을 대상으로 에너지교육을 실시할 수 있는 에너지 체험학습장의 설치 및 운영, 아파트 입주민들과 함께하는 벼룩시장, 어린이 캠프 등 저탄소 생활실천 행사 등을 전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이다. 더불어 현재 각 아파트 단지에서 버려지는 자전거를 수거해 이를 재생,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한국아파트신문사에 한 말씀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70% 이상이 아파트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연령층으로 봐도 노년층보다는 젊은 층이 더 많을 것이다. 이런 현실에서 아파트 입주민들이 갖는 에너지절약에 대한 의식수준, 특히 젊은 층의 생활습관이 변화돼야 한다.
 우리 문화는 편리함에 너무 익숙해져 있다. 이런 문화를 에너지절약형 생활습관 문화로 바꾸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겨울철 내복 입기 실천으로 실내온도 1도 낮추기 운동에 동참하거나 가까운 거리는 걷거나 자전거를 이용한다면 에너지절약과 함께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듯 생활 속 작은 실천으로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적지 않을 것이며, 우리들의 생활습관을 바꾸는 운동이 전개돼야 한다.
 이런 운동에 한국아파트신문의 역할이 크다고 본다. 지금까지도 관심을 갖고 나름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고 여겨지지만, 현재에 만족하지 말고 보다 적극적인 방법으로 왕성한 활동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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