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 모 아파트 경비원이 혈액암으로 단지를 떠나게 되자 입주민들이 성금 1000만 원을 전달했다. (왼쪽)성금 전달 공지문과 경비원의 손편지.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경기 수원 모 주상복합아파트 경비원이 혈액암으로 단지를 떠나게 되자 입주민들이 성금 1000만 원을 전달했다. (왼쪽)성금 전달 공지문과 경비원의 손편지.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아파트 경비원이 암 진단을 받고 8년 동안 근무하던 단지를 떠나게 되자 입주민들이 일주일 만에 성금 1000만 원을 모아 전달했다.

경기 수원시 영통하우스토리 운영위원회는 지난달 22일 아파트 승강기 등에 한 안내문을 게시했다. 안내문에는 “2016년부터 오랜 시간 우리 아파트를 위해 애써주신 보안대원 A씨가 최근 혈액암 진단으로 항암치료를 위해 2월까지 근무하게 됐다”며 “A씨의 쾌유를 기원하며 힘든 시기에 도움의 손길로 희망을 드리고자 한다”는 내용과 함께 모금 행사 일정을 공지했다.

모금 행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진행됐다. 성금은 총 1000만 원이 모였다. 100만 원을 낸 세대도 두 곳이나 됐다. 이후 4일 아파트 측은 A씨에게 성금을 전달하는 사진이 담긴 새로운 안내문을 게재했다. 이 아파트 운영위원회는 “많은 분이 생활문화지원실을 통해, 휴일·야간에는 A씨에게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격려의 마음을 모아줬으며 모인 성금은 A씨에게 전달했다”며 “다시 한번 입주민 여러분의 따뜻한 격려와 성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A씨가 직접 입주민들에게 쓴 손편지도 게시됐다. 편지에서 A씨는 “2016년 2월 25일 첫 근무를 시작으로 8년 동안 많은 분의 사랑을 받았던 저로서는 뜻하지 않게 퇴직하게 된 현실이 믿기지 않을 뿐”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그동안 근무하면서 내심 저의 마지막 직장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치료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그만두게 됐다”며 “많은 분이 격려와 성원을 해주신 것처럼 치료 잘 받고 완쾌해서 건강한 모습으로 안부 인사를 드릴 것”이라고 아쉬운 마음과 함께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태헌 운영위원회 총무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A씨가 암에 걸렸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며 “오랫동안 근무한 A씨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성금 모금 행사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단지는 98세대로 크지 않아 보안대원들과 교류가 잦은데, A씨의 평소 인품이 좋아 예상보다 많은 성금이 모였다”면서 “A씨가 하루빨리 쾌차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오세진 관리사무소장은 “단지 로비 앞에서 근무하던 A씨는 입주민들로부터 겸손하고 성실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며 “입주민과 관리직원 간의 유대감과 공동체 의식이 잘 드러난 이번 모금 행사를 통해 한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소식은 4일 이 아파트를 방문했던 배달원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배달하다가 본 수원의 명품 아파트’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90여 세대에서 1000만 원이 모이다니”, “진짜 명품 아파트다. 입주민들은 복 많이 받으시고 보안대원은 꼭 쾌차하시길”, “입주민들의 마음이 참 곱다” 등 훈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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