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한 아파트 입주자대표가 중고거래앱을 통한 낙엽 처리와 자체공사로 관리비를 대폭 줄였다는 글이 온라인에 올라오자 해당 대표를 칭찬하는 반응과 직원에 대한 갑질이라는 반응이 엇갈렸다.

9일 A씨가 “이번 아파트 대표가 아파트 운영에 인생을 걸었나 봄”이라며 쓴 SNS 글이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다. 2022년에는 낙엽 처리를 위해 폐기물 처리업체에 의뢰해 66만 원의 비용이 발생했지만 지난해에는 중고거래앱 당근을 통해 농장을 운영하는 사람에게 의뢰해 무상으로 처리할 수 있었다는 내용이다.

A씨는 이 아파트는 단지 내 도로선 페인트칠을 업체에 의뢰하지 않고 자체공사를 해 2022년에 발생한 공사비 660만 원을 지난해 페인트 비용 66만 원으로 90% 절감했다고도 전했다.

이 글이 전 커뮤니티로 퍼지자 네티즌들은 “대표를 잘 뽑았다”, “우리 아파트는 돈을 더 쓰려고 난리인데 이 아파트가 부럽다”는 등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를 칭찬하는 반응을 쏟아냈다.

반면 비용 절감을 위한 노력이 관리직원에게는 갑질일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낙엽 처리를 업체에 맡기면 간편한데 관리비 절감을 위해 경비원 등이 낙엽을 모으면서 섞인 쓰레기를 분리하는 업무까지 하게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다. 또 페인트칠을 관리직원이 했을 텐데 전문가가 아니어서 공사 내내 민원에 시달렸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 네티즌은 “관리비를 아낀다는 명목으로 직원들만 고생하면 과연 누구를 위한 일인지 모르겠다. 저 작업을 위해 추가업무를 한 직원들만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또 환경부 관계자가 “폐기물 배출자와 농장주가 폐기물관리법에 따라 폐기물 처리 신고를 했다면 문제되지 않지만 폐기물을 온라인상에서 거래하는 것은 위법 소지가 있다”고 설명해 해당 아파트의 사례를 좋은 사례로 보기에도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직원 노력에도 복지 줄인 사연 주목

A씨의 글이 화제가 된 당일 공동주택 관리종사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는 “이렇게 해주면 벌어지는 일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자신을 관리과장이라고 소개한 작성자 B씨는 “텃밭 폐기물 처리비용을 줄이기 위해 잔가지파쇄기를 구입했는데 절약 효과는 좋았으나 이후 파쇄를 요구하는 폐기물 종류가 늘고 파쇄 횟수도 늘리라며 닦달하더라”라고 사례를 소개했다. B씨는 이어 “입주민들은 종량제 봉투값을 아끼겠다며 파쇄해야 할 폐기물에 개인 쓰레기까지 버려 분류하기 바쁘다”며 “과장 일이 늘어나는 판국에 죽을 맛”이라고 덧붙였다.

B씨는 글 마지막에 관리비 절감의 결과를 나열하며 자신은 퇴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B씨가 밝힌 결과에는 △예산안에서 직원 명절 선물비용 삭제 △소장 업무추진비 삭제 △관리주체 수의계약하지 않고 입찰 적격으로 진행 △한국전력 검침수당 관리비로 환수가 적혀 있었다.

해당 글에 동료 관리종사자들은 “누구를 위한 관리비 절감인지”, “이제 당근에 낙엽 팔려고 직원들이 고생하겠다”, “갈수록 저런 행태가 늘어나니 관리사무소 근무자들은 늪에 빠지는 것 같다”고 분개하며 B씨를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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