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는 높고 넓은 아파트들이 위세를 떨치며 하늘로 치솟아 마천루와 함께 국제적인 도시를 이룬다. 격조 높은 아파트와 그 가치에 어울리게 아파트 명칭 또한 세련되고 다채롭다. 열 글자가 넘는 기다란 아파트 이름은 한 번 들어서는 그 명칭을 다 이해하기 어렵다. 그런데도 송도 사람들은 이러한 도시적인 환경에 잘 적응한다. 

그 가운데 입주민들에게 강한 자긍심을 심어주는 고품격 주상복합건물이 하나 있다. 아파트, 오피스텔, 사무실과 상가가 1개 동으로 이뤄졌고 이들 2개 동을 합하면 하나의 단지가 된다. 단지 4개를 복합하면 전체 관리단지가 되는데 관리사무소는 하나로 통합 운영되고 있다. 관리비 절감을 위해 애쓴 입주민들의 부단한 노력의 결과다. 물론 비용 지출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래서 관리주체는 관리비 운영에 대해 전반적인 사항을 검토하고 더 많은 대안을 강구 한다.

입주민들은 달리는 말에 채찍질하듯 관리비 절감을 위해 애쓰는 관리주체에 더 많은 방안을 요구한다. 관리주체는 수선유지비 등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와 동시에 일부 입주민이 관리사무소에 “단지 내 공원 이용 시 외등이 소등돼 어둡다”는 민원을 제기했다. 관리주체는 망설임 없이 외등의 불량 램프를 교체하기로 했다. 전기료 절감을 위해 외등 조도는 기존보다 50% 이하로 낮추고, 독일산 고가 램프는 국산용 LED 전구로 교체하고, 가격은 90% 정도에 구입하기로 했다.

우리 주상복합단지의 지상에는 작고 아담한 공원이 두 군데 조성돼 있다. 아파트와 오피스텔 건물 2층에는 입주민을 위한 P층 공원이 꾸며져 있다. 잘 다듬은 공원도 밤이 되면 어둠 속에 잠긴다. 환하게 불 밝히며 서 있어야 할 외등도 수명을 다한 듯 깊이 잠이 들어있다. 

외등은 디자인이 심플하고 재질은 고급스럽다. 외등 램프 세트는 외국산이고 종류는 다섯 가지다. 램프를 사용한 지 벌써 10년이 훌쩍 넘었다. 오랜 비바람을 견뎌 온 외등은 노후화로 부식이 진행 중이다. 전기료 절감을 위해 격등 제어하는 데 점멸이 안 되고 소등도 통일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입주민들의 불만이 제기된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입주민들은 “공원 이용자가 많지 않은데 왜 밤새 외등을 켜두냐”거나 “관리비가 많이 나간다”고 언성을 높인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공원 외등을 두고 누군가는 공원을 환하게 밝혀 달라고 한다. 또 다른 누군가는 공원 이용자가 없으니 전기료 아깝다며 불을 꺼 달라고 한다. 이 같은 다양한 민원을 수렴해 매월 개최되는 관리단 정기회의에 안건으로 상정한다. 관리인들은 외등 램프를 교체하되 격등으로 점등되도록 심의 의결했다. 

관리단 의결 절차를 거쳐 관리주체는 램프 교체 작업을 진행한다. 우선 소등된 외등을 파악했다. 1층 공원에 60개, P층 공원도 60개였다. 램프가 불량인지, 격등 제어 소등의 결과인지 확인이 필요했다. 제품 모델 및 규격도 조사했다. 램프 제조사까지 확인했다. 개당 구매가를 산출해보고 전체 수량 가격도 산정해봤다. 안정기와 할로겐 램프의 1세트 가격은 10만 원 정도다. 소등된 램프 120개를 교체하면 1200만 원의 비용이 지출된다. 비용이 너무 크다.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국산용 LED 램프 60W는 5000원, 전구 소켓은 4000원이었다. 전체 수량 120개를 곱해도 겨우 108만 원 정도다. 기존제품 가격과는 1092만 원의 차이가 난다. 가격 차이가 커 국산으로 교체하면 관리비 절감 효과도 클 것이다. 직원들이 외등 내부의 기존제품을 철거하고 국내산 LED 전구와 소켓을 장착했다. 

준비된 LED 램프 교체 작업을 완료하고 점등 테스트를 했다. 투입 전압은 219.7V로 전압강하를 감안하면 정격전압이다. 램프는 정상적으로 점등됐다. 나머지 수량도 교체하기로 하고 제품 구입을 서둘렀다. 

외등 램프 개조 작업을 통해 1000만 원 정도를 절감하고 공원 내 전기료도 기존 사용량보다 30% 이상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시설물 점검 후 자체 보수가 가능한가를 실무 직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는다면 관리비 절감을 실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