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과 기다림’ 필요하다지만
대주관 신입교육 강화 바람직

제26회 주택관리사보 합격자들은 합격의 기쁨을 즐기는 것도 잠시뿐이라고 말한다. 곧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위탁관리회사들은 12월 합격자 발표가 나기도 전에 공개채용을 시작했다. 마음이 급해진 합격자들은 부랴부랴 이력서를 준비하고 자기소개서를 작성한다. 일부 회사는 면접 때 발표할 프레젠테이션 자료와 대본도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만큼 긴장이 높아진다. 배운 대로 한다지만 불안하기만 하다.

최근 대한주택관리사협회의 각 시도회가 진행한 합격자 실무교육에서 참가자들은 “앞으로 취업이 걱정된다”고 입을 모았다. 한 70대 합격자는 나이 때문에 공채에서 떨어질 것 같다며 두려움을 전했다. 실제로 많은 위탁사가 젊어지는 동대표 연령대에 맞춰 40대 합격자를 선호한다고 말한다. 관리시스템이 스마트화되고 문서도 전자화하니 새로운 시스템에 바로 적응할 수 있는 젊은 인재를 요구한다. 

50대의 모 합격자는 선배 주택관리사에게 “정년까지 기다리면 늦을 것 같은데 지금 다니는 직장을 그만둘지 고민된다”고 털어놨다. 60대 신입은 이전 경력, 학력이 뛰어나거나 면접이 아주 성공적으로 합격할 수 있다는 소문이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제26회 주택관리사보 합격자는 50대가 48%로 가장 많고 그다음이 40대(27%), 60대(18%)였다. 합격자의 60% 이상이 나이가 취업에 장애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셈이다.

선배 주택관리사들은 “역량을 키우면서 기다리면 나에게 맞는 자리가 눈에 보일 것”이라며 후배들을 위로한다. 80대 관리사무소장이 건재하고 나이를 불문하고 신입 소장을 받아들이는 곳도 있다는 말을 덧붙인다. 선배들은 위탁사 공채로 들어가 배치까지 오랜 기간 대기만 했던 경험도 털어놓는다. 멘토 선배의 조언을 듣고 여러 아파트에 이력서를 넣어 6개월 만에 취업한 경험담도 전달한다. 소방안전관리자, 전기안전관리자 등 자격을 따 경쟁력을 키우고 대주관 교육을 꼬박꼬박 들어 역량을 강화하라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새내기 주택관리사보가 첫 취업을 위해 필요한 것은 배움과 기다림이라고 한다. 당장 취업을 위해 너무 많은 곳에 면접을 보러 다니고 선배들과 인맥을 만들려고 애쓰다 지치면 안 된다고 한다. 빨리 취업하려고 ‘주택관리사보는 1000만 원, 주택관리사는 500만 원’의 급행료를 내는 어리석은 결정은 하지 말아야 한다.

선배 주택관리사들은 후배들이 지치지 않고 앞만 보고 나아갈 수 있도록 길을 닦아줘야 한다. 합격자 OT 및 실무교육 강사로 나선 모 선배 주택관리사는 자신이 멘토 선배로부터 받았던 조언을 갚아주겠다고 나섰다. 본인이 겪었던 불합리한 현실을 후배들은 겪지 않도록 제도개선에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선배 주택관리사도 있었다.

중요한 역할은 대한주택관리사협회가 맡고 있다. 대주관에 가입한 합격자들은 대주관이 협회로서, 선배로서 자신들의 역량 강화와 취업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한다. 그렇기에 멘토·멘티, 인맥 연결 시스템을 만들어 선배들이 신입 합격자를 이끌어주고 시도별 현장 교육을 활성화해달라고 요청한다. 일자리 확대에 대한 기대도 크다.

2024년 1월 임기를 시작하는 하원선 차기 협회장은 앞서 공약을 통해 대주관 교육의 질적 수준 제고, 주택관리사보 선발인원 조절, 업역 확대 등을 약속했다. 대주관이 실시하는 법정 교육 등 각종 교육을 다양화, 세분화해 회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새 지도부는 주택관리사보가 취업하기 어려워 취업 비리, 부당한 요구에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의무관리대상 범위 확대 등 일자리를 늘리겠다는 목표다. 향후 후배 주택관리사가 소신껏 일할 환경조성과 관리문화 발전은 26회 합격자와 1~25회 선배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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