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모 아파트에서 불이 나 대피하던 입주민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 [사진: 서울소방재난본부]
25일 서울 도봉구 방학동 모 아파트에서 불이 나 대피하던 입주민 2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다. [사진: 서울소방재난본부]

성탄절인 25일 새벽 서울 도봉구 한 고층 아파트에서 불이 나 입주민 2명이 사망하고 30명이 다쳤다. 해당 아파트는 소방법이 개정되기 전인 2001년 완공돼 스프링클러를 갖추지 않았고 방화문도 닫혀있지 않은 점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57분경 도봉구 방학동의 23층짜리 아파트 3층에서 화재가 발생했고 불은 위층으로 빠르게 번져 약 4시간이 지난 오전 8시 40분경에야 완전히 잡혔다. 이 집에 살던 70대 부부는 발코니에서 뛰어내려 대피했다.

4층에는 30대 부부가 두 살, 7개월 된 딸과 함께 거주하고 있었다. 아내 A씨는 경비원들이 입주민 대피를 위해 깔아놓은 재활용 포대에 두 살 딸을 던진 뒤 뛰어내려 목숨을 건졌다. 남편 B씨는 7개월 아이를 이불로 감싸 안은 뒤 바닥으로 몸을 던졌고 아이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나 B씨는 머리를 크게 다쳐 결국 숨졌다.

10층에 거주한 C씨는 가족들을 모두 대피시킨 뒤 마지막으로 집을 나섰으나 옥상으로 대피하던 중 연기를 마셔 11층 비상계단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경찰 등은 사고 당시 가스폭발음이 들렸다는 목격자의 진술을 토대로 26일 합동 감식을 시작했고 화재 현장에서 담배꽁초와 라이터를 발견해 화재 원인과의 연관성을 조사 중이다.

◇관리자·입주민 대비 방법

전문가들은 이 아파트는 소방법의 안전 관련 규정이 강화되기 전인 2001년 완공돼 16층 미만 세대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점이 화재 피해를 키웠다고 지적했다. 또 각층 방화문이 제대로 닫혀있지 않아 연기가 위층으로 빠르게 퍼진 점을 피해 확산의 원인으로 꼽았다.

▷관리자의 화재 대비= 이와 관련해 소방청은 아파트 관리자가 소방시설, 피난시설 등 화재 대응시설을 확인한 후 필요한 경우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방화문 차단 등 기본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단지 특성에 맞는 피난가이드를 작성해 입주민들에게 배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방청 관계자는 “연동형 도어체크 설치는 화재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안전매트를 구비하거나 방화문 자동잠금 장치를 설치하면 화재 발생 시 대피에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입주민의 피난= 소방청은 화재가 발생했을 때 무조건 대피하지 말고 반드시 불길과 연기의 확산 추이를 보고 대피해야 한다고 권한다. 잘못 대피할 경우 연기 질식으로 사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피가 가능한 상황에서는 출입문을 닫은 후 계단을 이용해 낮은 자세로 지상층 옥상 등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고 현관 입구 등의 화재로 외부 대피가 어려운 경우 대피공간, 경량칸막이, 하향식 피난구 등이 설치된 곳으로 이동해 대피한다.

대피공간 등이 없는 경우 화염 또는 연기로부터 멀리 이동해 문을 닫고 젖은 수건 등으로 틈새를 막고 119에 구조를 요청한다. 다른 세대에서 불이 났는데 자신의 세대로 화염이나 연기가 들어오지 않는 경우 창문을 닫고 세대 내에서 대기하며 화재 상황을 주시한다. 연기가 들어오지 못하게 창문을 닫는다. 119로 신고하고 안내방송에 따라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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