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틀 무렵 설치레 차려입고 할부지께 세배드리고,
집안사람들 모여 조상님께 차례 지내고
떡국 먹고 강정 먹고 아이들과 제기차기하고
여자애들은 널뛰기, 그네뛰기하고
 
보름엔 새벽에 새 쫓고, 부시럼 깬 후 오곡밥 먹고 
마을 청년들 지신밟기와 풍물놀이, 보름달 떠오르는 
초저녁에는 달집태우기 구경!
논둑 태우기, 연날리기, 썰매 타기, 팽이치기…
정초 한 달은 그렇게
그 추운 겨울이 추운 줄도 모르고 지나간다.
 
꿈 많던 홍안의 소년은 어느 사이
종심(從心)의 언덕을 한참 넘은 
세진(世塵) 속의 백발이 되어있어도
내 저 깊은 속사람은 
그때의 그 아이 그대로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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