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 정원 꾸미기 (8)
블루버드 아기자기하게 꾸미고
아라우카리아로 심플트리 연출
포인세티아엔 ‘붉은 옷’ 입히고

반짝거리는 장식과 캐럴 노랫소리가 길거리를 채워가는 예쁜 겨울이 왔습니다. 설레고 두근거리는 크리스마스 때면 우리는 오너먼트가 달린 화려한 트리를 떠올리지요. 사계절 내내 팬트리 한 켠에 보관하다 꺼낸 트리는 찌그러지거나 망가져서 다시 손을 봐줘야 할 때가 많죠. 크리스마스 시즌이 지나면 다시 철거해야 해서 번거롭기도 합니다. 그냥 두자니 봄이 되도록 거실을 지키게 됩니다. 

트리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지요. 초록으로 가득한 식물집사의 집에는 붉은색만 곁들여줘도 금세 크리스마스 분위기로 물듭니다. 겨울에 어울리는 식물들에 약간의 장식을 곁들여주는 것만으로도 우리 집 식물이 이미 훌륭한 트리(나무)가 돼 주거든요. 혹시 트리를 살까 말까 고민인 식물집사가 있다면 이번 연말은 우리 집 식물에 크리스마스를 입혀 포근한 겨울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블루버드에 작은 오너먼트를 곁들이면 훌륭한 크리스마스트리가 된다.
블루버드에 작은 오너먼트를 곁들이면 훌륭한 크리스마스트리가 된다.

◆블루버드

파랑새의 깃털을 닮았다고 블루버드라고 불리는 이 나무는 비단삼나무라고도 합니다. 블루버드는 뿌리 활착을 잘해 생명력이 짙은 식물이죠. 크리스마스를 맞이해 식물초보들도 들이기 좋은 식물인데요. 눈으로 보기에 거칠어 보이는 이 침엽수의 잎은 실제로 만져보면 깃털과같이 부드러운 촉감이 들고 오묘한 은빛이 납니다. 성인 남자의 키만큼 크게 자랄 수 있지만 자라는 속도는 느려 가정에서도 사계절 푸르른 침엽나무를 즐기기 좋은 식물입니다. 

적절한 햇빛을 받으면 윤이 납니다. 너무 강한 직사광선이나 식물등의 빛은 잎을 하얗게 말려 은빛을 잃게 될 수도 있답니다. 적당히 햇빛을 받으면서 그늘도 함께 질 수 있는 장소가 적절합니다. 

율마처럼 물을 매우 좋아하는 식물이어서 물이 부족하면 갈변되면서 마른 잎이 생깁니다. 그러니 통풍에 신경 쓰며 과습은 주의하되 물은 겉흙이 말라가면 부족함 없이 주는 것이 블루버드를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입니다. 건조에 예민한 블루버드죠. 뜨거운 여름에 물이 쉽게 마르고 강렬한 햇빛에 다소 힘들어합니다. 겨울 월동온도는 영하 3~4도 정도까지는 버텨주니 따뜻한 남부지역에서는 발코니 월동을 시도해 보셔도 좋겠죠.

▷블루버드로 트리 꾸미기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면 마트에서 작은 블루버드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집에 아이들이 있다면 이 귀여운 블루버드에 작은 오너먼트를 곁들여 꾸며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캐럴을 들으며 자신의 책상 위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담당해줄 블루버드 트리를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추억을 선물해 보세요. 살아있는 작은 트리를 책상 위에 올려두고 가만히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도 반짝거리는 기분이 들 거예요.

아라우카리아 트리를 두니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아라우카리아 트리를 두니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아라우카리아

아라우카리아는 소나무와 같은 식물인데요. 잎의 끝이 비교적 뾰족하지 않아 아이들이 있는 집에서 키우기 좋습니다. 블루버드의 느린 성장 속도가 답답하다면 아라우카리아를 키워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중품으로 시작해 1~3년이면 대품으로 키울 수 있거든요. 소품으로 키워도 아기자기 귀여우면서도 키울 맛이 나는 예쁜 나무입니다. 

아라우키리아는 뉴질랜드와 호주가 자생지입니다. 따뜻한 나라에서 왔기 때문에 겨울에도 최소 10℃ 이상 유지해 줘야 죽지 않고 잘 자랍니다. 겨울에는 실내 월동을 추천합니다. 여느 호주 식물처럼 물을 좋아하긴 하지만 무던한 편이라 건조에도 꽤 잘 견딥니다. 식물 초보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은 식물이에요.

▷아라우카리아로 귀여운 트리 만들기

아라우카리아의 수형은 층층이 멋스럽습니다. 잎끝마다 동글동글 작은 오너먼트를 걸면 잎이 살짝 쳐지면서 유니크하면서도 귀여운 트리 모양을 연출합니다. 작은 전구 조명을 둘러주기만 해도 하얀 눈이 내려앉은 듯한 심플하고도 깔끔한 트리로 즐길 수 있어요.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식물 포인세티아.
대표적인 크리스마스 식물 포인세티아.

◆포인세티아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식물 하면 가장 먼저 포인세티아를 떠올릴 겁니다. 붉은 잎을 가진 포인세티아는 식탁 위에 툭 올려놓기만 해도 연말 파티 느낌이 납니다. 하지만 키우기가 좀처럼 쉽지 않습니다. 저도 크리스마스 시즌마다 구매하면 늘 죽이는 식물 중 하나입니다. 어떻게 해야 포인세티아와 건강하게 크리스마스를 함께 즐길 수 있을까요. 

포인세티아가 겨울에 건강하지 못한 원인은 바로 온도입니다. 포인세티아의 자생지는 멕시코인데요. 따뜻한 환경조건을 가진 곳이 포인세티아의 고향인 것입니다. 그렇기에 최저온도는 13℃ 정도로 겨울에는 따뜻한 실내에서 키워야 해요. 따뜻하고 일정한 온도를 선호하며 급격한 온도 차에 민감하게 반응할 정도여서 온도가 중요합니다.

우리가 추운 겨울마다 들이는 포인세티아가 계속 죽는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화원이나 농장에서 일정한 온습도로 관리되던 포인세티아가 집까지 이동하면서 추위를 탈 수도 있습니다. 집에 도착해 전혀 다른 온도에 적응해야 하니 잎을 쉽게 떨어뜨려 죽게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연말의 꽃인 포인세티아는 사실 연말이 아닌 따뜻한 봄이나 여름에 들여오는 것이 훨씬 좋습니다. 온화한 기후에서 쉽게 적응하는 포인세티아는 여름 즈음에는 그 어떤 식물보다 온순하며 키우기 쉬운 식물 중 하나이기 때문이죠. 봄에서 여름 그리고 가을까지 우리 집 기온에 잘 적응한 포인세티아는 겨울도 건강하게 날 수 있겠죠.

다만 가정에서 키워낸 포인세티아의 포인트인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뿜어내는 붉은 잎을 보려면 단일처리 과정을 거쳐줘야 합니다. 단일처리란 빛을 받는 시간보다 빛이 차단된 시간을 늘려주는 것을 말하는데요. 초록 잎을 서서히 붉게 물들게 만들기 위해서는 빛을 보는 10시간, 빛을 차단하는 14시간을 만들어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합니다. 빛을 볼 때는 직사광선이나 식물등의 강한 빛이 필요합니다. 빛을 차단할 때는 작은 조명 빛까지 모두 차단해야 합니다. 이럴 때는 검정 봉투나 상자를 뒤집어 식물 위로 덮어두는 게 좋죠. 

이런 과정을 거치면 포인세티아의 초록 잎은 서서히 붉게 물이 들게 되겠죠. 크리스마스 연말에 선명하고 붉은 포인세티아를 즐기려면 6~7주간의 단일처리가 필요해요. 그러려면 적어도 9~10월부터 이 과정을 시작해 줘야 합니다.

포인세티아 잎을 물꽂이해 테이블 장식을 센스 있게 마무리한다.
포인세티아 잎을 물꽂이해 테이블 장식을 센스 있게 마무리한다.

▷포인세티아로 크리스마스 포인트 만들기

포인세티아는 별다른 장식 없이도 화려합니다. 그냥 식탁 위에 올려두는 것만으로도 연말 분위기를 가득 느낄 수 있는데요. 크리스마스 리본을 화분에 달아 좀 더 크리스마스 장식 같은 느낌을 더해줄 수도 있겠죠. 집에서 연말기념 식사 또는 티타임이 잡혀 테이블에 흙먼지가 날리는 것이 신경 쓰일 수도 있지요. 이럴 때는 작은 화병에 포인세티아 잎과 꽃을 함께 절화해 물꽂이를 해둡니다. 그러면 심플하고 센스있는 테이블 장식을 할 수 있어요. 이때 독성이 약간 들어 있는 포인세티아의 수액이 피부에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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