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구역에 장시간 주차했다가 신고당한 차주가 욕설이 담긴 메모를 자신의 차량 위에 올려뒀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전기차 충전구역에 장시간 주차했다가 신고당한 차주가 욕설이 담긴 메모를 자신의 차량 위에 올려뒀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아파트 전기차 충전구역에서 장기간 충전하지 않는 차량에 대해 신고했다가 차주로부터 욕설과 모욕이 담긴 쪽지를 받았다는 입주민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달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안전신문고 신고하지 마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에 따르면 최근 전기차 충전구역에 한 차량이 ‘알박기’ 형태로 장시간 주차해 놓고 있었다. 그가 거주하는 아파트 주차장은 다소 넉넉한 편이며 4곳의 전기차 충전구역이 있다고 한다.

A씨는 안전신문고 앱을 통해 알박기하는 이 차량을 몇 차례 신고했다. 완속 충전기에서 14시간 이상 차를 세워두는 등 충전을 방해하는 행위는 과태료 10만 원 부과 대상이기 때문이다. 그는 8월부터 11월까지 총 7건 신고했고 이 중 5건이 수용됐다.

그러나 신고 이후에도 이 차량의 차주 B씨의 주차방식은 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A씨는 지방출장을 위해 자신의 차량을 충전해야 했지만, 대기 상태로 충전용 선만 연결된 B씨 차량이 있어 충전하지 못했다. 결국 A씨는 ‘충전 안 할 거면 왜 충전기 꽂아두나요’라는 메모를 B씨 차량 위에 남겼다.

그러자 B씨는 다음날 욕설이 담긴 메모로 대응했다. B씨는 자신의 차량 위에 “애XX 재우면서 찍느라 고생이다. 안전신문고 거지 XX”, “신고 정신 투철해서 부자 되겠네” 등의 문구가 적힌 메모를 붙여놨다. 이 중에는 “O동 O층 사는 XX”라고 개인정보가 적힌 것도 있었고, “신발 질질 끌고 애XX 재우면서 사진 찍는 찌질이 XX. 니네 엄마 아빠한테 배웠냐 XX”라고 가족이 언급된 모욕적인 말도 섞여 있었다.

A씨는 “처음에 욕한 것도 혈압이 터질 지경이었는데, 돌아가신 부모님 소환은 아니지 않냐”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보통은 신고당하면 조심하게 되는데, 세상이 무섭다 보니 무슨 일 있을지 몰라 두렵다”며 “B씨는 나의 동, 호수, 가족 구성원도 알고 있다”고 두려움을 호소했다.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잘못했으면 그냥 미안하다고 옮기지 왜 저러냐”, “안전신문고 신고 계속하고 경찰에 명예훼손이나 모욕죄로 고소도 하시라”, “저런 사람 때문에 전기차 인프라가 부족하다는 말이 계속 나온다” 등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 사연이 화제가 되자 A씨는 추가 글을 통해 B씨, 관리사무소 측과 삼자대면을 했다고 밝혔다. A씨는 “B씨가 해당 언사에 관해 그 자리에서 사과했으며 진정성 있는 사과문을 작성해 월요일부터 게시하기로 약속했다”고 알렸다. 당초 A씨는 B씨에 대한 고소를 진행하려 했으나 이날 대면 이후 그 의사를 철회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