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비용 커 보건소 활용 권장…소장 안내문 공유도

전국적으로 빈대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일부 아파트에서도 빈대가 발생해 입주민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주거 형태의 70%가 아파트고, 빈대는 번식력과 생존력이 강해 발생 시 초기 대처가 중요하다.

최근 서울 용산구 모 아파트는 한 세대에서 빈대 발생이 의심돼 방역을 실시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장 A씨는 이달 초 한 입주민으로부터 “빈대에게 물린 것 같아 구청에 신고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 입주민이 입주민 단체 채팅방에 무언가에 물린 자국을 보여주자 다른 입주민들이 ‘빈대에 물린 자국 같다’고 했던 것. 이후 입주민들의 두려움은 커져 갔다.  

A소장은 방역업체를 알아봤으나 견적 금액조차 받기 어려웠다고 한다. 그는 “용산구 보건소가 안내한 빈대 방제업체 리스트를 보고 전화를 돌렸지만 ‘세대 단독 소독은 하지 않는다’는 답변만 연이어 들었다”며 “전체 소독을 하게 되면 금액이 커져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후 구청의 신고를 받은 보건소에서 방제팀이 출동해 해당 세대에 소독을 실시하며 일단락됐다. A소장은 “보건소에서 물린 자국 등을 보더니 무료로 소독을 진행해 줘 다행이었다”며 “방역 비용이 만만치 않아 ‘빈대가 의심되는 세대는 보건소에 직접 신고하라’는 안내문을 아파트에 게시했다”고 말했다. 

다른 아파트 관리사무소도 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관리직원 B씨는 “한 입주민이 전화로 ‘언론에서 빈대 얘기가 많이 나와 걱정되는데 빈대 예방 소독은 안 하느냐’고 문의했다”면서 “소독업체에 문의해 봐도 예방 차원의 소독약은 아직 없다고 해 뾰족한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C소장은 얼마 전 아파트에 빈대가 확산하지 않도록 개인위생에 유의해 달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게시했다. 그는 “제작한 안내문을 동료 소장들에게 공유했다”고 말했다. 

정의석 D방역업체 대표는 “요즘 아파트 빈대 방역만 일주일에 2~3건 정도 나가고 있다”며 “온몸이 빈대에게 물렸거나 집 안에서 새끼 빈대가 30마리 넘게 나온 사례도 봤다”고 말했다. 

◇가정 내 빈대 대응 방법 

박영규 한국유용곤충연구소 박사는 한 방송에서 빈대 퇴치 방법에 대해 조언했다. 그는 “빈대는 미끄러운 곳을 오르지 못하는 습성이 있다”며 “침대 프레임 등 빈대의 이동 경로에 코팅지를 붙이면 빈대가 기어오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박 박사는 실험을 통해 빈대가 50℃ 이상의 고열에 죽는 것을 알아내기도 했다. 그는 “세탁 시에는 물 온도를 50℃ 이상으로 하고, 가정용 스팀다리미로 고온의 수증기를 분사하면 빈대를 죽일 수 있다”면서 “여행을 다녀온 경우에는 캐리어를 비닐봉지에 넣고 싸맨 뒤 살충제를 뿌려서 일주일 이상 방치해 두라”고 말했다. 그는 또 계피, 섬유 탈취제 등도 빈대가 싫어하는 것 중 하나라고 조언했다. 

빈대 발생 지역별 현황 [출처:빈대보드 ]
빈대 발생 지역별 현황 [출처:빈대보드 ]

◇빈대 현황 알려주는 ‘빈대 보드’ 

전국의 빈대 현황을 알려주는 빈대보드(bedbugboard.com)도 등장했다. 빈대보드는 일간·주간·월간 빈대 출몰 횟수와 출몰 지역, 장소 등의 정보를 제공한다. 17일 기준으로 아파트, 가정집, 어린이집, 학교 등 40곳에서 총 54회 출몰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민들로부터 빈대 의심 신고를 사진과 함께 제보받고 있으며 관련 기사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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