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동 59곳은 이미 입주

정부가 철근 누락 아파트에 적용된 무량판 구조의 민간 아파트 293개 단지의 안전 점검에 나선다. 특히 무량판 구조의 민간 아파트 59곳에는 입주자가 살고 있어 향후 상당한 파장이 일어날 수도 있다.

무량판 구조는 보 없이 기둥이 직접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지지하기 때문에 기둥이 하중을 견딜 수 있도록 철근을 튼튼하게 감아줘야 한다. 하지만 일부 아파트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달 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의 철근 누락이 논란되자 3일 정부는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민간 아파트 293개 단지(준공 완료 188곳, 시공 중 105곳)에 대한 안전 점검을 다음 달 말까지 진행한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무량판 구조를 적용해 2017년 이후 준공된 아파트 293곳 중 주거동에도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곳은 총 105개 단지다. 이미 입주한 188개 단지 중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곳은 59곳으로 나타났다. 무량판 구조를 주거동에만 사용한 단지가 49곳, 주거동과 지하주차장에 함께 사용한 단지가 10곳이다. 125곳은 지하주차장에만, 4곳은 주민공동시설 등에 적용했다. 

국토부는 이후 해당 아파트 입주자에게 알린 뒤 전수조사에 착수하고, 전문기관을 투입해 9월 말까지 안전 점검을 끝내겠다는 계획이다. 민간 안전진단 전문기관이 지하주차장 등 공용시설과 주거동을 점검하면 국토안전관리원이 점검 결과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다만 입주민이 살고 있는 아파트는 벽지와 페인트를 제거하는 등 세대 내부 점검도 필요해 입주민 동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정부는 전수조사 결과 철근 누락이 발견되더라도 해당 아파트의 명단은 발표하지 않을 방침이다. 

입주민들의 불안이 커지자 각 지자체도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 전수점검에 나섰다. 경기도는 이달 중순부터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도내 민간 공동주택 88개(공사 중 25, 준공 63)와 경기주택도시공사 공공 공동주택 7개(공사 중 4, 준공 3) 등 총 95개 단지를 대상으로 경기도 공동주택 품질점검단을 투입해 철근 누락 여부에 대해 전수점검을 한다고 밝혔다. 그 외 경남, 대구, 경북 등도 무량판 구조 아파트 점검에 나섰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도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모든 아파트를 대상으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SH는 단독 시행한 8곳의 아파트를 정밀 조사한 뒤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31일 LH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무량판 구조적용 91개 단지 중 철근 누락 단지 15곳의 명단을 공개해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이들 중 이미 입주를 마친 곳은 △파주운정 A34 △남양주별내 A25 △아산탕정 2-A14 △음성금석 A2 △공주월송 A4 등 5곳이다. 입주가 진행 중인 곳은 △수서역세권 A3 △수원당수 A3 △오산세교2 A6 △충남도청이전 신도시 RH11 등 4곳이다. 공사가 진행 중인 곳은 △양주회천 A15 △광주선운2 A2 △양산사송 A2 △양산사송 A8 △파주운정3 A23 △인천가정2 A1 등 6곳이다. 

특히 양주회천 A15는 철근이 설치돼야 하는 기둥 154개에서 모두 누락됐고 음성금석 A2는 123개 기둥 중 101개에서 철근이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4일 철근이 누락된 15개 아파트의 설계, 시공, 감리와 관련된 업체 및 관련자를 부실시공으로 경찰에 수사 의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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