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린에너지패밀리 송 보 경 운영위원장


 

에너지절약과 효율적 이용으로 생산·유통·소비생활 전반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녹색에너지 생활실천운동인 그린에너지패밀리(Green Energy Family, 이하 GEF)운동의 발대식이 지난 5월 개최됐다. GEF운동은 그동안 1회성 구호에만 그쳤던 에너지절약 운동을 범국가적 차원에서 국민이 직접 참여 가능토록 한다는 목적으로 추진됐다. 그리고 GEF운동 추진의 전반적 관리와 효율적 운영, 의견수렴 등의 수행을 위해 NGO, 기업 등 실천주체의 대표 10명을 내외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했다. 서울여대 교수이며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에서 이사직을 맡고 있는 송보경 위원장을 주축으로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김홍립 회장 등이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GEF운동의 주요추진사업은 에너지빼기 사랑더하기 캠페인, 홈에너지닥터, 온실가스 감축 관련 프로그램 등이다.
송 위원장은 GEF운동의 성공적 결과를 위해서는 공동주택 입주민, 관리주체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했다. 또한 보다 효과적인 에너지절약을 위해 공동주택에서 각 주체별로 실천 가능한 에너지절약 방안을 연구해 이를 적극 실천으로 옮길 수 있도록 정부에서 지원하는 체계가 이뤄져야 함을 제안했다.
 

 
막연한 ‘에너지절약’ 설득력 떨어져 효과 없다
 
우리나라에서 아파트의 비율이 전체 주택의 50%를 넘는 아파트 공화국임은 이제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 됐다. 그러나 이러한 독특한 주택 상황과 형태에 맞는 사회문화적 연구는 미흡한 실정이다. 에너지절약과 관련해서도 마찬가지다. 송 위원장은 현재 공동주택만을 대상으로 에너지를 어떻게 절약해야 하는지 세밀한 연구가 없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전기의 경우 일반주택은 한국전력공사에서 직접 전기를 공급받지만 아파트의 경우 각 가구별로 한전이 직접 전기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고압으로 단지 전체의 전기를 받아 수급지점을 기준으로 각 가구로 공급된다. 또 단지별로 공용과 전용부분 중 어느 쪽의 전기사용이 더 많은가와 단일·종합계약 가입 여부에 따라 상황이 다르다.
송 위원장은 “에너지의 사용, 소비형태 특성이 일반주택과 다를 텐데 에너지절약 방법에 대한 사용자별 환경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이는 막연한 구호일 뿐 국민들이 실제로 에너지절약을 실천하도록 하는 것에는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꼬집는다. 물론 에너지절약 구호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나 하는 얘기가 결국은 누구에게도 해당되지 않을 수 있어 좀 더 세심한 연구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에너지 사용자별 특성 따라 구체적 절약 방안 필요
 
송 위원장은 “지난번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에서 아파트와 관련한 에너지절약을 논의하다가 나온 얘기가 있다. 저Co2를 국가적 의제로 삼고 있는 현재, 아파트에서 어떻게 하면 이를 실천할 수 있을까? 그런데 문제는 처음 아파트를 지을 때부터 에너지절약, 저Co2를 실천하게끔 건설되지 않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요즘 고가아파트의 경우 냉장고, 식기세척기, 오븐 등이 빌트인으로 구비돼 있다. 하지만 코드가 어디에 있는지는 구석구석 살펴보지 않는 한 찾기 힘든 구조다. 결국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은 코드를 빼 두세요’라는 에너지절약 방법은 공염불 같은 소리가 된다.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에너지 낭비요소가 구조적으로 만들어져 있는데 아무리 절약하자고 홍보해 봤자 결국 사용자들은 ‘어떻게’라고 되물을 수밖에 없다”고 전한다.
설득력 있는 설명이다. 사실 에너지절약 캠페인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그러나 정작 공동주택 입주민를 비롯해 국민 전체가 이를 실천하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은 부족했다.
그는 이제부터라도 에너지절약의 포괄적 실천 방안보다는 건물을 지을 때부터 시작해, 이미 지어진 곳에서는 ‘어떻게’라는 구체적인 목적의식을 갖도록 바뀔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경제·심리·사회적 만족감 충족 절약모드 변화 위한 첫 걸음
 
또한 송 위원장은 구조적 문제해결과 함께 중요한 것이 인간의 행위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방안의 모색임을 강조한다.
그는 “에너지절약의 중요 키워드는 인간의 행위를 절약모드로 변화시킬 수 있는가이다. 자신에게 이득이 돼야 실천으로 옮길 수 있다. 그 이득이 경제적, 심리적, 사회적으로 만족감을 줄 수 있을 것인가가 중요하다. 모두를 다 만족시킬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 중 하나만 만족시킬 수 있어도 큰 성공이다. 현재 정부 각 부처별로 에너지절약과 관련해 내놓은 다양한 방법들, 굉장히 좋다. 이것에 대해 누구도 반대하지 못한다. 하지만 개인이 움직였을 때 어떤 이득이 있는가에 있어서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앞서도 말했지만 현실적,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진단한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에너지절약 실천 방안을 연구할 수 있는 주체에 대해 송 위원장은 아파트 단지 전체를 두고 볼 때 공동주택 관리의 전문가인 주택관리사가 주축이 돼 이끌어야 한다고 피력한다.
특히 대한주택관리사협회에서는 오래된 아파트, 신축아파트, 주상복합아파트, 오피스텔 등을 관리하고 있는 주택관리사의 의견을 모아 각 아파트 등의 상황에 맞는 에너지절약 방안 연구에 매진할 것을 당부한다.
그리고 좀 더 개별적으로 입주자대표회의, 부녀회 등 구체적 대상을 정해 정부에서는 그들이 제안한 절약 방안을 적극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정부 ‘무조건 하자’보다 단지별 실천 방안 지원부터
 
이어 그는 크게 4단계로 나눠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서 에너지절약 방안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사업을 제시했다.
‘1단계-아이디어 제안, 2단계-실천, 3단계-실적, 4단계-확산’으로, 처음 아파트 단지별로 그들만의 상황에 맞는 아이디어를 마련해 제안하면 2단계에서는 각 단지별로 이를 실천한다. 입주민 전체가 실천을 통해 얼마만큼의 에너지절약 실적을 거뒀는가를 평가하고 이후 이 아이디어가 상황이 비슷한 다른 단지에 적용했을 때에도 효과가 있는가하는 확산 가능성에 대한 부분까지다. 물론 각 단계별로 경제, 심리, 사회적으로 충족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것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
송 위원장은 “우리나라에서 아파트 등 공동주택 입주민들의 에너지절약 실천이 적극적으로 이뤄진다면 그 효과는 굉장할 것”이라며 “정부는 에너지절약 ‘무조건 하자’만 홍보할 것이 아니라 아파트 등 공동주택 각 단지별 주체들이 하자는 것부터 지지하고 지원하는 방안부터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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