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히 흔들리면서 가는 지하철은 아주 좋은 운동도구다. 손잡이를 잘 활용하면 많은 운동을 할 수 있다.
적당히 흔들리면서 가는 지하철은 아주 좋은 운동도구다. 손잡이를 잘 활용하면 많은 운동을 할 수 있다.

하루 1만 보 걷기를 실천할 때 흔히 등장하는 방법이 대중교통 이용하기다. 지하철은 역이 멀리 있기도 하지만, 계단을 오르내리고, 갈아타면서 많이 걸을 수밖에 없는 교통수단이다. 지하철을 애용한다는 것만으로도 건강생활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다. 

사실 걷는 것을 운동으로 인정하기 힘들다. ‘운동’하는 사람은 지하철에서 뭔가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하철을 이용하는 슬기로운 체육생활, 이제 시작해 보자. 

먼저 하체운동. 지하철을 타면 앉지 말고 서서 가자. 가능하면 여유가 있는 공간에 자리를 잡고 버티고 선다. 손잡이도 잡지 않는다. 출렁출렁 흔들흔들 움직이는 지하철의 진동을 느끼면서 중심을 잡는 훈련을 한다. 발로 버티므로 종아리 근육을 많이 사용하게 되고, 익숙해질 때 힘을 뺀 상태에서 지하철 진동의 역방향으로 다리에 힘을 주며 버티는 훈련을 한다. 근력과 순발력, 균형감 훈련으로 더없이 좋다. 

다음에는 한 발씩 힘을 줘 버틴다. 짝다리 짚기는 관절에 좋지 않다. 한 발로 선다는 마음으로 한 발에만 힘을 주고 선다. 힘을 준 쪽의 무릎을 살짝 구부려야 한다. 힘을 준 다리에 90%의 체중을, 다른 쪽에 10%의 체중만으로 균형만 잡는다 생각하면 된다. 

지하철이 붐비면 비장의 운동인 케겔운동을 하자. 항문과 회음부의 근육에 힘을 줬다 풀었다 하는 간단한 동작이다. 그 효과는 워낙 널리 알려져 있으니 설명은 생략한다. 힘을 주는 시간을 늘릴수록, 힘을 주는 부위가 집중될수록 효과적이다. 

상체운동으로 넘어가자. 손잡이를 잡을 수 있고 너무 복잡하지 않아야 가능하다. 눈치 안 보고 할 수 있는 운동이 있다. 한 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주먹에 힘을 주면서 최대한 당겨보는 것이다. 발뒤꿈치가 살짝 들릴 정도만 하면 된다.

여건이 안 된다면 그냥 손잡이를 잡은 손을 조였다 풀었다만 해도 된다. 어느 정도 몸을 풀었으면 손잡이를 잡은 손목을 다른 손으로 잡고 온몸을 끌어올려 보자. 한 손 턱걸이다. 발을 다 디딘 채로 마음으로만 몸을 들어 올린다고 생각하면 남들은 눈치채지 못한다.  

정통 운동법은 양손으로 손잡이를 잡고, 몸을 위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다리의 힘을 빼고 발꿈치가 들릴 정도만 팔 힘을 쓰면 된다. 이 운동은 팔 운동이 아니고 등허리 운동이다. 이 동작을 하는 동안, 가슴을 앞으로 내밀면서 등허리가 쭉 펴지는 것을 느끼는 것이 핵심이다. 몸을 들어 올리는 게 아니라 등허리가 펴지는 것만을 의식하면 된다.

공간에 여유가 있다면, 좁은 폭으로 두 개의 손잡이를 잡았다가 한두 칸 더 넓게 벌려 잡고 시도해본다. 등허리 근육이 어떻게 늘어나는가를 느껴보는 것도 재미다. 좁게 잡았을 때는 언더그립 형태로 손바닥 쪽이 얼굴을 향하게 잡고 넓게 잡았을 때는 손등이 얼굴 쪽으로 향하도록 정상 포지션을 잡으면 좋다. 

지하철역까지 걷고 역사 안에서 걷는 것 등으로 유산소운동을 대신하고, 지하철을 타고 있는 동안 하체와 상체운동을 할 수 있다. 이쯤 되면 지하철은 이동수단이 아니라 건강하고 시원한 운동도구다. 

물론 열차 안에서 조용히 책을 읽거나 잠을 자는 것도 좋다. 다만 얼굴이 빨려 들어갈 듯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는 것만은 당장 중단하는 게 좋다.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