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열 주택관리사 ‘갑질 대처 방법’ 강의

 

“갑질을 당해도 절망의 늪에서 빠져나오는 방법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공동주택 관리 현장에서 관리 종사자들이 때때로 마주치는 ‘갑질’을 이겨낼 방법은 없는가. ‘전국 아파트·주상복합 관리자 모임’(전아모)이 4일 비대면 온라인 총회 때 ‘갑질 대처 방법’을 강의해 회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강사는 김호열 주택관리사였다. 그는 ‘관리의 셰르파’라는 이름으로 아파트 관리 현장 이야기를 들려주는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

김 주택관리사는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지만 ‘을’이 스스로 갑질에 강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는 “스스로 면역력을 키우고 갑질 상대가 우월감을 키우는데 협조해주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의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다른 활동 통해 부정적 생각에서 벗어나야

지난 9월 경기 파주의 모 관리사무소장의 경우 결격 사유 없는 직원을 해고하라는 압박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는 결국 근무 중 심정지로 사망했다. 힘든 근무 환경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정신적·육체적 건강을 심하게 해친다. 안타깝지만 그는 ‘갑질 면역력’이 약해졌던 것으로 보인다. 

갑질을 당해 스트레스 구덩이에 빠지게 되면 자신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부정적 생각과 느낌이 강화된다. 걱정의 구덩이가 깊어지면 사방으로 꽉 막힌 절망의 벽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럴 땐 부정적 감정의 순환 회로를 차단하면 된다. 부정적인 감정이 휩싸이면 몇 분 동안만이라도 다른 활동에 몰두하자. 탈출할 곳이 없다고 생각하면 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생각하면 다른 선택을 못 한다. 언제든지 빠져나올 수가 있는데 머무르는 것과 다른 길이 없이 갇혀 있는 것은 전혀 다른 느낌이다.

불필요한 걱정에 빠져들지 않으려면 나름대로 연구와 훈련이 필요하다. 어떤 것으로 나의 관심을 쉽게 돌릴 수 있는지 각자 그 영역을 찾아봐야 한다. 

◆갑의 우월감을 키워주지 말자

지난해 10월 인천의 모 관리사무소장 살해사건을 분석해 보자. 범죄를 저지른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범행 이유로 ‘소장이 자신을 무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밝혀진 사실은 관리비 통장을 개인 단독명의로 바꿔 마음대로 하려고 한 것을 소장이 막았다는 것이다. 

입대의 회장의 행위는 소장을 만만히 보고 경계를 제멋대로 없애버린 결과로 나온 것이다. 그는 ‘난 너보다 훨씬 높은 존재인데 왜 내 말을 듣지 않는 거야’라고 생각해버린 것이다. 소장이 주장한 규칙을 자신에겐 필요 없는 것으로 생각했고 그 배경에는 우월감이 있다. 

갑에게 우월감을 키워주면 안 된다. 보통 갑질을 당해도 일단 참는다. 거기에 감정조절력이 약해서 자기가 어떤 감정 상태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는 적절한 의사 결정과 표현을 하지 못한다. 그래서 우리는 평소에 좀 까칠해질 필요도 있다. 갑질을 당해도 꾹꾹 눌러 담다 보니 갑의 우월감이 계속 커져 하늘을 찌르고 결국 경계를 넘어서게 된다. 평소 ‘이게 아니다’ 싶으면 차분히 바른말을 해보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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