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때문에…” 증언 잇따라
첫 소장 취업 8개월 만에 비보

 경기 파주시 J아파트 조모(62) 관리사무소장이 지난달 9일 근무 중 심정지로 쓰러져 119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동료들은 조 소장이 동대표 등의 갑질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왔다고 증언했다. 

조 소장은 동장을 지내는 등 오랜 기간 공무원으로 재직하다 퇴직 후 지난해 제23회 주택관리사보 자격을 취득했다. 조 소장은 J아파트에서 소장으로 처음 부임한 지 8개월 만에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사고 당일 소장이 ‘가슴이 답답하다’고 호소하며 119를 불러달라고 한 뒤 쓰러졌다고 전했다. 파주소방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8분경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조 소장은 의식과 호흡이 없는 상태였다. 

익명의 제보자는 본지에 “J아파트 소장이 순찰 중 갑작스런 심정지로 119로 이송 도중 사망했다”며 “동대표의 지속적인 갑질에 의한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의심된다”고 알려왔다. 그는 신분을 밝힐 수 없는 점을 양해해달라고 했다. 

조 소장의 배우자는 “그날 아침 출근하는 남편을 단지까지 데려다주고 왔는데 얼마 안 돼 남편이 119에 실려갔다는 비보를 들었다”며 “남편이 그동안 많이 힘들어하고 답답해했는데 왜 빨리 그만두게 하지 못했을까 그게 후회스럽고 그리 떠나보내 너무 억울하다”고 애통해했다. 그는 “평소 남편이 근무하는 단지에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 말이 잘 통하지 않고 간섭이 심하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며 “특히 반말하고 소리를 지르는 사람 때문에 남편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유족은 고인이 소장 부임 직후 ‘직원을 해고하라’는 압박에 시달렸다고 떠올렸다. 그는 “결격사유가 없는 직원을 내보내라고 하니 남편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다”면서 “노후 아파트여서 비라도 내리면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잠을 설치고 이른 아침 출근을 서둘렀었는데 이제 와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며 울먹였다. 

비보를 접한 동료 주택관리사들은 “동대표들 때문에 힘들어했는데…” “뜻밖의 비보에 너무나 안타깝다” “관리사무소에 찾아가 본 지 엊그제 같은데 젊은 나이에…” 등등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최승용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경기도회장과 최민도 파주지부장은 “조 소장이 갑질에 힘들어했던 것으로 알려졌는데 비통하다”며 “이런 안타까운 일이 되풀이되지 않게 하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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