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부천 은하마을효성쌍용
입주민 사비로 경비실 에어컨 설치

 

경기 부천 은하마을효성쌍용아파트 은완기 입대의 회장(왼쪽), 장우진 관리사무소장
경기 부천 은하마을효성쌍용아파트 은완기 입대의 회장(왼쪽), 장우진 관리사무소장

 

올여름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가운데 한 아파트 입주민이 사비로 경비실에 에어컨을 설치한 미담이 전해졌다.

주인공은 경기 부천 은하마을효성쌍용아파트 입주민 강진영 씨. 강씨는 지난 15일 사비 70여 만원을 들여 해당 동 경비초소에 벽걸이 에어컨을 설치했다. 폭염을 견디기 위해 초소 밖 벤치에 나와 앉아있는 경비원들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기 때문.

이 아파트 장우진 관리사무소장은 “지자체에 경비실 에어컨 설치 지원을 수차례 신청해왔지만 평수 기준 등으로 인해 번번이 뒤로 밀렸다”며 “이번에도 시청으로부터 지원이 어렵다는 통보를 받자 고맙게도 강씨가 직접 나서줬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경비초소는 내부에 화장실이 함께 있는 구조로, 특히 여름철엔 냄새와 열기 등으로 쾌적함을 유지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강진영 씨는 “매일 차량, 일터, 집 등 에어컨이 켜진 곳에서만 생활해도 폭염을 견디기 힘든데 그 좁은 곳에서 에어컨 없이 긴 시간을 나야 하는 경비원들은 오죽 힘들까 싶었다”며 “코로나로 아파트 회의도 열 수 없는 상황이라 더 지체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직접 설치에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씨는 연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뿐이라 특별한 일처럼 소감을 말하는 것이 부끄럽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뜻밖의 마음을 선물 받은 지청룡 경비원은 “아무나 할 수 없는 일을 해줘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한다. 그는 “올여름도 만만찮은 더위가 예고돼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사려 깊은 입주민의 마음 덕분에 한결 시원하게 여름을 나게 됐다”고 전했다.

에어컨 설치에는 은완기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의 숨은 도움도 있었다. 장 소장으로부터 강씨의 에어컨 기부 의사를 전해 들은 은 회장이 흔쾌히 에어컨 전기료 지원 등에 동의해준 것.

은완기 회장은 “마음 한편의 짐을 강씨가 덜어준 셈”이라며 “초소를 이용하는 경비원들이 전기료 걱정 없이 에어컨을 이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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