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아파트 엿보기] ②독일 함부르크 ‘루츠(Roots)’
“습도 조절・단열 성능 뛰어나”
아파트는 흔히 단조로운 회색빛 콘크리트 건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독일 함부르크 하펜시티에는 이런 통념을 깨는 독특하고도 친환경적인 아파트가 있다. 바로 나무로 지은 아파트 ‘루츠(Roots)’다.
높이 약 65m에 총 19층 규모인 루츠는 기후중립적 주거단지 개발을 꿈꾸는 독일의 부동산 개발사 가르베(Garbe)와 독일야생동물재단이 손을 잡고 2024년에 완공됐다. 직후 하펜시티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르며 시민과 관광객 모두의 주목을 받고 있다.
루츠는 약 5500㎥의 집성목과 연질목을 사용해 시공 및 마감했으며 지하와 1층, 엘리베이터 및 계단실 등 수직 동선에만 철근 콘크리트를 사용했다. 외관은 이중 유리로 마감해 목재 외벽을 자외선과 습기, 화재 등으로부터 보호하는 동시에 에너지 효율도 높였다. 공장에서 목재 조립식 유닛을 사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설치하는 방식으로 시공해 공사 기간을 단축하고 소음과 폐기물 발생을 최소화했다.
아래 7층까지에 181세대가 입주했다. 내부에는 요가 스튜디오, 중정 등 커뮤니티시설이 설치됐다. 저층부에서는 독일 야생동물재단의 사무공간과 전시센터가 자연과 생태를 주제로 한 체험형 전시를 선보인다. 아파트가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 환경 교육과 생물다양성 보전의 플랫폼 역할까지 수행한다.
루츠를 설계한 건축가 얀 스토머(Jan Störmer・85)는 “나는 항상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살고 싶었다”고 말한다. 설계회사 관계자는 “목재는 습도 조절과 단열 성능이 뛰어나 쾌적한 주거환경을 만드는 데 적합한 재료”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