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아파트 엿보기 (1)‘베이글 하우스’
지름 150m 둥근 안뜰엔 녹지 등 꾸며
내부 사다리꼴 구조, 가구 배치는 불편

도심에 자리를 잡은 베이글 하우스/출처 : Senses Atlas
도심에 자리를 잡은 베이글 하우스/출처 : Senses Atlas

러시아의 수도 모스크바에는 독특한 외관으로 ‘부블릭’, ‘베이글 하우스’라는 별명이 붙은 아파트가 있다. 부블릭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에서 먹는 베이글 형태의 다소 큰 빵이다. 

지름 약 150m의 원통형 구조인 9층짜리 아파트는 사회주의 소련 체제이던 1972년 완공돼 913세대가 입주했다. 중앙에는 놀이터와 녹지가 포함된 뜰이 있다. 1층에는 약국, 우체국 등 생활에 필요한 시설을 갖췄다. 겉모양은 흥미롭지만 소련 정부가 도시 공장으로 끌어들인 다수의 농촌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지은 ‘야만적, 실험적인 건축물’이라는 평도 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스크바의 베이글 하우스/출처 : Senses Atlas
하늘에서 내려다 본 모스크바의 베이글 하우스/출처 : Senses Atlas

1980년 모스크바 올림픽을 앞두고 오륜기 형상을 만들기 위해 같은 모양으로 네 개의 아파트를 추가로 신축할 계획이었으나 당시 소련의 경제붕괴로 1979년 하나만 더 지은 뒤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원형 구조 건물이 면적을 많이 차지하고 건설비나 유지비가 비싸 추가 건설이 중단됐다는 말도 있다. 5개의 아파트가 다 완공됐어도 너무 떨어져 있어 오륜기 형상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베이글 하우스에는 20개 이상의 출입구가 있어 처음 방문한 이들은 혼란에 빠지기 일쑤라고 한다. 내부는 직사각형이 아닌 사다리꼴 비슷한 모양이어서 가구 배치가 어려우며 방음이 잘되지 않아 불편하다고 한다. 지금은 모스크바의 랜드마크로 꼽히며 관광명소 노릇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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