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주 코이지 대표
조현주 코이지 대표

겨울이 다가오면 익숙한 풍경이 있다. 부모님 댁 소파 앞에 온열 장판이 깔리고 그 위에 포근한 담요가 놓인 모습이다. 그 위에서 식구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귤, 고구마를 먹거나 낮잠도 잔다.

겨울철에는 많은 가정에서 난방을 위해 전열기구를 사용한다. 전열기구는 전기를 이용해 열을 발생시키는 장치다. 전기장판, 히터, 전기온수기 등 다양한 전열기구는 우리에게 따뜻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부주의하게 사용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철은 전열기구 사용이 급증하는 시기라 그만큼 사고 위험도 커진다. 전기는 가장 안전한 에너지원이라는 인식에 오히려 안전 불감증이 생기기도 한다. 겨울철 전열기구의 위험성과 안전한 관리 방법을 살펴보자. 

가장 큰 위험 중 하나는 화재다. 과열로 인해 불이 나는 경우가 많다. 2021년 부산에서 전기장판 과열로 인한 화재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대수롭지 않게 사용 중인 전열기구 위에 이불이나 옷을 덮어두거나, 주변에 불에 잘 타는 물건을 두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필자도 캠핑장 텐트 안에서 뜨거운 바람이 나오는 온풍기 주변에 둔 물건이 녹아내리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조금만 늦었더라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전열기구는 사용 시 콘센트에 꽂혀있는 플러그에도 함께 열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전열기구 표면 온도가 높아져 화상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어린이나 노인의 경우 이런 사고에 더 취약하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전열기구 근처에 안전망을 설치하거나 주의할 수 있는 경고 안내를 해두는 것이 좋다. 

전열기구의 전선이나 콘센트 손상에 의한 감전 사고도 일어날 수 있다. 2022년 서울에서는 망가진 전선으로 인해 감전 사고가 발생했다. 관리 소홀이 원인이었다. 필자의 사무실에서도 올해 온풍기를 사용하던 중 스파크가 튀어 사무실 직원들이 놀란 적이 있다. 전열기구와 콘센트도 고장 났다. 온풍기에는 바퀴가 달려있는데, 콘센트에 전기선이 연결된 채로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난방을 한다. 가끔 문틈에 전선이 끼는 경우가 있었는데 작년에 누군가가 억지로 선을 당겨 빼다가 전선에 손상이 간 것으로 추정된다.

전열기구를 안전하게 사용하려면 올바른 관리가 필수다. 안전 관리를 위해서는 전열기구를 사용하기 전은 물론이고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전선이나 플러그에 손상이 없는지 확인하고, 이물질이 끼어 있지 않은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바닥이나 가구 아래 콘센트나 멀티탭을 두면 먼지가 쌓여 있는 경우가 많다. 주방에서 사용할 때 음식물이 튀거나 말라붙어 있기도 하다. 이런 이물질이 화재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전기를 차단하고 정기적으로 청소를 해 주는 것이 좋다. 

전열기구 사용 시에는 주변 환경을 안전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불이나 종이 같은 불에 잘 타는 물건을 기구 주변에 두지 말고, 기구와 벽 사이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아이들이 있다면 접근하지 못하게 안전망을 설치한다. 또 가능하다면 자동 전원 차단 기능이 있는 전열기구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 기능은 과열 시 자동으로 전원을 끊어 화재 위험을 줄여준다. 전력이 부족한 경우에도 자동으로 차단해 과전력으로 인한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전열기구는 반드시 전용 콘센트에 꽂아야 하며, 멀티탭 사용은 피해야 한다. 하나의 멀티탭에 온풍기, 전기방석, 전기장판 등 여러 개의 전열기구를 연결해서 사용하다 보면 전선이 과열되거나 멀티탭의 용량을 초과해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요즘 고전력 멀티탭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일반 멀티탭과 비교하면 대체로 전선이 두껍고 차단기가 다르게 생긴 것이 특징이다. 

아울러 가정에서 전열기구를 사용하는 모든 가족 구성원이 안전 수칙을 이해하고 따르도록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린이나 노인에게 전열기구의 위험성과 안전한 사용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지나칠 정도로 자주 안전 교육을 하는 것이 사고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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