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주 코이지 대표
조현주 코이지 대표

최근 아파트 발코니에서 이불을 널던 40대 여성이 이불과 함께 떨어졌다는 추락사고 소식이 전해졌다. 잊을만하면 뉴스에 나오는 안타까운 사고다. 주거 형태가 대부분 아파트로 바뀌면서 이불을 털다 떨어지는 일이 종종 발생하므로 경각심이 필요하다. 

이불은 자주 세탁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많은 가정에서 발코니나 창문에서 먼지를 털어내곤 한다. 또 집에서 이불을 세탁하고 말리는 과정에서 발코니 난간에다가 물에 젖은 이불을 널기도 한다. 이런 행동이 예상치 못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기 쉽다. 이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는 몸이 가벼운 여성이나 고령층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아파트에서 이불을 털다 일어나는 사고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가장 흔한 사례는 발코니에서 이불을 털다 신체의 균형을 잃는 것이다. 보통 판상형 아파트 발코니에는 안전난간이 설치돼 있다. 하지만 발코니 창이 열기 쉬운 형태고 창의 크기가 크며 창문의 턱을 딛고 올라서기 좋은 구조가 대부분이다. 

아파트에서 볕이 좋은 날이나 주말, 아침 시간이면 이불을 난간 바깥으로 내어 이불을 잡고 몸은 난간에 기댄 상태에서 이불을 터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가슴이 조마조마해지는 모습이다. 더군다나 키가 작거나 난간에 몸을 기대지 않으면 이불을 터는 것이 불편해 낮은 발판이나 의자를 딛고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다. 정말 위험한 행동이다. 이불을 털기 위해 몸을 앞으로 숙이고 힘을 주느라 다리를 오므리면서 불안정한 자세가 되기 쉽다. 이로 인해 쉽게 균형을 잃게 되고 추락할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또 이불을 털던 중 바람에 날린 이불이 난간에 걸리거나 이불을 놓쳐서 이를 잡으려다 추락한 사례도 있다고 한다. 고층일수록 바람이 강할 수 있다. 바람이 부는 날에 이불을 털다가 놓치거나 열어놓은 창문으로 널어둔 빨랫감들이 날아가는 것을 잡으려다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평소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는 대비가 돼 있지 않으므로 사고의 위험이 더욱 크다. 

이런 안타까운 사고들은 대부분 부주의로 일어난다. 물론 발코니의 높이와 불충분한 난간 안전성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일어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충분한 예방 교육이 안 돼 있기 때문인 경우가 더 많다. 이러한 사고를 예방할 방법은 무엇일까. 당연히 발코니 밖으로 이불을 털지 않는 것이다. 고층의 경우 창문을 열고 이불을 털지 말고 안전하게 지상으로 내려가서 하는 것이 좋다. 다음과 같은 방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첫째, 아파트 발코니에 안전망을 설치하고, 난간의 높이를 확인해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다. 최소 1.1m 이상으로 설치하고 유·아동이나 반려동물, 고령자가 있는 집에는 1.2m 높이 이상 설치하는 것이 좋다. 필요하다면 추가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둘째, 이불을 털 때는 발코니 바깥으로 이불을 널지 않고 건조대 등을 사용해 집 안쪽에 널어 이불 털이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다. 이런 도구들은 안전하게 먼지를 제거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 이불을 털지 않아도 잦은 환기나 침구 청소기 같은 기계적인 방법으로도 청결을 유지할 수 있다.

셋째, 이불을 털 때는 혼자 하지 말고 가족이나 친구의 도움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한 사람이 이불을 잡고 다른 사람이 털면 더욱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다. 바람이 강한 날에는 이불을 털지 않는다. 날씨가 좋은 날을 골라 집 안에서 작업하는 것이 안전하다. 

다섯째, 부득이하게 혼자서 이불을 털어야 할 경우 안전한 자세를 유지하도록 한다. 이불을 털 때는 몸을 앞으로 숙이지 말고, 안정된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안전난간이 가슴높이 아래에 오지 않도록 발판 위에 올라서는 등의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하며 자세가 불안정한 느낌이 들면 즉시 작업을 중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기적인 안전 교육이 필요하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입주민들을 대상으로 방송이나 안내문 등을 통해 안전 교육을 실시하며 이불을 털 때의 위험성과 예방 방법을 공유하는 것이다.

 

조 현 주 l 한국편의증진연구원(코이지) 대표. 시니어 대상 홈케어 콘텐츠・플랫폼 개발. 저서 ‘부모님을 위한 나들이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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