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종로구 안국동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게’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게"
오전 10시 30분, 지하철 안국역 1번 출구를 나오니 사람들이 길게 줄지어 서 있다.
알고 보니 지난 18일 문을 연 ‘아름다운 가게’ 개장 시간인 탓이다.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고 왔는데…. 갑자기 가슴이 뛰어 오는걸 느낄 수 있다.
사람들 틈을 비집고 6평 남짓의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바지 1,000원, 액자 500원, 접시 3,000원, 전기프라이팬 3,000원, 팔찌 1,500원, 인형 500원….
서울 종로구 안국동에 문을 연 ‘아름다운 가게’의 중고 상품목록이다.
‘아름다운 가게’는 헌 옷이나 책, 가방, 신발, 주방용품, 가전제품, 인테리어 용품 등 재활용이 가능한 물품을 기증받아 자원봉사자가 깨끗이 손질해서 싸게 팔아 수익금 전액을 이웃을 위해 사용하는 재활용품 전문매장이다.
이 가게는 물건을 다시 씀으로서 쓰레기를 줄이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태사회를 지향하고 장바구니 사용하기, 무공해 세제 만들어 쓰기, 친환경 제품 쓰기 같은 작은 실천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다.
또 아름다운 가게는 소외된 이웃과 소통하는 열린 마당을 제공하며, 지역주민의 생활문화공간으로서도 가능하다.
참여연대는 지난해 9월부터 매월 두 차례씩 알뜰시장 형태로 운영해오다 이 아름다운 가게를 열었다.
참여연대 이강백 사업국장은 “물건을 버리지 않고 기증하면 환경도 살리고 이웃도 도울 수 있다”며 “아름다운 가게는 친환경적인 의무를 담고 있는 생태운동이자 순환사회이며 수익금을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는 나눔 실천운동”이라고 말했다.
또 이 국장은 “2005년까지 200곳으로 확대해 전국적으로 체인망을 갖춘 본격적인 재활용 가게로 운영할 계획”이며 “현재 두 곳의 아파트에서 점차적으로 확대 실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계적 구호단체인 영국의 옥스팜, 미국의 굿윌이 운영하는 재활용품 매장을 모델로 만든 아름다운 가게는 우리나라에서 새롭게 시도되는 ‘시민참여 생활운동’이라 할 수 있다.
소중하지만 자신에겐 필요 없는 물건을 과감히 내놓은 사람들, 그 물건들을 수거해 오는 사람, 수거한 물건을 정리하고 가격표를 붙이는 사람, 매장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 그리고 가게에 나와 물건을 사가는 사람들….
이들 모두가 아름다운 가게의 진정한 주인이다.
우리는 이런 작은 변화와 실천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믿는다.
아름다운 가게는 이곳의 진정한 주인이 될 아름다운 손길을 필요로 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픈 이는 02-3676-5353으로, 물품을 기증하려면 02-3976-1004로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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