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있는 풍경

 

백창훈

 

어머니는 그 길을
맨발로 걸어가시곤 하셨지.
 
아버지에게 시집오실 때처럼
푸른 하늘도 올려다보시고
떡갈나무잎도 만져보시고
산비둘기 소리에 고개를 갸우뚱하곤 하셨지.
 
가마솥 누룽지 밥을 해주셨고
강가에 다슬기 잡아 된장 아욱국 끓여 주실 때도
그 길 걷기를 좋아하셨지.
 
오 남매 학교 보내고 졸업하고
시집장가보내 손주들 시집장가보낼 무렵에도
어머니는 그 길을 좋아하신다.
아직도 맨발로 걸어가시곤 하신다.
겨울철에도 밭에 가신다.
신발이 자꾸 벗겨지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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