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 도장공사 시 콘트리트와 페인트의 관계 ①

 

          

콘크리트는 철근과 함께 건물의 뼈와 근육 역할을 한다. 콘크리트는 굵은 골재인 자갈과 시멘트, 모래를 결합해 압축강도가 우수하고 단단한 덩어리로, 시멘트, 자갈, 모래, 물을 어떻게 반죽했느냐에 따라 질거나 된 상태가 된다. 이와 같은 반죽 정도를 ‘슬럼프’라 한다.

압축강도 : 물체를 압축했을 때 깨지지 않고 견디는 힘을 압축강도라 한다. 즉 ‘얼마만큼의 힘으로 압축하면 깨지는 가’에 대한 것이 압축강도에 대한 개념이며, 압축강도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단단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위는 ㎏f/㎠다.
콘크리트는 각각의 강도를 나타내기 위해 배합표를 만든 후 배합을 한다. 배합 표준표에 준해서 콘크리트를 생산하는데, 예를 들어 물을 많이 넣으면 무거운 골재가 가라앉고 가벼운 골재인 시멘트, 모래는 위로 뜨는 ‘블리딩 현상(골재분리 현상)’으로 인해 콘크리트가 약해지고 많은 물이 증발해 날아가면서 콘크리트의 부피 변화가 커져 균열도 발생한다.
반대로 시멘트를 많이 넣으면 강도는 높아지나 페인트 양생(보양)할 때 발생하는 수화열 때문에 크랙(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용도에 맞는 콘크리트 강도를 위한 표준 배합비가 있다.
콘크리트 건물인 아파트가 내구성을 갖고 수명을 늘리려면 초기 시공 콘크리트 품질이 우수해야 한다. 대개 10년 이하의 아파트에서 콘크리트 떨어짐, 지하주차장 에폭시 떨어짐, 옥상 우레탄 방수재 하자가 많이 발생하는데, 이는 초기 시공 콘크리트 불량이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페인트 회사 매뉴얼에는 페인트 도장공사 시 주의사항으로 ‘콘크리트 품질기준’이 있다.

도장공사의 핵심 주의사항
‘pH9 이상’ ‘레이턴스 제거’

페인트 제조사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도장공사 시 주의사항으로 ▲모르타르·콘크리트 타설 후 20~28일 이상 양생 ▲pH(산도)9 이상 ▲함수율 8% 이하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특히 ‘20일 이상 양생’ 기준은 충분한 강도를 갖추고 충분히 수분을 건조한 상태를 의미하며, ‘pH9 이상’ 기준은 콘크리트의 중성화 정도로서 강도와 품질을 의미한다. 건강한 콘크리트는 pH11~13 정도의 강알칼리 덩어리다. 강알칼리 덩어리인 콘크리트로 철근을 감싸면 부동태피막을 만들기 때문에 도금이나 별도의 방청처리(녹 방지 처리) 없이도 녹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다. 간혹 노출된 철근이 녹슬었을 때 방청페인트를 바르도록 한 도장공사 시방서가 있는데 잘못된 작업 지시다. 유성 방청페인트는 오히려 고강도 보수 모르타르의 부착을 떨어뜨린다.
콘크리트의 pH는 시멘트, 자갈, 모래를 결합하는 중요한 요소다. 시멘트, 자갈, 모래를 물과 반죽하면 시멘트가 가진 탄산칼슘 성분이 물에 녹아 수산화칼슘과 실리게이트를 생성하는데 이것을 CSH(칼슘실리케이트하이드로이드)라 한다. CSH는 고강도 콘크리트를 만든다. 이때 건강한 콘크리트의 pH는 12~13 정도가 된다.
콘크리트는 물, 탄산가스에 의해 점점 알칼리성을 잃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콘크리트 중성화라는 것이다. 중성화를 통해 pH12~13인 콘크리트가 pH11~10으로, 이것이 다시 pH8~9가 되면 완전 중성화된 것이다. pH8~9에서는 더 이상 산화가 진행되지 않아 마침내 콘크리트 건물은 철거해야 할 정도로 강도를 잃게 된다.
다시 쉽게 말하면 철근은 쉽게 녹스는 연강이지만 콘크리트 알칼리덩어리가 철근을 완전히 피복하면 녹슬지 않는다. 이처럼 콘크리트는 철근을 보호하는 최고의 방패지만 콘크리트가 중성화되면 알칼리성을 잃어 철근이 산화되는 것을 방어하지 못한다. 콘크리트가 중성화되면 철근은 녹슬고, 녹슨 철근은 인장강도를 잃는다. 녹이 심각하게 슨 철근은 부러지게 되며 이에 따라 건물이 무너질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그렇다면 왜 콘크리트 pH가 9 이상이 돼야 페인트를 칠할 수 있는가?
그 이유는 pH9 이하의 콘크리트는 더 이상 단단한 콘크리트가 아니기 때문이다. 아주 약한 시멘트 분말과 모래, 자갈로 간신히 붙어 있는 푸석푸석한 덩어리다. 이 정도의 콘크리트를 쇠칼이나 단단한 공구로 긁어 보면 시멘트 가루가 푹푹 긁혀 나온다. 이러한 표면은 시멘트 분진덩어리와 같다. 그래서 페인트가 접착되지 않는 것이다. 결로나 누수가 심각한 콘크리트, 바닷물이나 염화칼슘에 심각하게 손상을 입은 콘크리트는 페인트를 칠하면 쉽게 떨어지는 하자가 발생한다.
두 번째 주의사항은 ‘레이턴스를 제거해야 한다’는 것이다. 레이턴스는 콘크리트나 모르타르 양생 후 표면에 생긴 시멘트가루로, 이 또한 콘크리트의 품질과 관련 있다. 간혹 새 건물의 콘크리트 바닥을 보면 가만히 있어도 시멘트가루가 풀풀 올라오거나 신발로 비비면 시멘트가루가 밀려 올라오는데 이것이 레이턴스다.
레이턴스는 콘크리트 타설 후 물이 증발하면서 가장 가볍고 작은 시멘트를 표면으로 끌어 올림으로써 발생한다. 레이턴스는 질게 반죽한 묽은 콘크리트에서 더 많이 발생한다. 단단하지 않은 콘크리트 표면은 먼지와 유사해서 수성페인트, 에폭시, 우레탄 등의 도료와의 부착성을 떨어뜨린다. 레이턴스는 곧 시멘트 분진이므로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음 호에 계속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