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락
숨을 헐떡이며 고개 넘는 나뭇길
산자락에 온 산의 마른 나무를 모을 수 있으면 좋겠다
집 근처 평탄한 길은 지게질이 쉬우니까
아니지 마당에 온 산의 마른 나무를 모을 수 있으면 좋겠다
지게질조차 하지 않아도 되니까
그것도 아니지 종놈에게 시켰으면 좋겠다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하나
군불을 때지 않아도 춥지 않고
먹지 않아도 배고프지 않은 방법을 찾아내면
모든 걱정이 사라질 것을
겨우 몸 편한 것에 그칠까
하수분을 구해서
돈이라도 펑펑 이웃에 베풀면
다 고마워할 것을
거기다가 불사약을 먹고 나면
신이 되고 싶을 걸
신이 되고 나면
그다음은?
아하….
이석락
kslee@hap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