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야 보이는 ‘섬’

이성영l승인2020.01.15 14:57:22l11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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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도마을과 용머리로 가는 출렁다리

신비한 자연 경관은 전설 같은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는 연화사의 아름다운 여름 수국과 겨울 동백꽃 길, 푸른 바다 기암절벽 위의 보덕암에서 현존하는 이야기로 남는다. 

경남 통영시 욕지면에 위치한 연화도는 통영에서 남서쪽으로 14㎞ 지점에 있는 섬이다. 우도·적도·쑥섬·봉도 등과 함께 연화열도를 이루며, 남서쪽으로 약 4㎞ 떨어진 곳에 욕지도가 있다. 통영시의 43개 유인도서 중 제일 먼저 사람이 살았다고 전해 내려오고 있는 섬이다. 130여 년 전 도산면 수월리에 살던 김해 김씨가 흉년으로 인해 뗏목을 타고 이곳에 들어와 정착하게 됐다고 한다. 그러나 그로부터 400년의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연산군의 억불정책으로 스님 한 명이 이 섬에 들어와 실리암을 짓고 정진해 깨달음에 이르렀으니 훗날 그를 연화도인이라 불렀다. 또한 사명대사, 자운선사 등이 이곳에서 수행했다고 하는 설도 남아있다. ‘연(蓮)화(花)도’란 바다에 핀 연꽃이란 뜻인데, 실제로 북쪽 바다에서 바라보는 섬의 모습은 꽃잎이 겹겹이 봉오리진 연꽃의 형상이다. 연화봉(212m)에 이르면 통영 8경의 하나인 용머리(네바위)가 바다로 점점이 떨어지고 기암절벽 위 보덕암은 푸른 바다에 떠있는 선인(仙人)이 기거하는 곳으로 느끼게 하니 신비의 절경이 따로 없다. 

▲ 연화사

불연(佛緣)의 섬 ‘연화도’

연화봉에서 내려다보는 용머리(네바위)의 조망은 연화도 최고의 절경이다. 그 절경을 쫒아 오솔길과 절벽의 암릉 길을 걸으면 하늘과 바다가 다가오다 멈춘다. 연화도는 눈으로 보는 아름다움도 있지만 많은 이야기가 서려있어 마음으로 보는 곳이기도 하다. 연화도인, 사명대사, 자운선사 등이 연화봉 토굴에서 수행했다고 하는 이야기도 전해 내려오니 이 섬은 불교와 인연이 깊다. 조선 중기 사명대사는 남해 금산 보리암에서 수도하던 중 이곳으로 왔다. 어느 날 세속을 등지고 세 여인이 이곳을 찾아오니 처 보월, 여동생 보운, 연인 보련이다. 이 세 비구니를 ‘자운선사(慈雲禪師)’라고 한다. 세속의 사람들이 찾아와 연화도 곳곳에 맺은 인연의 끈은 불교와 관련돼 있어 주변의 아름다움에 더해 마음의 청정함으로 이어지는 정토세계를 연상케 한다. 

▲ 연화도 ‘보덕암’의 해수관음상과 통영8경 용머리 네 개의 바위

연화도에 들어서면 하늘보도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연화도와 무인섬인 반하도, 우도 사이에 2018년 6월 개통한 보도교로 외진 섬이었던 우도와 연결된 다리다. 연화항은 정갈한 마을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연화도는 마을 위쪽 산위로 높게 나 있는 길 너머로 아름다운 풍경들이 숨어있다. 동쪽의 마을까지는 대중교통이 없어 멀게만 느껴지나 천천히 걸으며 섬의 전설들과 비경들을 보노라면 시간은 빠르게 지나간다. 
연화도를 여행하는 코스는 여객선터미널-연화봉-보덕암-출렁다리-용머리-여객선터미널로 돌아오는 코스와 여객선터미널-연화사-보덕암-출렁다리-용머리해안-여객선터미널로 돌아오는 코스가 있다. 연화봉을 넘어가느냐 연화사를 먼저 가느냐에 따라 코스가 정해진다. A코스는 힘이 들더라도 연화봉 정상에서 아름다운 섬 주변의 풍광을 만끽하며 연화도인과 사명대사가 정진하던 토굴터를 만나는 산행코스고 B코스는 곧바로 연화사를 거쳐 연화봉 아래 5층석탑 사거리에서 보덕암으로 가는 길이다. 연화봉에서 바라보는 용머리 조망은 최고의 절경이지만 힘이 들거나 시간이 없다면 B코스로 천천히 걸어도 좋다. 
연화봉을 거쳐 가는 방법으로는 연화항에서 내려 오른쪽 팔각정이 있는 남서쪽 산길에서 시작한다. 계단을 따라 숲으로 접어들어 전망 좋은 정자를 거쳐 주능선을 오르면 연화봉에 서게 된다. ‘용머리’가 내려다보이고 주변의 섬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풍경들이 그곳에 있다. 환상적인 바다 조망을 감상하며 내려오는 길에는 연화도인 수행터, 사명대사 정진 토굴, 서낭당을 만난다. 서낭당에는 연화도인이 바위에 직접 썼다고 전해지는 ‘부길재(富吉財)’라는 글씨가 있다. 부와 길함, 재물까지 안겨 주는 축복이 담긴 돌이자 연화도 사람들이 보물 1호로 생각하는 실재하는 반석이다. 바다를 내려다보며 산길을 내려오면 5층 석탑이 보이는 보덕암 가는 사거리다. 

▲ 동도마을과 용머리로 가는 출렁다리

B코스는 연화항에서 직진해 연화분교를 지나 연화사를 거쳐 가는 코스로 5층석탑에서 연화봉과 보덕암 갈림길에 이른다. 이곳은 A, B코스가 만나는 지점이다. 여기서 석탑 옆으로 난 시멘트 포장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내려서면 보덕암이 나온다. 작은 암자 같은 숲에 가린 단칸 절집이 스님들의 수행처로 해수관음상과 보타전 사이에 있다. 연화봉 남쪽 사면에 자리한 이 절은 해수관음상과 용머리(네바위)가 도열해 바다로 떨어지니 아름다운 일출을 볼 수 있다. 보덕암은 작은 암자 같지만 용머리 방향으로 가다 뒤를 돌아보면 4층으로 기암절벽에 서 있어 암자 치고는 규모가 큰 편이다. 

▲ 용머리 전망대

다시 되돌아 언덕을 오르면 5층석탑을 지나 동쪽마을로 가는 오솔길로 연화도의 비경을 감상하는 언덕 해안 길로 연결된다. 숲길을 따라서 500m가량 걸으면 차도가 나오는데, 곧바로 전망대 가는 우측 푯말을 따라 암릉으로 들어서면 연화도의 멋진 해안 절벽길을 만난다. 꿈틀대는 용 한 마리가 바다 위를 헤엄치는 바위의 등을 올라타고 넘다 보면 눈 아래 동두마을과 용머리로 가는 출렁다리가 보인다. 출렁다리를 지나면 네 개의 바위가 바다로 들어가는 통영팔경의 용머리(네 바위)의 풍경을 마주한다. 다시 돌아 나와 동백나무숲을 지나 몽돌해변을 올라서면 동두마을로 들어설 수 있다. 본촌에서 동두마을까지 4㎞정도의 산행은 2시간 반이지만 다시 여객선터미널까지 돌아오는 것을 계산한다면 차도를 따라 되돌아오는 시간은 3~4시간이면 가능하다. 여객터미널 부근 횟집의 고등어 회와 볼락 조림을 맛보려면 그 시간까지 고려해야 한다. 특히 다리로 연결돼 있는 조용한 우도까지 돌아보려면 하룻밤을 머물러도 좋을 듯하다.

▲ 보덕암과 용머리
▲ 연화도와 반하도 우도로 연결된 보도교

다시 찾아가고 싶은 섬 ‘우도’

우도는 연화도 바로 옆에 있는 0.6㎢의 조그마한 섬이다. 연화도와 연결된 보도교를 따라 우도로 들어서면 한여름에도 햇빛을 피할 수 있을 만큼 후박나무, 동백나무 숲이 울창해 마을로 가는 길은 숲길이다. 깊숙한 숲속에 마을이 들어서 있는 섬. 외지고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 섬. 보도교를 건너 좌측 숲길을 따라가면 먼저 아랫마을(작은 마을)을 만나고, 다시 언덕길을 넘으면 윗마을(큰 마을)에 이른다.  
25가구 30여 명이 사는 우도는 마을 사이 서낭당 숲이 있다. 그중에 신목(神木)으로 마을사람들이 섬기는 후박나무 한 그루는 약 500년, 생달나무 세 그루는 400년 정도로 천연기념물 제344호로 지정됐다. 이 섬에는 작지만 아름다운 몽돌해수욕장도 있다. 그곳에서 물이 빠지면 건널 수 있는 목섬을 만나고, 4m 정도의 구멍이 나 있는 구멍섬은 빼놓을 수 없는 우도의 풍경으로 기억된다. 행정안전부의 ‘찾아가고 싶은 10섬’에 선정돼 있는 우도는 강정길-동백나무숲길~반하도~용강정전망대-매길-몽돌해수욕장-큰마을로 이어지는 2시간가량의 섬 둘레길이 나 있어 연화도와 함께 둘러보면 일석이조의 섬 여행이 될 듯하다. 연화도의 용머리횟집식당, 우도의 송도호민박식당 등은 고등어회, 해초비빔밥, 생선구이, 매운탕 등 각종 해산물 음식이 맛있고 저렴하다.

이성영  여행객원기자 
(laddersy@hanmail.net)

이성영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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