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노동자의 현실>>우리도 행복하게 일할 수 있을까 |아파트 노동자에 대한 지원 방안 <53>

Ⅵ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지원
☞ 지난 1151호에 이어

2. 어떻게 아파트 공동체를 활성화할 것인가?

아파트 입주민의 소위 ‘갑질’ 때문에 경비원이 자살하거나 입주민과의 다툼으로 인해 살인이 일어나는 등 입주민들이 아파트 노동자들을 비인격적으로 대하는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러한 문제는 고용안정과 적정임금 보장이라는 노동조건뿐만 아니라 최소한의 인격적인 대우가 아파트 노동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노동조건임을 의미한다. 입주민들의 비인격적 대우로 인한 노동자들의 정서적 박탈감은 제도적 접근을 통해서는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다. 궁극적으로는 아파트 문화와 입주민들의 인식이 개선돼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아파트 노동자들은 입주민의 ‘종놈’도 아니고, 불쌍해서 보호해야 할 연민의 대상도 아니다. 아파트 노동자들도 아파트 구성원이라는 인식이 있어야 하고, 그들과 함께 살기 좋은 아파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분위기를 확산시켜야 한다.
희망제작소와 SH공사는 아파트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다양한 실험과 연구를 통해 아래와 같은 행복한 아파트 공동체의 조건을 제시하고 있다.2)

①쉽고 다양한 주민 참여 구조 필요
•아파트 입주민의 특성에 따라 공동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수준이나 필요는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입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나 통로를 다양하게 마련하고 입주민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참여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
•일상에서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고 논의할 수 있는 공론장 형성에 주력해 입주민들이 쉽게 의견을 개진하고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②관리보다 참여와 입주민을 먼저
•‘공간을 어떻게 잘 만들고 관리할 수 있을까’, ‘이 공간을 잘 활용할 사람들을 어떻게 모을까’라는 관점보다 ‘어떻게 입주민들이 잘 참여하게 할 수 있을까’, ‘입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로 관점을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공간 활용을 위해 입주민들의 의견을 모으고 입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입주민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의견을 묻는 것이 먼저다. 매뉴얼, 제도와 공간에 맞는 공동체 활동을 이끌어 내기보다 아파트의 특수한 형편과 입주민의 욕구에 따라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구성하고 융통성 있게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해야 한다.
③아파트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는 지역 내ㆍ외의 네트워크 활성화
•아파트 입주가구 구성, 주택 공급유형, 입주민 생활수준, 주민대표조직의 태도와 가치관 등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활동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많다. 하지만 이런 모든 요소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아파트 단지는 많지 않다. 그리고 아파트 공동체 활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시행착오를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지역단위의 네트워크를 활성화해 서로의 경험과 정보를 공유하고 기존의 마을공동체, 사회적경제 지원기관과 제도를 긴밀하게 연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2) 희망제작소 ‘행복한 아파트 공동체 조건 만들기’, 희망이슈 제25호, 2017.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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