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소송 판결 전 하자보수 공사업체와 수의계약 ‘무효’

입대의에 도급계약 불이행 위약금 청구한 공사업체 ‘패소’ 마근화 기자l승인2020.01.01 14:12:11l11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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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법 부천지원

아파트 하자소송 판결이 나오기 전 입주자대표회의와 하자보수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한 업체가 입대의 측의 계약 불이행에 따른 위약금을 청구하고 나섰지만 도급계약 자체가 무효라는 취지의 법원 판결이 나왔다.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민사3단독(판사 배예선)은 최근 도장공사 및 하자보수 공사업체 A사가 서울 은평구 B아파트 입대의를 상대로 제기한 약 1억3,000만원 상당의 위약금 청구소송에서 A사의 청구를 기각,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A사와 B아파트 입대의는 지난 2014년 7월 말경 아파트 시설물 유지보수(하자보수) 공사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사범위는 ‘사업주체 또는 보증사와 합의 또는 판결에 의한 인정범위 및 관리주체에서 지정한 범위’, 공사금액은 ‘판결금액에서 수임료 및 제비용을 공제한 금액(판결금 수령 후 보수공사 시 항목별로 계약)’으로 정했다. 
이와 관련해 A사는 “입대의는 관련판결이 확정돼 계약에 따라 공사발주를 해야 함에도 대표자 회장이 변경됐다는 이유로 계약이행을 거절했다”며 “입대의의 이행지체를 이유로 도급계약을 해제하므로 입대의는 계약에서 정한 위약금으로 관련판결 승소금액의 30%인 약 1억3,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주장했다. 
반면 입대의는 “도급계약은 수의계약으로 체결됐고, 입대의 의결절차도 거치지 않아 무효”라며 “위약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법원은 “입대의는 아파트 시공사를 상대로 하자보수소송을 제기해 관련판결을 선고받았고, 도급계약은 관련판결에 따라 받게 될 승소금을 공사대금으로 지급하기로 정했다”고  인정하면서 “도급계약은 구 주택법 시행령 제55조의 4 제1항 제2호에서 말하는 ‘하자보수보증금을 사용해 직접 보수하는 공사’에 해당하므로 구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이 적용된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도급계약 체결 당시 구 주택법 시행령 및 선정지침상 수의계약 사유가 존재했다고 보기 어려워 입대의는 선정지침에 따라 경쟁입찰로 아파트 하자보수공사의 공사업자를 선정해야 한다”며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된 이 사건 도급계약은 구 주택법 시행령 및 선정지침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공사범위와 공사금액 등 도급계약에 있어서 중요하고도 본질적인 사항에 관해 구체적인 정함이 없는 점, 도급계약은 관련판결이 선고되기도 전에 체결됐는데, 그 과정에서 입주민들의 의사를 수렴할 수 있는 어떤 절차도 거치지 않아 입주민들의 이익이 현저히 침해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 선정지침을 위반해 체결된 이 사건 도급계약은 중대한 하자로 ‘무효’라고 판단했다.
‘입대의 결의를 거치지 않아 도급계약이 무효’라는 항변에 대해서도 “아파트 하자보수공사 전체를 A사에 맡긴다는 점에 관해서는 명확한 의결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며 입대의 측 주장을 받아들였다.
아울러 “입대의 의결을 통해 입주민들의 이익을 보호하고 공사계약 선정절차의 공정성·투명성을 확보할 필요성이 뚜렷한 점, 관리규약에서 구 주택법 시행령 내용과 동일한 방법으로 사업자를 선정해 공사계약을 체결하도록 규정한 취지 등을 고려해볼 때 입대의 의결 및 관리규약 규정은 비법인사단 대표인 입대의 회장의 아파트 공사계약 체결에 관한 대표권을 제한하는 규정으로 봄이 타당하다”며 “수의계약 형식으로 체결된 도급계약은 대표권을 제한하는 절차를 위배해 체결됐다”고 해석했다. 
더욱이 “A사는 도장공사업 및 아파트·빌딩관리업 등을 영위하는 공사업자로서 당연히 관리규약에 따른 선정절차 규정 및 공사계약 체결에 관한 입대의 회장의 대표권제한 규정 여부를 확인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고, 대표자의 권한행사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는 것이 통상적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법원은 이로써 “A사는 도급계약이 관리규약에서 정한 선정 절차규정, 공사계약 체결에 관한 대표권제한 규정에 위반해 입대의 의결도 거치지 않은 채 임의로 수의계약 형식으로 공사계약을 체결한다는 사정을 알았거나, 알지 못했더라도 과실이 있다”고 판단, 도급계약은 무효라고 밝혔다. 
이 같은 판결은 A사가 항소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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