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과 공동주택 잘 아는 테크노크라트 출신의 구청장
취임 직후 ‘주택관리 상담센터’ 개설, 주택관리사협회와 협업체계 구축

■ 광주광역시 북구 문인 구청장 이경석l승인2019.12.18 10:47:27l115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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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에서 아파트가 가장 많은 지역, 2019년 제2회 대한민국주거복지문화대상 기관부문 ‘종합대상’을 수상한 전국 유일의 기초지자체, 광주지역 최초로 구 단위 주택관리 상담센터를 자체적으로 개설한 곳, 전국 최초로 구의회 차원에서 ‘공동주택 관리사무소 지하 설치 금지’에 관한 대정부 건의안을 수립·발표한 지역,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큰 아픔과 희망을 간직한 ‘민주화의 성지’ 망월동 국립5·18민주묘지가 있는 곳.… 모두 광주광역시 북구를 설명하는 문장들이다.
호남의 역동성이 살아 있는 광주광역시 북구 문인 구청장을 만나 지역발전계획과 공동주택 관리정책에 대해 들어본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거두고 7월 1일, 제17대(민선7기) 북구청장에 취임한 문인 구청장은 광주일고와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석사를 마친 후 전남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4년 제20회 기술고등고시에 합격한 그는 광주 지하철건설본부장, 광주광역시 건설국장, 상수도사업본부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지냈으며, 국토교통부와 안전행정부, 행정자치부에서도 근무할 만큼 다양한 경력을 갖추고 있다. 정치인이나 법조인, 관료 등 문과출신이 많은 지자체장들 가운데 정통 테크노크라트 출신의 지자체장이란 점이 이채롭다.

▲문인 구청장은 취임하자마자 공약사항인 ‘주택관리 상담센터’를 개설하고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광주시회 및 북구지부와의 협업체계를 구축해 구청-관리사무소-입주민과의 유기적인 소통에 나서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최해종 공동주택과장, 대주관 안동완 광주시회 부회장, 서원휴 전 광주시회장, 문인 구청장, 이상운 광주시회장, 심재문 주택관리계장

취임 직후 공약 이행
주택관리 상담센터 개설

그가 지난해 7월 취임하자마자 문을 연 것이 ‘주택관리 상담센터’다. 그만큼 공동주택 관리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뜻이다. 
그는 “어느 아파트나 관리와 관련한 민원이 상존하지만, 그중에서도 고질적이고 반복적으로 민원이 발생하는 아파트들에 대한 맞춤형 상담을 통해 민원을 해소하고 공동체정신을 회복하고자 센터를 개설했다”며 “상담센터에선 평소 민원사항 및 향후 단지 사업 등을 위해 필요한 사항을 함께 사전 검토해 실제적인 상담효과가 나타나도록 노력하고 있고, 주택관리분야를 중심으로 하되 필요시 법률분야까지 추가해 상담하고 있다”고 한다.
문 구청장의 지휘 아래 최해종 공동주택과장과 심재문 주택관리계장이 이끌고 있는 주택관리 상담센터는 현재 주택관리사 2명, 회계사 2명, 변호사 2명 등의 전문상담위원을 위촉하고 ‘찾아가는 상담센터’ 활동을 통해 고질민원들을 직접 대면 상담하고 있으며,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광주시회 및 북구지부와의 정례간담회, ‘찾아가는 동대표 맞춤교육’, ‘찾아가는 장기수선계획 및 장기수선충당금 교육’ 등 4대 사업을 집중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여기엔 대주관 이상운 광주시회장과 이근영 북구지부장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회원들 역시 높은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구의회 ‘관리사무소 지하 설치 금지’ 

지난해 11월, 매우 이례적인 건의가 정부에 전해졌다. 광주광역시 북구의회가 ‘관리사무소 지하 설치 금지’에 관한 대정부 건의안을 채택한 것이다. 
북구의회는 건의안에서 “최근 공동주택 단지에 화재·교통사고 및 상해사고 등 각종 사건사고가 반복 발생해 신속한 사고대응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며 “사건 초기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관이 관리사무소인데, 일부 공동주택은 지하주차장 한쪽 공간에 관리사무소를 설치하고 있어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고 전제하고 “지하에 설치한 경우 직원은 하루 종일 채광, 통풍이 차단되고, 매연, 먼지 등 해로운 물질에 노출될 뿐만 아니라, 지상에서 발생하는 기상변화, 화재 및 교통사고 등 각종 사고 등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해 결국 입주민 안전에도 큰 지장을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건의안은 ▲정부는 관리사무소 직원 및 입주민 안전을 위해 관리사무소를 일조 및 채광이 양호한 지상에 설치하도록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 등 관련 법령을 속히 개정할 것 ▲국토교통부는 관련법령이 개정되기 전까지 지하에 설치한 관리사무소를 전수조사해 문제점 파악 및 대책을 마련할 것 등을 요구했다.
문 구청장은 이에 대해 “북구의회의 건의안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노후 아파트일수록 근무환경이 열악한 곳이 많아 지난해와 올해 각각 1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공동주택 경비원과 청소원의 근무환경 개선사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하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구청과 구의회의 아름다운 협업이 아닐 수 없다.
한국은 현재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공동주택 거주 국민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다. 행정가의 입장에서 이에 대해 느끼는 장단점이 있을까?
문 구청장은 “행정의 입장에서 보면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생활하기 때문에 행복나눔이나 주민 간에 어우러지는 생활문화 행정을 펼치는 데는 이로운 점이 있다”면서 “하지만 시설면에서 보면 노후화의 진행속도에 비해 입주민이나 정부의 보수예산 확보가 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진단한다.

‘갑질’은 명백한 범죄
층간소음엔 교육 필요

공동주택 증가와 함께 나타나는 대표적인 부정적 현상이 ‘갑질’과 층간소음으로 인한 입주민 간 분쟁이다. 
이젠 평범한 입주민도 경비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하는 등 갑질의 일반화·일상화 현상까지 보인다. 
문 구청장은 이에 대해 “경비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하는 입주민은 일부라고 생각되고, 음주 등 비정상적인 정신상태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는 명백히 형사법적으로 범죄라고 생각한다”며 “법과 상담치료를 통해 반복되지 않도록 표본을 보이고, 일반 입주민들에게도 인간 존엄에 대한 홍보와 제도적 교육이 필요하다”고 단언한다.
그는 또 “층간소음은 사생활 영역에서 이뤄지는 현상이기 때문에 원인 제공자가 각성하지 못하면 근절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법적인 규제도 필요하겠지만, 이에 앞서 이웃을 보면 반갑게 인사하기, 슬리퍼 신기, 매트 깔기, 함께 사는 공간이라는 공동체의식 교육 등이 필요하고, 반복적일 경우엔 해당 가구에 대한 핀셋교육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어느 지역이나 시민의 다수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있으므로 관리사무소에 제기되는 민원이나 구청으로 들어오는 민원의 성격이 유사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구청과 관리사무소의 협업체계가 필요하다고 문 구청장은 말한다. 
문 구청장은 “소통은 현대사회의 오래된 시대적 화두로 앞서 설명한 것처럼 주택관리 상담센터 활동과 더불어 관리사무소장들과의 유대관계 구축 및 소통을 위해 대주관과의 정례적인 간담회를 실시해오고 있다”며 “지난 11월 8일 대주관 광주시회 총회장에서 공동주택과 심재문 계장이 공로를 인정받아 대주관으로부터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고 전하고 “구청과 관리사무소의 유기적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소장 및 대주관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다.
문 구청장은 또 “아파트 생활의 특성상 옛날 같으면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갈 사소한 문제가 큰 오해로 확대될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며 “이젠 아파트 문화를 개방적, 보편적, 소통적인 문화로 바꾸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설명하고 “아파트 관리문제에 대해 서로 감정만 앞세워 자기 목소리를 고집하지 말고, 먼저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면 바로 그 지점으로부터 문제가 해결된다는 점을 꼭 알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한다.

대주관과 협업체계 구축

마지막으로 광주시 북구가 추진 중인 역점사업으로 문 구청장은 “하드웨어적으로는 20년 이상 경과한 아파트를 대상으로 노후 공동주택 시설개선사업과 공동주택 경비, 청소원 근무환경 개선사업을 벌이고 있다”며 “소프트웨어적 사업으로 찾아가는 상담센터 고질민원상담, 대주관 정례간담회, 찾아가는 동대표 맞춤교육, 찾아가는 장기수선제도 교육 등을 지속 추진할 것”이라 밝히고 “민선 7기 북구의 역점사업이자 공약인 활력 있는 민생경제, 매력적인 도시재생, 행복나눔 동행복지, 어우러진 생활문화, 주민참여 혁신행정을 기치로 38개 분야의 사업을 실천하고 있다”고 전한다. 
그는 또 “경제, 재생, 복지, 문화, 혁신행정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사업이 없으므로 주민과 함께 모든 사업을 잘 추진해 주민 삶의 질이 한 단계 더 향상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힌다.
인터뷰를 마치고 일어나려는데 갑자기 밖이 소란스러워졌다. 공동주택과 직원이 들어와 광주광역시 북구가 제2회 대한민국주거복지문화대상에서 기관부문 ‘종합대상’에 확정돼 표창을 받게 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주거복지문화운동본부가 주관하고 행정안전부와 국회가 후원하는 이 상은 취약계층에 대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아름다운 주거복지문화를 실천하는 기관, 단체, 개인의 사례를 발굴해 포상하는 제도다.
광주 북구는 지난해 취약계층 131가구에 ‘행복둥지 사랑의 집수리’ 사업을 벌였고, 올해도 196가구의 집을 고쳐줬다. 
홀몸어르신과 장애인가구에도 ‘찾아가는 우리 동네 만물상’ 사업을 추진하는 등 타 지자체와 차별화된 맞춤형 주거환경 개선사업을 펼쳐 민관협력 주거복지네트워크의 새로운 모델을 창출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기엔 그저 조용한 동네 광주 북구, 그 안에 커다란 역동성이 느껴진다.
 

이경석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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