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관리사보 시험 합격자 과다배출 대책 논의
대주관, 회장단 연석회의 - 긴급성명 발표

 

 

2018년 762명(역대 최소 인원 합격), 2019년 4,101명(5.4배 증가).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이 불과 1년 사이에 5배가 넘는 합격자 수의 편차를 보이는 등 크게 요동치고 있다.
지난해엔 그동안 최소 합격자를 기록했던 2007년의 10회 시험 1,222명보다도 훨씬 적은 762명이 합격해 사상 처음으로 1,000명 이하의 주택관리사보를 배출했다. 이로 인한 후폭풍도 만만치 않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제21회 주택관리사보 2차 시험의 재시험을 요청한다’거나 ‘산업인력공단과 대한주택관리사협회가 결탁해 난이도를 높이고 합격자 수를 줄였다’는 등 비슷한 종류의 청원이 10건 이상 올랐으며, 탈락자들의 국토교통부에 대한 항의는 물론 집단소송 움직임까지 벌어졌다.
반면에 올해 치러진 제22회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에선 한 해 전의 5.4배에 이르는 4,101명이 합격했다. 합격자가 대폭 늘어난 이유는 난이도 조절 실패가 가장 큰 원인이지만, 내년부터 도입되는 상대평가제(선발예정인원제)를 앞두고, 지난해 탈락한 수험생들이 마지막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이번 시험에 결사적으로 매달렸던 것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학원가 역시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식으로 홍보와 교육에 열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배출된 주택관리사 자격자가 6만여 명에 이름에도 불구하고, 공동주택 관리현장 취업률은 30%를 밑도는 형편이다. 4만명 이상이 자격증을 소지하고도 취업하지 못하는 심각한 적체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공동주택 관리현장에 취업을 위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면서 도를 넘은 자리쟁탈전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에게도 적지 않은 혼란과 불안감을 더하고 있다.
 


최소배출(2018년 762명) 1년 만에 5.4배(2019년 4,101명) 합격,
주택관리사보 시험 널뛰기

대한주택관리사협회(회장 황장전)는 지난 4일 세종시에서 회장단 연석회의를 열어 주택관리사보 시험 합격자 과다배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긴급 성명을 발표한 후 국토교통부를 방문해 관계자와 면담하고, 오피스텔 등에 대한 의무배치 확대를 요구하는 한편 장관 면담요청서를 전달했다.

이날 회장단 연석회의엔 황장전 회장을 비롯해 권오섭 부회장(울산시회장), 채희범 부회장(인천시회장), 김흥수 부회장(충남도회장), 전기환 부회장(전북도회장), 이선미 부회장(경기도회장)과 하원선 서울시회장, 남양우 세종시회장 그리고 박병남 사무총장, 이춘섭 공제사업단장, 윤권일 정책기획국장, 임한수 권익법제국장 등이 참석해 사안의 심각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벌였다.

대주관은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국가가 공인하는 전문자격자인 주택관리사보 시험이 출제오류와 난이도 조절에 실패함으로써 각종 부작용을 초래해 왔다”며 “특히 금년에 치러진 제22회 주택관리사보 제2차 시험의 경우 응시한 인원 총 5,066명의 80.95%(4,101명)가 합격한 것으로 나타나, 매년 증가하는 취업단지 수 400여 개에 비해 무려 10배가 넘는 합격자를 배출해 공동주택관리 및 주택관리사 제도가 벼랑 끝에 몰려 있다”고 밝혔다.
대주관은 “현재 6만여 명의 주택관리사 자격증 취득자 중 70% 이상이 취업을 하지 못해 주택관리사는 물론 그 가족들의 생계가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며 “국토부는 공동주택관리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제도를 올바르게 육성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방관 내지는 개선에 대한 성의가 부족했음을 통감하고, 주택관리사제도가 건전하게 육성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주관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2020년 주택관리사보 시험에 선발예정인원제를 도입한 법률 개정 취지에 맞는 합격자 배출을 위해 협회 등 이해 관련자를 포함한 ‘주택관리사보 시험대책협의체’ 구성 ▲2차 시험에 시대흐름을 반영한 과목 추가해 변별력 부족 해소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주택관리사의 신분보장 및 부당한 갑질 등을 방지하기 위해 주택관리사법 제정 및 관련법령 등 제도개선에 적극 협조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국토부 역시 이번 시험 합격자가 대거 배출된 것에 대해 예상치 못했다며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대주관 회장단 방문을 받은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관리사보 시험을 국토부의 위탁사무로 이관해 수탁사무 행정기관인 산업인력공단에서 실질적인 관리책임을 갖고 주관하고 있기 때문에 국토부가 관여할 수 없는 입장이지만, 난이도 조절 실패로 과다배출된 데 대해선 산업인력공단 담당자에게 엄중 경고했다”며 사과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주택관리사보 시험 대책협의회’ 구성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오피스텔 등 의무배치 확대와 각종 현안에 대해 앞으로 대주관과 적극 협의해 나가겠다는 뜻도 함께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또 “과다배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힘들겠지만 내년부터 100가구 이상 3,000여 개의 아파트단지에까지 주택관리사 일자리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점도 감안해 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그러나 공동주택 관리현장엔 올해 쏟아져 나온 4,000여 명까지 가세해 바늘구멍 같은 취업관문을 돌파하기 위해 뜨거운 혈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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