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는 종합예술이다 <238>

 


김경렬 율산개발(주) 경영·지원 총괄사장

빛은 밝음을 볕은 따뜻함을 줍니다. 빛이 없는 어두움 속에서는 갈 길을
몰라 헤매게 되고 볕이 없으면 추위에 떨게 됩니다. 빛은 방향을 알게 해주고 볕은 살아갈 수 있도록 합니다. 그런데 관리업무를 하다 보면 빛을 가리는 사람과 볕을 빼앗는 사람이 있습니다.

1. 빛을 가리는 사람
빛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 모두가 평등하게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빛이 올 수 없는 곳에 있지만 않으면 되는데 이 빛을 가리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독선적이고 강압적인 사람입니다. 자기와 의견이 다르거나 자기의 생각에 반대하면 적으로 삼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윽박지르거나 패거리를 시켜 따돌리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아파트에서 동대표를 하는 사람 중 결정권을 가진 사람이 위임받은 권한을 자기 것인 양 여기고 반대의견을 내면 따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물론 동대표만이 아니라 결정권을 위임받은 모든 사람에게 해당하는 것입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공무원, 정부를 견제해야 하는 국회의원도 자기논리에 빠져 무엇을 하라고 권한을 줬는지 잊으면 빛을 가립니다. 물론 이에 동조하고 앞장서는 권력의 수호자들을 앞세우지요.

2. 볕을 빼앗는 사람
볕은 비용을 지불해야 얻을 수 있습니다. 문제는 아무나 볕을 가질 수 없
다는 것이지요. 헌법 제68조 제2항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60일 지정생존자라는 드라마는 국회의사당 폭탄 테러로 대통령과 권한대행 국무위원을 모두 잃은 대한민국에서 국회에 가지 않았던 환경부 장관이 60일간의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지정되면서 테러의 배후를 찾아내고 가족과 나라를 지키며 대통령 보궐선거를 치르고 권한대행의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치고 퇴임한다는 내용으로 권한을 가진 사람이 어떤 자세를 보여야 하는지를 시사하고 있습니다. 기회만 있으면 쿠데타를 해서라도 정권을 잡아 자기 욕심으로 국민들의 볕을 빼앗는 경우도 있는데 욕심을 버리고 볕을 국민에게 돌려주는 과정을 잘 그리고 있습니다. 빛은 무한하나 볕의 양은 한정돼 있으므로 누구나 자기 욕심을 채우려면 남의 볕을 빼앗을 수밖에 없습니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 단지의 볕을 독점하면 입주민이 춥게 됩니다.

3. 한 사람의 욕심이 모두를 황폐하게 만든다
욕심은 마음속에 있을 때는 자기를 발전시키는 힘이 되지만 밖으로 나오
면 남을 파괴하는 무기가 됩니다. 빛이 없는 어둠속에서도 볕이라는 온기가 있으면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볕(이익)을 나누지 않고 소수가 독점하면 모두 추워집니다. 어떤 단지에서 부녀회가 단지 내의 온갖 이권에 개입하고 입대의조차 부녀회 눈치를 본다고 생각해 이를 개혁한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입대의를 해산하고 부녀회마저 해체시키고 자신에게 동조하는 사람들로 입대의를 구성한 다음 입대의 회장이 돼 15년을 입대의 회장으로 재임한 사람이 있는데 해산하는 과정에서 아무도 덤비지 못할 만큼 극단적인 방법을 사용한 후 해당 선거구의 동대표 후보등록을 막아 중임을 회피하는 방법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더 이상 중임이 불가능해 지자 선거관리위원장이 돼 동대표 선출을 좌지우지 하고 있으니 결국 ‘적극성’ 싸움에서 이기는 사람이 독식하게 됩니다. 2020년 4월 24일부터는 입주자인 후보가 없으면 사용자도 동대표가 될 수 있고, 입대의 회장도 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습니다. 본연의 업에서 은퇴 후 동대표 업무에 전념할 수 있는 적극적인 사용자가 입주자를 제치고 동대표가 된다면 회의 방청과는 전혀 다른 문제가 될 것입니다. 미리 법리를 잘 알아두고 적절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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