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업체 ‘편법 하도급’으로 아파트 등서 5명 사망

한정애 의원,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 집중포화 김남주 기자l승인2019.10.30 14:51:19l11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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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강기 제조업체의 ‘편법 하도급’ 행태로 인해 최근 약 1년간 아파트 등에서 설치·유지업체 작업자 총 5명이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서울 강서구병)은 지난 11일 국정감사에서 티센크루프엘리베이터코리아(이하 티센) 박양춘 대표를 증인으로 채택하고 불법 하도급 및 하도급업체에 대한 안전관리 소홀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정애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경기 남양주시 대형마트에서 무빙워크 정비 작업자 1명이 사망했으며,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엔 부산 소재 아파트 2곳에서 노후 승강기 교체작업 중 각각 1명과 2명이 추락사해 1년여간 총 4명이 사망했다. 이들 모두 티센의 공동수급업체 노동자였다.
이어 국감 직후인 지난 12일에도 경기 평택의 리모델링 현장에서 또 한 명의 작업자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 티센 현장에서의 사망자는 총 5명이 됐다. 
한 의원이 지적한 사고 원인은 티센의 불법 하도급. 승강기 제조업체인 티센은 ‘공동수급’ 형태로 설치·유지업체와 계약을 체결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하도급계약으로서 하도급업체에 수주 공사비의 60~70%만을 주는 형태를 띠고 있었다. 현행 건설법상 승강기 설치에 대해서는 하도급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한 의원은 “올해 3월 부산 모 아파트 사고 당시 티센이 입주자대표회의와 체결한 공사 계약서엔 부산 소재 D사가 설치공사를 하도록 했는데 실제 공사를 한 업체는 부천 소재 B사였다”며 “이에 대한 경찰조사 결과 티센의 승강기 설치공사 금액은 대당 1,000만~1,500만원 정도지만 실제 설치·유지업체에는 500만~600만원을 제시했으며 해당 금액에 작업할 수 있는 부산 소재 업체가 없자 티센의 협력업체인 B사가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 승강기 6대 교체에 총 3,200만원을 받고 이 금액으로 45일간 8명의 작업자가 숙식, 교통 등을 모두 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로 인해 작업 과정에서 제대로 된 중량을 책임질 수 있는 고리를 사용하지 못해 추락사고가 발생했다”며 “공동수급 계약의 형태를 띠려면 제조업체 및 설치·유지업체 각각에 대한 금액을 정해야 정상이지만 해당 아파트 입대의는 승강기 전체 22대 교체에 10억6,000만원으로 티센과 일괄계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이뿐만 아니라 해운대경찰서의 티센 경남사무소 압수수색 결과 티센이 10개 공동수급업체의 인감과 직인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 의원은 “티센은 공동수급업체로 하여금 도장을 의무 제출토록 하고 발주처와 계약 시 공동수급업체에 정확한 계약금액을 밝히지 않은 채 마음대로 계약해왔다”고 지적했다.
티센 측은 환노위에 제출한 자료를 통해 “공동수급업체의 업무가 전문적이기 때문에 구체적 작업내용이나 안전조치 등에 대해 간섭 또는 지시를 할 수 없으며 단지 승강기가 안전하게 설치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이나 안전장비 등을 제공할 뿐”이라면서 “공동수급업체는 단체 협의회를 구성하므로 계약 단계에서도 상호 대등한 협상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양춘 대표는 한 의원이 지적한 계약방식의 개선 여부에 대해 “현행 계약방식을 취하는 데 법률자문을 담당하고 있는 변호사와 함께 검토해 볼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지난 18일 티센 본사 및 전국 시공현장 20여 개소에 대해 오는 11월 8일까지 특별감독을 실시키로 했다. 본사에 대해서는 고용부 근로감독관, 안전보건공단 전문가 12명, 국토교통부 합동으로 안전보건경영 방침, 안전관리체계, 도급계약의 적정성 등에 대해 특별감독을 진행하고, 전국 시공현장 20여 개소에 대해서는 불시에 현장 방문해 개인 보호구 지급·착용 여부, 안전시설물의 설치 상태 및 작업방법의 적정성 등을 확인한다.
감독결과 법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사법처리, 작업 중지 등 엄중 조치하고 지적사항의 개선 여부를 철저히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고용부 박영만 산재예방보상정책국장은 “협력업체가 안전관리를 제대로 이행하기 위해서는 원청의 적정한 공사금액 지급과 공사기간 부여가 수반돼야 한다”며 “원청이 안전한 작업환경 및 여건을 조성하도록 지속적인 지도점검을 실시하고 안전관리가 불량해 사고가 다발하는 사업장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을 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남주 기자  knj@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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