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결단만 남았다

한국아파트신문사l승인2019.09.25 10:45:08l113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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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1월 대검찰청 중수부 수사팀이 개편됐다. 전직 대통령 수사를 강화하는 차원이었다. ‘재계 저승사자’로 불린 이인규 부장검사가 이끌던 대검 중수부는 이미 태광실업 회장과 전직 대통령의 친형을 구속한 상태에서 홍모 수사기획관과 중수1과장 우병우 검사 등 강성 칼잡이를 주축으로 보강했다.
전직 대통령의 측근들이 줄줄이 소환, 구속됐다. 4월 30일엔 전직 대통령도 소환됐다. 그는 다음날 새벽까지 조사를 받고서야 귀가했다. 그런 와중에 소위 ‘논두렁 시계’사건이 보도되면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되고 국론분열 양상까지 보이자 결국 소환조사 20여 일 만에 바위 위에서 뛰어내리는 극단적 선택을 하고 말았다. 나중에 ‘논두렁 시계’는 명확한 실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인규 전 부장은 “논두렁 시계 사건은 검찰에서 흘린 게 아니라 당시 원세훈 국정원장의 작품”이란 취지의 해명을 내 놓기도 했다.
전직 대통령 서거 이후 당시 검찰총장이 물러났고, 3인의 칼잡이 역시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이인규 부장은 그 해 사표를 내고 모 법무법인에서 일하다 몇 년 후 미국으로 건너갔다. 당시 검찰이 국정원으로부터 ‘수사 가이드라인’을 받았다는 발표가 나온 시점이어서 사실상 해외도피란 말이 나왔다.
우병우 검사는 검사장 승진에서 연거푸 탈락하자 검찰을 떠나, 박근혜 정부에서 민정비서관을 거쳐 민정수석으로 승승장구하다 ‘국정농단 게이트’와 관련해 자신이 피고인 신분으로 검찰조사를 받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 글에서 주목하는 사람은 홍모 당시 수사기획관이다. 이인규 부장과 우병우 검사는 워낙 유명해 실명을 썼지만, 홍 기획관은 이들보다 덜 알려져 실명을 밝히진 않는다.
홍씨는 2011년 검사장을 지내고 변호사로 개업해 막대한 부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장 시절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등록한 재산이 13억원 정도였으나, 변호사 개업 후 불과 1~2년 만에 100억원 가까이 되는 소득을 신고했다. 당시 개인사업자 소득 15위, 법조계 소득 1위의 기록이다. 어마어마한 ‘전관예우’가 짐작된다. 하지만 그도 한 법조비리 사건에 연루돼 검찰에 구속됐다.
여기서 얘기하고자 하는 건 ‘전관예우’나 ‘검찰개혁’이 아니다. 바로 홍씨의 ‘재테크’ 실력이다. 그는 검찰조사과정에서 ‘몰래변론’ 등 전관예우로 벌어들인 거액을 오피스텔에 집중적으로 투자한 것으로 밝혀졌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천안의 한 건물 오피스텔 53채를 무더기 매입한 것을 비롯해 총 123채를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세간에는 그의 비위사실보다도 그가 보유한 오피스텔 숫자에 더 놀라움과 관심을 갖는 이들이 많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수도권의 아파트형 공장과 상가점포도 대거 매입하는 등 주로 수익형 부동산을 골라 집중투자했다. 부동산업체들은 이런 사실을 이용해 “수익형 부동산은 은행금리 이상의 안정적인 월세수입이 가능하다”며 “시중 은행금리가 1%대에 불과하지만 오피스텔은 연 5%의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대한민국의 부자들은 아직도 ‘투자’하면 부동산을 먼저 떠올린다. 돈이 기업으로 몰려야 경제가 부흥하고 더 많은 부를 창출한다는 건 불문가지다. 부동산에 묶인 돈은 아무런 부가가치도 만들어내지 못한 채, 투기를 유발해 경제를 망친다.
한국에서 유난히 아파트와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의 관리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는 이유에는 집을 돈으로만 보는 천민자본주의적 의식도 한몫하고 있다. 특히 오피스텔은 앞서 홍씨의 경우처럼 한 사람이 여러 채를 보유하고 세를 놓다 보니 입주민의 다수가 세입자여서 관리에 대해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집주인이 아니어서 따지기도 쉽지 않다.
한국집합건물법학회와 백혜련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한 ‘투명하고 공정한 집합건물 관리를 위한 공동주택관리법 개정 방향’ 학술대회가 지난 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관련기사 2면>
소규모 공동주택과 오피스텔의 관리문제가 제기된 지 벌써 여러 해가 지났다. 한국주택관리연구원 강은택 박사와 법무법인 산하의 김미란 변호사가 이번 학술대회에서 지적하는 것처럼 해법은 생각 외로 간단하다. 이들을 공동주택관리법상 의무관리단지에 편입시키면 되는 것이다. 이해관계가 얽히고 미묘한 갈등이 숨은 문제일수록 과감한 쾌도난마의 지혜가 필요하다. 전체 입주민의 이익을 위한 길은 이미 나와 있다.
이젠 결단이 남아 있을 뿐이다.

한국아파트신문사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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