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보면 참 신통한 물건이란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커봐야 어른 손바닥만 한 그 물건엔 실생활에 유용한 도구가 매우 많다.
카메라와 캠코더, 녹음기에 텔레비전(DMB)까지 집어넣은 건 기본이고, 네비게이션과 MP3와 번역기도 들어 있다. 여행 중 차 안에서 영화를 보다가 깜빡한 돈을 송금하고, 항공권과 공연·극장표를 예매하며, 오늘 몇 걸음 걸었는지 운동량을 체크하고, 자전거와 자동차를 편한 장소에서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 납골당에 모신 조부모님의 유골함 위치가 생각나지 않을 땐, 그 동호수(?)까지 자상하게 알려준다. 이외에도 미처 알지 못한 기능이 무궁무진하다. 적절한 애플리케이션만 설치하면 세상에 못 할 일이 없을 것 같다.
그 수많은 기능 중 가장 많이 애용되는 앱은 단연 SNS다. 친구나 가족과 대화방을 만들고, 넓게는 세계인과 소통할 수 있다. 토종 앱은 카카오톡과 네이버밴드가 압도적이고, 세계적으론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이어 인스타그램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소셜미디어는 단연 유튜브다. 문자나 사진보다는 동영상이 주를 이루는 유튜브는 수많은 ‘유튜버’들을 양산하며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어린이부터 할머니 할아버지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다.
별 흥미 없이 유튜브에 들어가더라도 내용물을 접하면 매료되지 않을 수 없다.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프로야구부터 사회인야구 레슨까지, 캠핑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백패킹, 미니멀캠핑부터 차박캠핑에 초보자를 위한 장비구입 요령까지,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에겐 먹방부터 세계음식 조리법까지 모든 걸 다 보여주고 알려준다. 유튜브 영상을 보고 배워 자동차 에어컨필터를 직접 교체하기도 하고, 공짜 어학공부도 하며, 여행 가기 전 맛집과 숙박시설, 현지교통에 대한 정보를 빠삭하게 꿸 수 있다. 어쩌다 실수로(?) 성인물을 열어 보면 뒤이어 ‘19금’이 폭주하듯 줄줄이 매달려 당황할 때도 있다.
이 놀라운 기능과 정보 덕분에 이용자가 대폭 늘면서 유튜버는 이제 단순 업로더를 벗어나 사업가의 영역으로까지 진화했다. 최근엔 6살 아기 유튜버를 중심으로 회사를 차린 가족이 95억원짜리 서울 청담동 건물을 매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세간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렇게 재미있고, 유용하며, 풍부한 영상물들은 우리 생활에 즐거움을 배가시켜 주지만, 그 밝은 면만큼 심각한 어둠의 그늘도 갖고 있다.
유튜브는 가짜뉴스의 산실이다.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과대 과장 왜곡된 뉴스가 출몰하는데 특히 국내 정치분야와 북한문제 그리고 최근엔 일본과 관련된 가짜뉴스가 판친다.
유튜브의 기능이 너무 뛰어나다 보니 보수주의자에겐 그에 맞는 뉴스만, 진보주의자에겐 그가 좋아할 만한 뉴스만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그 뉴스라는 게 대부분 1인 미디어가 만들어낸 것이어서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학계 발표에 따르면 한국인의 정보습득 매체로 유튜브 개인뉴스채널이 지상파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문제는 순도100% 가짜가 아니다. 한쪽 면만 특정하게 부각시켜 입맛에 맞도록 왜곡 편집해 시청자를 현혹하는 게 진짜 문제다.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다가 자기도 모르는 새 먹통이 된다.
이런 식으로 뉴스를 접하다 보니 진보와 중도층에서 신뢰도 1위를 보인 한 방송사는 보수층에서 가장 낮은 신뢰도를 보였다. 정신분열적 사회현상이다.
이런 문제는 공동주택에서도 마찬가지다. 원활한 의사소통과 정보교류를 위해 만들어진 아파트 인터넷카페 등에서 자신의 의견을 전파하거나 관철하기 위해 잘못된 정보를 의도적으로 퍼트리는 사람이 있다. 이로 인해 잘못된 결정이 내려지면 작은 이익은 개인에게 가고, 큰 손해는 모든 입주민의 몫이 된다.
가짜뉴스는 인류가 태어나면서부터 존재했을 것이다. 사소한 셈법에 눈이 멀어 내가 가짜뉴스의 당사자가 될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가짜뉴스는 해악이다. 공동체를 와해시키고 사회를 엇나가게 만든다.
가짜뉴스는 잠깐 동안 특정세력을 이롭게 할 순 있을지언정, 결국엔 모두를 피해자로 만든다.

저작권자 © 한국아파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