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현장 친화적 민관합동 ‘혁신 TF’ 구성, 의혹 해소 앞장

인천시 건축계획과 공동주택센터 이상곤 팀장 이경석l승인2019.06.19 15:13:35l11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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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현장을 강압적 지도감독이 아닌 입주민과 현장 친화적이며, 부드러운 화합정책으로 이끌고 있는 인천시 건축계획과 공동주택센터 이상곤 팀장(사진 오른쪽)을 지난 12일 만났다. 이 자리에는 대한주택관리사협회 채희범 인천시회장도 함께했다.

지금으로부터 3년여 전인 2016년 3월 10일, 한 충격적인 뉴스가 신문과 방송, 인터넷언론 등 모든 매체를 장식했다. 이날 오전 국무총리실 산하 부패척결추진단이 ‘전국 아파트 대상 첫 외부회계감사’에 대한 결과를 내놨다.
내용은 그 전 해인 2015년, 전국 아파트를 대상으로 첫 외부회계감사를 시행한 결과 8,991개 단지 중 19.4%인 1,610개 단지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는 것이었다. 또 전국 지자체 합동감사에선 429개 단지를 점검한 결과 72%인 312개 단지에서 관리비 횡령, 공사 수의계약 부조리 등 1,255건을 적발했으며, 경찰이 최근 3개월 동안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단속한 99건 중 43건, 153명을 입건 송치하고 나머지 56건은 수사 중이란 내용이었다.
이날 언론사들이 쏟아낸 수백 개의 기사들은 하루 종일 모든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검색어 최상위권을 장악했다. 또 모든 지상파와 케이블, 종편의 매시간 뉴스마다 메인기사로 보도됐다.
아파트에 살지 않는 국민들까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끊이지 않고 보도되는 아파트 관리비리 소식에 이어 또 하나의 대형뉴스가 터졌기 때문이었다. 이 기사들로 인해 며칠간 아파트 공동체가 붕괴되는 양상까지 보였다.
그러나 이 보도들은 새로운 뉴스가 아니었다. 그 전에 이미 언론에 오른 것들을 정부가 수집·정리해 다시 발표한 것이었다. 게다가 그 내용조차 확대 왜곡 과장된 것들이 대부분이란 게 나중에 하나둘씩 밝혀졌다. 전형적인 용두사미식의 한탕주의 실적‘쇼’였다.
이 일은 곧 국민들의 뇌리에서 흐지부지 잊혀 갔지만 관리현장의 후폭풍은 심각했다. 어느 지자체에선 관내 모든 아파트를 전수조사한다며 칼을 빼들었다. 해당 지역 아파트 관리사무소와 입주자대표회의는 감사자료를 준비하고 대비하느라 본연의 관리업무는 뒷전으로 밀려났고, 감사관으로 선임된 공무원과 관계자들은 몇 년 전 자료까지 뒤져가며 한 건이라도 적발해 내기 위해 혈안이 됐다. 결국 그 지역 입주민들의 불신감이 극에 달했고, 주민대표와 관리사무소장은 죄인 아닌 죄인이 돼 1년 내내 가슴앓이를 해야 했다.

그러나 인천은 전혀 딴판이었다. 부패척결추진단 발표 후 증폭된 입주민들의 관리업무에 대한 의심을 풀어주기 위해 민관이 팔을 걷어붙이고 손잡았다.
인천시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건축계획과가 시민과 민간전문가들을 초빙해 23명으로 구성된 ‘인천형 관리비 혁신 테스크포스팀(혁신TF)’을 결성했다. 혁신TF는 곧바로 활동에 돌입했다. 관련 단체 및 학계, 법조계 전문가와 함께 세미나를 열어 문제점을 짚고 개선책을 모색했다. 이를 바탕으로 시민토론회를 주최해 바닥민심을 파악하고 의견수렴에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시민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쌓인 축적물이 결실을 맺은 게 바로 ‘우리 아파트 관리비 바로 알기’다. 100쪽이 넘는 분량의 이 책자엔 ▲관리비의 개념과 산정방법 및 세부구성 ▲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장 및 관리주체 ▲관리비운영 및 공사·용역과 장기수선충당금 ▲입주민의 관리비 절감 방법 ▲관리주체와 입대의의 관리비 절감 노하우 ▲질의 응답 및 실태조사 사례 등이 총망라돼 관리업무에 문외한인 입주민이 봐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자세한 설명이 담겼다. (현재 본지에도 연재 중이다) 또 이 책자를 기본교재로 삼아 교육과 설명회를 순회하고 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현장에서 진두지휘해 온 사람이 인천시 도시계획국 건축계획과 산하 공동주택센터를 맡고 있는 이상곤 팀장이다.
34년차 베테랑 공무원인 그는 건축기술직으로 입문 후 동사무소부터 시작해 구청을 거쳐 시청까지 오는 동안 공무원으로서 해보지 않은 일이 거의 없다. 종합건설본부 재직 중엔 인천 지하철 탄생의 산파역을 맡기도 했다.
1996년부터 연수구 주택계장을 맡아 인허가와 사업승인 업무 등을 보며 본격적으로 공동주택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인천은 현재 광역시급 이상 대도시 중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 중이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를 비롯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시의 인구가 꾸준히 줄고 있는 데 반해 유일하게 인천시의 인구만 늘고 있다. 매년 역대 최대 인구를 경신 중이다.
이 팀장은 “인천의 급속하고 눈부신 변화는 시민 스스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라며 “최초의 경제자유구역 설치와 외국인 투자유치로 도시개발과 신도시급 아파트 보급에도 가속도가 붙어 공동주택 거주비율이 80%를 넘어섰다”고 전한다.
이어 “처음 주택 관련 업무를 맡았을 땐 200만 가구 건설광풍이 불어 오로지 짓는 일에만 관심이 집중돼 있었으나 현재는 관리분야 업무량이 대폭 늘었다”며 “지금처럼 관리의 중요성이 부각된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시민의 주거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선 이 비중이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는 그는 “관리비에 대한 이해부족과 층간소음 등의 문제는 개별단지를 넘어 사회문제화되고 있어 이런 갈등을 해소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진단한다.
이상곤 팀장은 또 “갈수록 고도화·집단화하는 공동주택 관련 민원을 해결하는 데 대한주택관리사협회의 협조가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채희범 인천시회장의 적극적 활동 덕분에 현장의 애로와 문제점을 파악하는 데 도움을 받을 뿐만 아니라, 민간영역의 공조시스템을 구축하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맡아줘 현안과 민원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채희범 인천시회장은 “인천시의 공동주택관리 정책은 확실히 입주민과 현장 친화적”이라며 “방문 민원해소와 찾아가는 음악회 등은 대표적인 인천시의 히트상품일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우리 아파트 생생방송’이란 이름으로 회의 생방송 시스템장비를 전액 무상지원하는 정책까지 계속 진일보하고 있다”면서 “이들 정책을 지휘하는 마에스트로가 이상곤 팀장”이라고 화답했다. 채 회장은 또 “인근 시도에서 전수조사, 강압적 실태감사 등의 수난을 겪다가 인천으로 전근해 온 주택관리사들은 관리업무의 문제점을 정확히 꿰뚫고 현장을 배려하는 시청과 구청 담당자들의 친절함에 감동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하고 “메트로폴리탄 규모에 맞도록 인천시 공동주택관리부서를 크게 확장해 전담부서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요즘 큰 논란을 빚고 있는 ‘갑질’에 대한 견해를 묻자 이상곤 팀장은 “현 법률에 부당간섭 금지조항이 있으나 형식적이고 선언적인 문언에 그치다 보니 관리자들이 상식을 넘는 요구에도 정당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부당하고 집요한 다발성 민원 제기자 제재방안, 관리종사자 보호장치 등이 필요하다”고 전제하고 “입주민 의식을 전환하기 위해선 관리업무의 이해를 높여야 하는데,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장치와 공동체 문화개선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는 또 “건물과 각종 시설물의 장수명화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관리를 위해 현행 의무관리단지에만 한정된 주택관리사를 모든 공동주택에 배치하도록 확대개편하는 게 입주민 이익에 부합하는 길”이라며 “장기수선제도 역시 효율성을 살리기 위해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며 능동적으로 바꿔나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 팀장은 인터뷰 말미에 “관심이 없으면 의심만 생기므로 스스로 알아보고 참여하는 입주민의 적극적 의지가 공동체의식을 고양하는 핵심요소”라며 “담당 공무원으로서 이해관계자 간 협력과 상생을 이끌어 내고, 향후 공동체 경진대회 개최, 2기 혁신TF와 전문가 자문단 구성을 통해 민간영역이 더욱 활성화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다짐을 힘줘 전했다.

이경석  kslee@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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