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관 교체 없는 사태 수습 ‘밑 빠진 독’

[기획] 아파트 발밑의 시한폭탄 ③ ‘적수(赤水)’ 아니었다면 몰랐을 노후관로 실태 김남주 기자l승인2019.08.07 11:06:28l11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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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반시설 안전종합대책’ 상수도관 교체 제외 

인천시는 최초 붉은 수돗물 사고발생 약 일주일 만인 6월 5일 전문가 및 주민대표 14명으로 민관합동조사반을 구성해 원인을 규명하는 한편 주민들을 위한 식수 등 생활용수 공급, 재정지원을 시작했다. 같은 시기 환경부 주관 18명으로 정부원인조사단도 별개 구성됐다.
시는 113개 소화전에서 11만7,000여 톤의 물을 방류하고 병입수돗물을 공급하는 한편 단수 및 물 공급체계 전환에 따른 시민안내 매뉴얼을 구축하는 등 사고 수습과 수질 정상화에 중점을 둔 대책을 추진했다.
이어 서구 및 중구(영종) 지역 적수 해결을 위한 20억원(서구 13억원, 중구 7억원)의 특별조정교부금을 교부해 주민들에 대한 생수 등 구호품을 지속 지급토록 했다. 유치원 및 학교에 대해서는 급식 중단, 생수공급·급수차 지원 등을 추진하는 한편, 피해가 심각한 지역 9개동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 경로당 등에 대해 병입수돗물 88만4,000병, 생수 27만8,000병 등을 지원했다.
실비지원의 경우 ▲수질 피해지역(서구, 영종, 강화)의 7월 요금(6월 사용분) 약 100억원 전액 면제, 8월 이후 요금은 수돗물 정상화 시기까지 추가감면 검토 ▲저수조 청소비 지원(6월 17~21일 실태조사 거쳐 지원) ▲의료비 지원(의사소견서 등 사실관계 확인 후 진료비·약제비 지원) ▲필터교체비 지원(영수증 등 사실관계 확인 후 실비 지원) ▲생수구입비 지원(영수증 등 제출 시 시민평균 이용기준 실비 지원) ▲수질검사비 지원(공인인증기관 검사결과 확인 후 지원) ▲소상공인 지원(피해지역 100억원 규모 초저금리 긴급융자 지원)을 추진 중이다.
정부 차원의 대책도 추진됐다. 환경부, 행정안전부, 교육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는 인천시와 협력해 복구 및 응급지원, 현장 소통, 재발 방지 등 전방위 지원에 나섰고, 특히 행안부와 교육부는 특별교부금·특별교부세 총 60억원(1차 35억원, 2차 25억원)을 교부해 병입수돗물 및 급수차량 지원 등에 활용토록 했다.
환경부는 인천시와 함께 정수지 청소, 송수관로 이토작업 및 배수지 청소, 급수구역별 이토작업, 수질검사 등 정화·배수작업을 진행하는 한편 ‘수돗물 안심지원단’을 설치해 민원 현장을 직접 방문해 수질분석을 실시하고 있다. 또 공촌정수장부터 송수관로, 배수지, 급수관로, 아파트 등 주거지역에 이르는 주요 거점지역 31곳을 선정해 수시로 수질분석결과와 수돗물 정상화 작업 현황 등을 공개했다.
지난달 15일에는 인천시와 합동으로 수돗물 안심지원단의 지역별 수질(필터) 검사 결과를 발표, 인천시 서구·영종·강화 지역의 수질이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는 한편 향후 아파트 등 공동주택에 대한 지역별 저수조 청소 안내를 통해 관리대상 730개소에 대한 청소를 조속히 완료(지난달 13일 기준 56%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식용수 분야 재난예방 및 대응체계 종합계획’을 수립키로 하고 수계전환 매뉴얼 보완, 식용수 사고 대응체계 점검, 재난 예방 및 복구 전 과정 대응체계 마련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서울시도 식수제한 문래동 5개 아파트(삼환, 신한1·2차, 현대3·5차)의 저수조 청소, 관세척, 공급관로 변경 등 수질개선 작업을 시행하는 한편 지난달 10일부터 11일까지 이틀간 식수제한 아파트 외 집중관리 2개 아파트(현대6차, 남성맨션)의 저수조 청소를 시행했다.
이어 지난달 12일에는 5개 아파트의 식수제한 권고를 해제했으며, 음용제한으로 불편을 겪은 지역 주민들을 위해 필터교체비용 지원 및 수도요금 감면 계획을 내놨다. 구체적 지원내역 및 범위는 주민·관계기관 협의체와 협의 중이다. 
이 같은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에도 불구하고 붉은 수돗물의 여파는 지속되고 있다. 지난달 1일 붉은 수돗물이 발생했던 인천 학교 3곳에서 발암물질인 총 트리할로메탄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다가 하루 만에 기준치 아래로 내려갔고, 적수사태 정상화 단계에 접어드는 것 같았던 지난달 7일에는 인천지역 주민들이 ‘수돗물에서 심한 비린내가 난다’는 민원을 다시 제기했다. 인천시는 취수장 인근 녹조를 원인으로 보고 ‘해롭지 않다’는 답변을 내놨지만 불안정한 수질에 시민들의 불신은 여전하다. 
여기에 최근 시민단체, 인천주민 등이 적수사태에 대해 박남춘 인천시장을 직무유기로 고발, 지난 11일 경찰이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와 정수장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해 불안을 키웠다. 아직 직무유기 등에 대한 구체적인 혐의는 입증된 바 없지만 적수사태가 완전히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박 시장 등 관계자 조사가 진행되면서 당분간 인천시가 발표한 수질 정상화 수준에 대해 주민들은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적수사태의 근본적 원인인 ‘노후관로’를 개선해야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붉은 수돗물, 열수송관 파열 등 지난해부터 집중적으로 발생한 SOC(사회간접자본) 사고에 정부는 지난 6월 8개 부처 합동으로 ‘기반시설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마련, 내년부터 2023년까지 4년간 총 32조원을 투입해 기반시설 전반에 대한 관리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개량이 필요한 노후 광역상수도관(한국수자원공사) 922㎞에 대해 내년까지 381㎞(41%), 2027년까지 835㎞(84%) 개량키로 하고, 노후 지방상수도관의 경우 재정이 열악한 군지역 15개소는 내년까지 정비키로 했으나 시지역은 오는 2021년부터 정비를 추진키로 했다.
하수관로의 경우 20년 이상 1,507㎞에 대해 내년까지 교체·보수하고 노후화 안전조사가 미흡한 3만9,798㎞도 2023년까지 정밀 조사키로 했다. 
이번 정비계획에서 올해와 내년도 시지역 지방상수도관에 대한 정비가 제외됨에 따라 인천시 등 해당 지자체의 자체적 노후관로 교체 및 관리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특히 광역시 지방상수도관의 경우 국비 지원 대상이 아니어서 정부 재정지원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인천시 적수사태 발생 당시 환경부 조명래 장관이 ‘100% 인재’라며 인천시를 강하게 비판했는데 이는 결국 물환경관리 책임 있는 정부가 지자체에 책임을 전가한 것”이라며 “노후 수도관 교체가 시급한 만큼 정부의 재정지원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남주 기자  knj@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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