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에 주차장 법면 붕괴 ‘차량 파손’…입대의와 주택관리업자 공동 책임 인정

춘천지법 강릉지원, 보험사 구상권 행사 ‘일부 승소’ 확정 마근화 기자l승인2019.08.07 11:05:24l11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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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 예상 시 주차 금지 안내문 게시하는 등 참작사유 고려 
손해배상 책임 60%로 제한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 민사1부(재판장 류경진 부장판사)는 최근 A보험사가 강원도 태백시 B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 주택관리업자 C사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A보험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입대의와 C위탁사는 공동해 A보험사에 약 4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이 아파트에서는 지난해 9월 4일 새벽 2시경부터 4시경 폭우로 인해 아파트 주차장 뒷산의 산비탈 절개지 경사 법면이 붕괴하면서 토사가 흘러내려 주차 중인 D씨 차량이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A보험사는 차량수리비로 약 650만원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차량 수리업체에 지급한 이후 입대의와 주택관리업자를 상대로 구상권 행사에 나섰다. 
이에 대해 입대의와 C위탁사는 “2011년 유사한 사고 이후 보강시공 등을 마쳤으며 사고 발생 전까지는 아무 문제없이 정상적으로 기능을 유지하고 있었다”면서 “사고 예견 가능성이 없었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필요한 제반조치를 다했다”며 면책을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민법 제758조 제1항에서 말하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 하자는 공작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음을 말하는 것으로, 이 같은 안전성의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당해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자가 공작물의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아울러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 하자로 인한 사고는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의 하자만이 손해 발생의 원인이 되는 경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며, 다른 제3자의 행위 또는 피해자의 행위와 경합해 손해가 발생하더라도 공작물의 설치 또는 보존상 하자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며 대법원 판례를 토대로 설명했다. 
또한 “이 같은 공작물 하자의 존재에 관한 입증책임은 피해자에게 있으나, 일단 하자가 있음이 인정되는 이상 손해배상이 천재지변의 불가항력에 의한 것으로서 이 같은 하자가 없었다고 해도 불가피한 것이었다는 점에 대한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공작물의 점유자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아파트의 경우 “사고 당시 공작물인 법면이 통상 갖춰야 할 정도의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아파트 주차장과 맞닿아 있는 뒷산의 비탈면 또는 경사면 부분인 법면은 높이 약 40m, 길이 290m에 달하며, 유사한 사고가 2011년 6월경 발생했음에도 붕괴된 법면에 대한 복구공사를 실시하면서 주차장 기준에서 볼 때 법면의 우측 부분에 배수로 한 개소만 설치했을 뿐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별도의 안전시설물을 설치하지 않았다고 본 것이다. 
또한 법면 규모 등에 비춰 볼 때 배수로 한 개소만 설치했을 경우 비가 내리면 법면이 다시 붕괴해 토사가 주차장으로 흘러내리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고 내다봤다. 재판부는 이에 대한 근거로 지난해 8월경 관리사무소장이 ‘특히 많은 비가 내릴 시 법면 아래 주차장에 주차하는 입주민들은 토사 유출로 인한 산사태가 예상되니 다른 곳으로 이동주차해 주기 바란다’는 내용의 태풍피해 안내문을 게시한 점을 들었다. 
특히 2011년 복구공사 당시 설치한 배수로만으로는 기능이 원활하지 않아 배수구 내에 이물질이 높이 쌓여 배수구를 통해 빗물이 정상적으로 빠져나가지 못해 사고지점 부근의 법면이 붕괴한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또한 사고가 발생한 당일 오전 계속 비가 내렸으나, 강우량은 당일 새벽 1시경부터 사고 당시 무렵인 4시경까지 3시간 동안 64㎜로 우리나라의 기후 여건하에서는 집중호우로 보기 어렵다고 봤다.  
한편 입대의와 C위탁사 측은 “예상치 못한 사고로 피해를 볼 수 있는 입주민들의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영업배상보험 등에 가입했고, 안전관리계획에 따라 우기안전진단을 했으며 태풍 예상경보가 있을 시 미리 안내문을 게시하는 등 제반조치를 이행해 주의의무를 다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법면에 발생한 안전상 결함이 객관적으로 봐 시간적·장소적으로 C위탁사의 관리행위가 미칠 수 없었던 상황 아래 있었다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C위탁사가 법면에 대한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손해배상 책임주체와 관련해서는 “C위탁사는 법면을 사실상 지배하면서 일정한 관리책임을 부담하는 점유자의 지위를 갖고 있고, 입대의는 관리업무에 관한 권리·의무의 궁극적인 귀속주체로서 아파트 관리에 관한 주요 사항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는 방법으로 C위탁사의 아파트 관리업무에 대해 전반적으로 견제·감독하면서 C위탁사와 공동으로 공용부분인 법면을 점유하고 있다”며 “입대의와 C위탁사는 공동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고 분명히 했다. 
다만 입대의와 C위탁사는 폭우가 예상되는 경우 법면에 접한 주차장에 주차하지 말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게시해왔고, 차량 소유자로서도 법면에 접한 주차장을 피해 차량을 주차함으로써 사고 발생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인 점 등 제반사정을 참작, 이들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이 같은 판결은 쌍방이 상고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됐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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