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계약 or 경쟁입찰’ 입주민 의견 묻는 투표에 대한 시정명령 ‘취소’

인천지법, 시정명령 전 의견제출 기회 미부여 ‘위법’ 마근화 기자l승인2019.08.07 11:03:50l11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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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부평구에 소재한 A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기존 주택관리업자인 B사와의 계약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주택관리업자 선정방식을 경쟁입찰로 할지 아니면 기존 주택관리업자와 수의계약을 할지를 입주민 투표에 부치기로 했다. 
경쟁입찰이 아닌 기존 주택관리업자와 수의계약을 하려 한다는 민원을 접수받은 관할관청은 입대의에 의견을 조회했고, 입대의는 경쟁입찰로 새로운 업체를 선정할 경우, 기존 업체와 재계약하는 경우와 비교해 관리사무소 직원들에 대한 연차휴가수당 지급액이 증가해 입주민의 추가적인 경제 부담이 발생, 입주민의 이익을 보호하고 입주민의 자치를 실현하기 위해 입주민 투표를 통해 선정방식을 결정하고자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관할관청은 이후 입대의에 “기존 주택관리업자를 수의계약 방법으로 다시 선정하려는 경우에는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5조 제2항 제2호 및 아파트 관리규약에 따라 계약만료 60일 전까지 입대의 구성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해 10일 이상 홈페이지 및 게시판에 공개하고 입주민의 의견을 청취해야 하는데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아 기존 주택관리업자를 수의계약으로 다시 선정할 수는 없다”며 “경쟁입찰에 따른 입찰공고 등 시정사항을 올해 4월 19일까지 제출하라”고 시정명령을 내렸다.   
한편 A아파트 입주민들은 3월 중순경 주택관리업자 선정방식에 관한 투표를 실시한 결과 약 68.18%가 투표해 그중 약 90.95%가 기존 주택관리업자와의 수의계약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A아파트 입대의는 관할관청의 시정명령은 사전통지 및 의견청취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에 절차적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공동주택관리법에는 주택관리업자 선정 방식에 관해 입주민 투표로 결정하는 것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고, 입주민들의 직접적인 의사결정은 존중돼야 하는 점, 경쟁입찰로 새로운 주택관리업자를 선정하는 경우 입주민들의 관리비 부담이 증가하게 되고, 입대의로서는 입주민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를 다할 의무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관할관청의 시정명령은 처분사유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항변했다. 
이에 대해 인천지방법원 행정1부(재판장 정성완 부장판사)는 최근 A아파트 입대의 측의 청구를 받아들여 관할관청의 시정명령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을 통해 “이 사건 시정명령은 관할관청이 공동주택관리법 제93조 제1항에 따라 주택관리업자 선정에 관해 경쟁입찰 방법에 따른 조치를 하고 입찰공고 등 시정된 사항을 제출할 것을 명하는 내용인 점, 동법 제102조 제2항 제7호는 제93조 제1항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자에게는 과태료를 부과토록 규정하고 있고 관할관청은 처분서에 시정명령 미이행 시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는 문구를 함께 기재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시정명령을 하기에 앞서 행정절차법에 따라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제출 기회를 부여했어야 함에도 이 같은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관할관청의 시정명령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특히 “공동주택관리법 제93조 제1항에서는 지자체장은 공동주택 관리의 효율화와 입주자 등의 보호를 위해 입대의 등에 필요한 명령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관할관청은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서 관련된 여러 이익의 형량을 해야 하고, 이 같은 이익 형량을 위해서는 시정명령 처분에 앞서 입주민의 경제적 부담 증가의 어려움 등을 주장하는 입대의에 사전통지 및 의견제출 기회를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근화 기자  yellow@hap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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